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SOUND, 취미가 일이 된 행복한 오디오 마니아가 운영하는 편안한 오디오 숍 취미가 일이 된 행복한 오디오 마니아가 운영하는 편안한 오디오 숍
월간 오디오 2015-11-17 15:09:56

글 이승재 기자




이번에 방문한 21사운드는 오디오 숍이 많은 용산이나 서초동이 아닌 성수동에 위치하고 있다. 요즘 성수동은 낡은 공장이 즐비하던 곳에서 변모해 수제화·패션잡화 특구로 떠오르고 있고, 또 젊은 예술가와 디자이너, 사회혁신 기업이 모여 거리의 문화를 바꾸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오디오 숍은 조금 생소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왜 여기서 시작하게 되었냐고 가장 먼저 묻게 되었다. 21사운드를 운영하고 있는 박성신 사장(사진)은 성수동이 서울의 중심 정도 되는 곳이고 강북의 끝이자 강남의 길목이며 교통이 좋아 지방에 가기에도 불편함이 없어 장기적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여기에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오디오 마니아가 찾아오기 쉽지 않은 장소인 성수동에서 오디오 숍을 여니 하루에 2-3팀 정도가 시간을 약속하고 방문하는데, 손님이 밀려들고 그러지 않아 손님 분이 원하는 시간에 편하고 호젓하게 들을 수 있는 장점이 되었다고 하며, 사전에 예약을 하고 혼자 시청을 하기 때문에 뭐든 다 매칭해서 들어 볼 수 있고, 사용하던 앰프를 들고 오더라도 편하게 연결해서 들어 볼 수 있는 장점이 되었다고. 게다가 시간에 제한이 없어 밤 10시에라도 방문해서 오디오를 들을 수 있고, 어떤 시간에 예약해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그 점을 알고 8시 이후에도 전화를 하고 방문하는 손님 분들도 있다고 한다.




21사운드는 현재 바쿤 프로덕츠, 스위스오너, 이글스톤웍스, 레거시 오디오, 카스타 어쿠스틱스, 레가와 같은 수입 오디오 브랜드 제품과 국내 오디오 브랜드인 아폴론(전 UL사운드), 칵테일 오디오, 그리고 여러 빈티지 제품 등을 취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여러 브랜드 중 몇몇 브랜드는 취급하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먼저 바쿤 프로덕츠의 경우, 그가 바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오디오 마니아였을 때인데, 우연히 동호인 사이에서 선물을 받듯이 바쿤 SCA-7511 KR 버전을 하나 받았다고 한다. 당시 윌슨 오디오 와트/퍼피 7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줬던 그분이 이 앰프 하나면 된다고 해서 앰프와 스피커를 연결했고, 처음에는 재미없게 느껴졌는데 하루 이틀 지나니 이 자그마한 앰프가 이 스피커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에 놀라서 바쿤을 알게 되었다고. 시간이 지나 오디오 숍을 하고 있을 때 바쿤을 처음 소개해 준 그분을 홀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그분이 가지고 있던 SCA-7511 EX 버전 하나가 또 그에게 들어 왔다고 한다. 그때는 장사를 하고 있었던 터라 이걸 숍 홈페이지에 올려놨는데 당시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이라 팔리든 안 팔리든 계속 올려놨는데, 어느 날 그것을 보고 한 사람이 찾아왔고, 궁금해서 이 앰프를 왜 가져가는지 그 사람에게 물어봤는데, 본인이 바쿤을 수입하려고 하는 사람이며 국내에 처음 바쿤 UL 버전을 런칭할 때라 구 버전인 EX 버전을 회수하려고 온 것이었다. 즉, 현재 바쿤 수입원인 바쿤매니아의 사장이 찾아왔는데, 그에게 UL 버전이 나오면 한 대 가져다 달라고 했고, 그 후 UL 버전을 가져와서 소리를 들었는데 마음에 들어 바쿤 대리점을 하고 싶다고 해서 국내 1호 대리점이 되었다고. 그러면서 바쿤의 이전 버전 제품들에 관심이 많아져서 많이 취급했고 구형 모델들을 고객 분들에게 많이 추천해 줬는데 가격이 좀 저렴하고 성능이 상당히 좋아 많이 구매해 가셨다고 하며, 현재는 다 분양되어서 남은 것이 없다고.




