Apollon Amazing 60 앰프의 시작점인 트랜스에서부터 장인의 솜씨를 담아내다
임진우 2018-12-03 16:02:16

 

 아폴론 오디오의 제품들은 세월이 약간 경과하면서 학생이 청년이 되고, 청년이 다시 중년이 되는 그 서서한 인생의 진로라는 것을 사운드로 보여 주는 독특한 체취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직접 여러 기종을 사용해 본 실질적인 체험이다.

국내 제조 진공관 앰프의 장인들이 몇 분 있고, 그들의 제품은 이미 객관적 평가만으로도 세계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다. 그중에서도 아폴론 오디오(구 UL 사운드)의 제품을 보면 공산품이란 느낌은 찾아볼 수 없고 진정한 핸드메이드 제품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감동을 주기에 족하다. 차돌처럼 단단하고 완벽에 가까운 만듦새이며, 100년, 200년을 써도 끄떡없을 만큼 내구성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이 제작사의 특징은 소량 주문 생산을 하는 체제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제작자인 최장수 씨가 직접 제작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웃 트랜스는 물론 직접 제작이며, 여타 부품도 마찬가지다. 나사나 진공관 등 기타 필수적인 부품 정도가 외부 제품이고, 목재나 섀시 등도 본인이 직접 현장에 가서 일일이 수고를 다하는 과정을 거친다. 때문에 가히 그 제품들은 한 시대 기념품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얻고 있기도 하다.



 

중고가 없는 희귀한 레이블이 바로 아폴론 오디오이기도 한데, 중고가 희귀한 이유 중의 하나는 오래 사용할수록 마치 질 좋은 와인처럼 소리가 익어가기 때문이며, 오히려 몇 년 지나서야 소리의 안정도가 최상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직접 제작하는 트랜스류의 무르익음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공관 앰프는 진공관의 내구연한이 있기 때문에 오래 쓰게 되면 약간의 불안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묘하게도 아폴론 오디오의 제품들은 세월이 약간 경과하면서 학생이 청년이 되고, 청년이 다시 중년이 되는 그 서서한 인생의 진로라는 것을 사운드로 보여 주는 독특한 체취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직접 여러 기종을 사용해 본 실질적인 체험이다.
현재 아폴론 오디오의 시리즈는 대별하면 플래그십인 노블 시리즈와 다소 가격대를 낮춘 어메이징 시리즈가 있는데, 좀체 만들지 않던 인티앰프 한 기종이 오랜만에 어메이징 시리즈로 선을 보인다. 더구나 포노 앰프를 내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 앰프는 언밸런스 입력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정통적인 진공관 기종으로, 체구는 작아 보이지만 무게는 34kg이나 된다. KT88과 6550을 사용해 60W의 출력을 가지는데, 출력관은 텅솔 6550, 초단관은 12AU7, 그리고 드라이브관은 E180CC. 포노 EQ에는 6112 진공관을 사용했고, 별도 박스에 분리가 되어 있다. 기본 설계는 출력 트랜스 2개, 파워 트랜스 1개, 인터스테이지 트랜스 2개, 초크 트랜스 2개 등 무려 8개의 트랜스를 투입한 트랜스 앰프인데, 이들은 모두 본인이 자체 연구실에서 직접 제작한 것으로, 코일 재질을 비롯한 모든 것을 직접 핸들링한다. 앰프 제작 시 고려되는 모든 시작점인 트랜스를 근간으로 소릿결을 만드는 것이며, 외주 제작이란 단어가 없는 흔치 않은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진공관 인티앰프 제품으로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고.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일본의 영향을 받아 300B 제품의 인기가 높은 편이지만, 다양한 스피커 대응력, 현대적인 음원 등을 따지지 않더라도 지금은 3극관과 잘 만든 5극관 앰프의 소리 차이는 거의 무의미한 시절이 되었다. 블라인드 테스트해 본다면 구분이 어려운 제품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만큼 5극관 앰프 제작 기술이 좋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제품을 매칭한 것은 이번 호 시청기인 큐브 오디오의 풀레인지 스피커와 새 버전으로 등장한 오디오 피직의 비르고 3. 5극관 앰프와 풀레인지의 결합은 기본적으로 다소 벅찬 것이지만 소리의 기본적인 성향 파악을 위해 연결.
이 앰프는 제작 방향을 3극관의 소릿결을 유지하면서도 출력에서 5극관의 장점인 힘을 겸비한다는 것으로 잡았다는데, 그 원칙대로 팽팽하고 긴장미 넘치는 사운드가 재현된다. 섬세하면서도 종래 5극관에서 다소 부족했던 청결하기 짝이 없는 소리인데, 워밍업된다면 소리는 더욱 농익어 갈 것이다. 섬세하고 강렬한, 핵심을 분명히 짚어 내는 정확도는 놀랍다. 스피커를 비르고 3으로 변경. 감도가 대폭 낮아졌지만 특별히 크게 달라지는 음색 경향은 없다. 짱짱하며 번득이는 듯한 해상도와 파워가 변함없다. 소편성 실내악이나 보컬을 여유롭게 듣기 위해서는 약간의 에이징이 필수적이지만, 이런 수준의 제품이 세월과 함께 무르익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야말로 오디오를 사랑하는 애호가의 쾌감일 것이다. 거의 평생을 진공관 앰프 제작에 매진해 온 제작자의 신작에 박수를 보낸다.

 

판매원 21 SOUND (02)2217-8667
가격 480만원   사용 진공관 6550(KT88)×4, 12AU7, 6112, E180CC   실효 출력 60W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1   주파수 응답 20Hz-20kHz(±0dB)   S/N비 -90dB   입력 임피던스 100㏀   입력 감도 200mV   출력 임피던스 4Ω, 8Ω, 16Ω   크기(WHD) 42×26×38cm   무게 34kg

 

 

 

<월간 오디오 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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