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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통합물관리 대책이 필요하다
신용경제 2017-08-03 14:09:44

 

이을래
K-water 융합연구원
수석연구원

 

 

전 세계는 지금 기후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를 반영하여 기후의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한 신기후체제의 급격한 흐름 속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태풍, 집중호우, 가뭄 등 자연재난의 발생이 매년 일상화, 대형화되어 가는 추세이며 특히, 2015년의 충남 서부지역의 극심한 가뭄 등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물 부족 상황이 빈번해지고 그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호주가 1997년부터 2009년까지 12년간의 ‘밀레니엄 가뭄’으로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경험하였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4년째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며 이로 인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자원 현황
가뭄이라 함은 통상적으로 4가지 형태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강수량 부족에 따른 기상학적 가뭄, 농작물 생산에 필요한 토양의 물 함유량 부족에 따른 농업적 가뭄, 하천이나 저수지, 지하수 등의 수자원공급량 부족에 따른 수문학적 가뭄 그리고 물의 수요와 공급을 기상학적, 수문학적, 농업적 가뭄의 요소와 관련시켜 정의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가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처럼 가뭄을 학문적인 정의로 다양하게 구분할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단순히 강수량의 통계적 수치만으로 취급하는 것보다는 토양수분 부족, 하천 유량 부족, 생활의 불편함 등 물 부족에 따른 근본적인 인간의 물 수요에 대한 부족과 같은 기초개념에 의해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수자원 총량 중 43%가 증발 등에 의해 손실이 되고 57%만이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된다. 그중에서도 바다로 유실되는 것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직접적으로 이용 가능한 수자원은 하천수, 댐용수 그리고 지하수 등으로 전체 수자원 총량 중 28%만이 해당하며 이 수자원으로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국제적 연구기관인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 기준에 의하면 1인당 연간 사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1,700m3 미만이면 물스트레스국가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평균 강수량은 1,300mm로 세계평균 강수량인 813mm의 1.6배로 높지만, 여름철에 집중된 강우 특성과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은 1,453m3로 세계 153개 국가 중 129위로 PAI 기준의 물스트레스국으로 분류되어 물 부족 국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 국민은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라는 말은 많이 들어 왔지만, 실제로 물이 부족함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극심한 강우량 부족에도 주요한 가뭄 피해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및 주요 도시에서 국민이 이처럼 물의 부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다목적 댐 및 농업용 저수지, 지방 및 광역 상수관망 확보에 따른 급수체계 기술 등 그동안의 수자원개발 및 상수도 확충에 국가와 관련 기관들이 지속해서 노력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와는 달리 예년에 볼 수 없었던 기후변화에 따른 최근 빈번한 가뭄의 현상은 국민 모두 이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노력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비를 내려주는 것은 하늘의 일이지만 그러한 것에 대응하고 극복하는 것은 순전히 사람의 몫이 될 수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1973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후 44년간 총 17차례의 가뭄이 있다고 했다. 이는 평균 2∼3년에 한 번꼴로 발생한 셈인데 2012년 이후로는 매년 봄 가뭄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따뜻하고 인정이 넘치는 농촌마을에서도 때때로 가뭄 때문에 물 사용을 두고 지역 간 분쟁이 심화되기도 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가뭄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과거에는 가뭄 주기가 10년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그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은 봄 가뭄이 지속해서 반복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가 올해가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 분석된다. 이에 단기적이고 임시적인 대응보다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국가 차원의 대응책이 마련되어져야 한다.

 

 