▲ 박성신 사장


아폴론의 경우, 아폴론의 최장수 사장님이 친 형님과 40년 지기라고 한다. 전기 공학 전공자인 형님의 마란츠 앰프를 최장수 사장님이 구입하고 최장수 사장님이 만든 앰프 시스템이 형님 댁으로 들어가 그렇게 친분이 생겼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숍에서 취급하게 된 것은 인연뿐만 아니라 최장수 사장님에게 반해서 그런 것인데, 그분은 도인 같은 분으로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쏟아져서 앰프를 개선하고, 또 하나하나 수공업으로 오랜 시간을 들여 제품을 제작해 어느 제품보다 진지함이 묻어나는 제품으로 완성한다. 그는 아폴론의 제품은 많은 기기를 사용해 보다가 그 끝에서 만나게 되는 제품이며 어디서 위로를 찾아야 하나 고민할 때 만나면 좋은 제품이라 평하고 있었다. 레가를 취급하게 된 것도 그가 애호가였을 때 카잘스 오디오의 최상균 사장님과의 만남 때문이라고 한다. 최상균 사장님과 여러 번 거래를 했고, 이후 호형호제하고 지내며 그분을 통해 디지털과 아날로그에 대해 많이 배우고 또 오디오도 배우고 했는데, 지금도 가끔 만나 술도 마시고 또 여러 가지 많이 물어 보고 있다가 예전 카잘스 오디오에서 취급하고 있던 레가를 취급하게 되었다고.
그는 자신의 숍에서 취급하는 제품이 장인이 만든 제품, 독특한 성격과 색깔을 지닌 제품이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리고 수입원이 자주 변경되어 부침이 심한 브랜드의 제품보다 오랜 시간 한 수입원이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그래서 쉽게 바꾸지 않고 쉽게 끊지 않는 SP 오디오의 기업 문화가 21사운드의 문화와 잘 맞아 SP 오디오에서 수입하는 제품들을 숍에서 판매하고 있다.
현재 21사운드에서는 빈티지 제품도 취급하는데, 이는 바쿤을 취급해면서 우연히 AR 스피커와 매칭을 해 봤는데 그동안 들어본 매칭 중 가장 좋은 매칭이 나왔기 때문이다. AR3 스피커를 바쿤 PRE-7610 MK3과 SCA-7511 MK3, 택트 스탠드를 사용해서 빈티지를 좋아하는 손님 분들에게 들려주었는데 AR3 스피커가 현대적인 스피커로 변모해 매우 정확한 음을 내고, 또한 아날로그 느낌의 예전 사운드와 융합이 잘 되어서 이제는 AR 스피커를 좋아하는 분들이 바쿤과 택트를 찾는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요즘 그는 스위스오너 스피커와 바쿤 앰프를 매칭하는 좋은 조합을 소개해 주고 싶다고 한다. 스위스오너 B.A.C.H.12와 바쿤 PRE-5410 MK3·AMP-5521의 조합이 요즘 그가 꽂힌 매칭이다. 그리고 B.A.C.H.8은 PRE-7610 MK3·SCA-7511 MK3, 그리고 B.A.C.H.10은 AMP-5521 하나만 매칭하면 멋지게 잘 어울린다고 소개해 주었다. 그 매칭으로 음악을 들으며 이번 숍 탐방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음악이 편하고 자연스럽게 다가와 인상적이었다.




21사운드는 취미가 일이 된 행복(?)한 오디오 마니아가 운영하는 6년밖에 안 된 곳이다. 그가 어렸을 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큰 형님 집에 놀러 가서 봤던 셀레스천 7000 스피커, 매킨토시 MC275 파워 앰프, 마란츠 모노 프리앰프, 토렌스 TD-520 턴테이블이 아직도 뇌리에 박혀 있다고 한다. 그가 대학생일 때는 과외를 해서 돈이 조금 모이면 오디오를 사러 돌아다녔고, 직장 생활하면서 본격적으로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고, 지방으로 발령이 나면서 32평 아파트에서 혼자 살았을 때 본격적으로 바꿈질을 하게 되었다. 그 후 회사를 옮기고 집에 오디오 기기는 점점 쌓이고 해서 굉장히 싼 사무실을 하나 임대하고 오디오를 옮겨 두고 듣다가 동호인 모임도 하고 그러다가 동호인이 이거 사갈게 하며 돈도 더 주고 가고 해서 오디오 숍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그 후 성수동에서 본격적으로 숍을 오픈한 후 처음 한 달은 손님이 한 명도 안 온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매일 전화가 오고, 또 21사운드의 팬이라고 할 정도로 끝임 없이 방문해 주시는 분이 있어 지금은 행복하고 재미있고, 오늘은 내 얼굴을 알지도 못하는 어떤 분이 오시나 궁금하기도 하고 그분과 새롭게 친구가 되고 금방 친해져서 밥도 같이 먹고 그분의 세계에 대해 들을 생각에 하루하루 즐겁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다. 어떤 손님 분들은 제품을 권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 섣불리 권해 줄 수 없다고 한다. 환경이 어떤지 모르고, 또 내가 좋다고 해서 모두 좋을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통해 그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의 시간을 보낸 후 본인이 사용해 본 확신이 드는 물건을 소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게 좋아요! 가져가세요’ 라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그는 믿고 있다. 많은 돈이 드는 취미인데 행복의 길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고, 조언을 해줄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그리고 잘못된 정보로 자기 색깔 없이 어딘가로 달려가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고 도와주고 싶고, 숍에 들어가면 혹시 방해하는 것이 아닐까 들으면 사야 되는 것이 아닐까 하며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그 기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오디오 선택의 길에서 헤매고 있는 분이라면 마음 편하게 방문해서 그와 상담을 통해 길을 찾아보는 것을 어떨까.


문의. 21SOUND 010-5305-0242


<월간 오디오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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