미래 대비 통합물관리가 필요할 때
과거에는 발생한 가뭄에 대처하고 복구하는 단기적 대응수준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이를 예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피할 수 없는 가뭄 시기를 잘 극복하고 적응할 수 있는 중장기적 방안수립이 필요하다.
수자원관리에 있어서 홍수와 가뭄 모두에게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구조적인 방법과 비구조적인 방법이 있다. 다목적댐은 대표적인 구조적 대응 방법으로서 홍수기때 물을 가두어두고 가뭄 때 일시적으로 하류 지역에 가뭄을 해결해 주는 방법이지만, 최근 이상기후를 고려하면 더욱 크고 많이 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변화된 하천환경이나 국민의 댐 등 대규모 구조물 건설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곤란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존 댐 및 시설물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비구조적 접근을 통한 자연재해 경감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이 통합물관리이다. 통합물관리란 수자원을 동일한 유기체로 인식하고 하나의 유역단위로 물 관리를 통합 운영하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유역 전체를 하나로 통합 관리해 홍수와 가뭄 등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남는 지역의 물은 부족한 지역에 나누는 등 지역 간 물 불균형을 해소하는 통합물관리가 필요할 때이다.
통합물관리를 위해서는 먼저 유역 내 물 관련 기관, 전문가 그리고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필요하다. 협의체에서 협업과 소통을 통해 유역 내 기본적인 물관리 방향이 정해지면 기관별 흩어져 있는 물 정보를 통합·공유하고 새로운 수자원 관리목표에 따라 해당유역의 수자원시설을 연계 또는 통합 운영하게 된다. 즉, 통합물관리를 실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통합물관리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 그리고 물관리 유관기관 간 상생 협력이라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물관리 패러다임인 통합물관리는 전 국민, 전 지역에 물 걱정이 없는 물 복지 실현의 대한민국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즈음하여,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수자원 정보 체계를 통한 정보의 공유도 필요하다. 지금부터는 기후변화에 따른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정보와 물관리를 통해 유역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관리하여 포괄적이고 다각도의 물관리를 실현하여 물 안보라는 말처럼 국가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다양한 수자원 확보방안 도출을 통한 물 복지 실현
2년 전 유례없는 충남 서부권 지역(보령댐유역)의 극심한 가뭄 발생으로 급수 조정 등 국가적 재난상황이 발생하여 보령댐 용수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금강의 백제보 하류와 보령댐 상류를 연계하여 도수로 건설을 통한 백제보의 용수를 공급하는 유역 간 물 이동을 통해 물 공급이 취약한 지역에 필요 용수를 공급하였다. 당시 건설된 도수로를 통해 작년과 올해에도 지자체의 요청으로 부족한 농업용수를 지속해서 공급하였다. 이와 같이 물공급이 취약한 지자체 및 도서지역에서는 다양한 수자원 확보 방안을 도출하여 모든 지역에서 균등하게 물을 확보하여 활용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확보 방안도출이 필요하다.
도서·해안 및 산간 등 물 공급이 취약한 지역은 기존의 상수원인 하천수, 댐수, 호소수 뿐만 아니라 빗물이용, 해수담수화, 강변여과수, 지하수 개발 등 다양한 수원개발 및 상수도 사업 확대 등 지역특성에 맞는 대책 위주로 수자원의 확보를 모색해야 하겠다. 또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과학적 재해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여 전체유역의 물 수요량과 공급량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모든 물 관련 기관의 정보를 공유하여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재난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 즈음하여 첨단의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최적의 관리가 될 수 있도록 스마트한 물관리 체
계로 강화해야 한다. 물은 지극히 제한적이고 인간의 모든 삶에 원천이 되기 때문에, 누구나 무분별하게 사용되어서는 안 되며, 물이 분쟁 없이 필요한 곳에 공평하게 나누어 쓰도록 국가 및 사회적으로 협력적인 물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 국민이 함께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
기후 변화로 물관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은 물 문제가 먼 미래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직면하고 있고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의 가뭄을 현명히 대처하고 순응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물 복지 실현과 물 안보를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대응체계 마련과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한 수자원 정책방향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과같은 기상상태에서는 이러한 가뭄의 상황이 당장 해결되거나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와 같이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강우가 내리는 여건에서는 전 기간, 전유역 그리고 모든 국민의 가뭄 및 홍수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정부차원의 지속적, 과학적 그리고 체계적인 물 부족의 관리가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하다.

 

 

향후 분명 지금보다 더욱 극심한 가뭄이 찾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가뭄 뒤 비가 오면 금방 잊어버리고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생각을 가지면 안 되며 이를 위해 국가 주도의 대응마련과 더불어 민간 전문가들의 공감대 및 상호교류를 통한 과학적인 물관리의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제는 빗물, 수자원, 상하수도 처리수, 지하수, 해수까지 모든 물순환 전 과정에 기초한 수자원을 활용하고 관리해야 한다.
기존의 수자원 시설물의 통합적 연계, 보령댐 사례와 같은 유역 간 물 이동, 그리고 물과 관련된 각종 자료의 융합 및 과학적 분석을 통한 가뭄의 예측 역량을 확보하여 물관리에 적용하고, 전 국민이 물이 유한한 자원이고 물 절약을 실천한다면, 전 국민, 전 지역이 균등하게 물을 사용할 수 있는 물 복지의 실현도 가능할 것이다.

 

 

필자약력 _ 경북대학교 토목공학과 공학박사/ 現 K-water 융합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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