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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행무상(諸行無常) - 모든 것은 변한다
신용경제 2017-01-03 09: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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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연(寶淵) 스님
기장 감인선원 주지

불교의 근본 가르침 가운데에 삼법인(三法印)이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이 삼법인(三法印)은 세상의 모든 정신적, 물질적 존재가 어떠한 속성을 가지고
어떻게 움직이며,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한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첫째는 제행무상(諸行無常)입니다. 즉 ‘이 세상 모든 존재는 끊임없이 변한다’ 라는 뜻입니다. 둘째는 제법무아(諸法無我)입니다. 즉 ‘이 세상 모든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없고 인연에 의해서 화합된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셋째는 일체개고(一切皆苦)입니다. 즉 ‘이 세상 모든 존재는 끊임없이 변하고 또 인연에 따라 화합하고 소멸하는 것을 반복하기 때문에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의 세 가지 진리 가운데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가슴 깊이 다가오는 진리는 바로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진리입니다.제행무상(諸行無常)은 우주 법계의 시간적 개념입니다. 즉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변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존재라는 것은 물질과 정신적인 것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이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진리 속에는 크게 두 가지의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허무’의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즉, 이 세상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변하기 때문에 허무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인생무상(人生無常)이라는 말을 자주합니다. 한평생 살아보니 하룻밤 꿈과 같이 모든 것이 다 허망하다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출세하기 위해 재물과 명예를 얻으려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죽음이 가까워지면 모든 것이 다 부질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조금 더 오래 살고 싶고, 자신이 평생 이룩해온 재물을 조금 더 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변하여 결국에는 죽게 된다는 이 진리를 거스를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은 무상하니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는 말씀을 남기신 것입니다. 인생이란 것이 하룻밤 꿈과 같고,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허망한 것이니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돈과 명예를 쫓는 어리석은 짓을 버리고 반대로 자신의 이익보다는 타인의 이익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진리의 삶을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희망’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즉 이 세상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변하기 때문에 자신 또한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원하는 인생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은 곧 성인과 범부, 가난과 부자, 신분의 낮고 높음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노력만 한다면 가난한 자가 부자가 될 수도 있으며, 시골의 한낱 촌부도 얼마든지 국회의원, 대통령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배우지 못한 무식한 사람도 얼마든지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얼마든지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제행무상(諸行無常)의 가르침은 우리들에게 ‘허무’와 ‘희망’이라는 두 가지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부질없는 욕망으로 허무한 인생을 살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노력으로 자신이 원하는 인생과 성인의 삶을 살 것인지는 모두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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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말라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다른 곳에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윤회설의 바탕에는 업(業)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의 몸과 말과 생각으로 짓는 모든 것을 업(業)이라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이 업(業)에 의해 사람이 윤회하고 나아가서는 이 우주법계 전체도 윤회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사람의 신분이 각각 다르고, 빈부의 격차가 생기며, 각각 다른 종교를 믿는 것 또한 모두 이 업(業)에 의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자신이 과거나 전생에 지었던 업(業)으로 인해 금생의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현재 모습은 과거의 내가 지었던 신(身), 구(口), 의(意) 삼업(三業)에 의해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어떤 사람은 재벌의 자식으로 태어나 죽을 때까지 호의호식 하면서 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시골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평생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분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인자하고 자상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기도 하며, 또 어떤 사람은 가난과 폭력이 난무한 가정에서 태어나기도 합니다.이러한 모든 원인은 자신이 과거에 지었던 업(業)이 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과거 전생에 착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한 사람은 금생에 좋은 과보를 받고, 과거 전생에 악하고 못된 짓을 많이 한 사람은 그 결과로 안 좋은 과보를 받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은 바로 우리 자신이 직접 선택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그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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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또한 시골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려운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젊은 시절에는 부모와 세상을 원망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출가해서 부처님 법을 만난 뒤에는 모든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부모와 세상을 원망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오히려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은 어떻습니까? 혹시 누굴 미워하거나 원망하고 있진 않습니까? 그렇다면 하루빨리 그 마음을 돌리시고 자신에게 원인이 있다는 것을 깨달으셔야 합니다.

 

자신 앞에 닥친 모든 일이 모두 자신의 업(業)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깨달을 때에 타인에 대한 미움과 원망은 사라지고 나아가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가 펼쳐질 것입니다.

 

감인대(堪忍待) - 견디고 참고 기다려라


감인대(堪忍待)라는 말은 제가 출가한 이후에 수행하면서 여러 과정을 겪은 후에 얻게 된 저의 깨달음의 결정체입니다.

 

먼저 감(堪)이란 말은 ‘견딘다’라는 의미입니다. 다음 인(忍)이란 말은 ‘참는다’라는 뜻이고, 대(待라는 말은 ‘기다린다’ 라는 의미입니다. 결국 감인대(堪忍待)라는 말은 ‘견디고 참고 기다려야 한다’라는 의미입니다. 불교에서는 우리 인간들을 비롯하여 짐승들과 지옥중생, 아귀중생, 아수라중생, 천상의 중생들이 모여 사는 곳을 ‘사바세계’라고 합니다. 이 여섯 곳의 세계 즉 사바세계를 중생들이 번갈아 윤회하기 때문에 이를 육도윤회라고 합니다. 이 ‘사바세계’를 번역한 말이 바로 ‘감인세계’입니다. 즉, 우리들이 사는 이 세계가 바로 사바세계이며 감인세계인 것입니다.

 

‘감인’이란 말은 견디고 참아야 한다는 뜻이니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우리들이 사는 이 세계는 끝없이 견디고 참아야만 하는 일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와 같이 출가한 스님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인생을 살아본 사람들이라면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돌이켜 보면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부자와 가난한 자, 신분이 높은 자와 낮은 자, 건강한 자와 병약한 자 등 천차만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똑같은 사람들인데 어찌하여 이러한 차별이 생기는 것일까?’ 저는 사람들이 이와 같이 차별되어 사는 원인을 바로 ‘감인대’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나름대로 연구해본 결과 잘 견디고, 잘 참으며, 잘 기다릴 줄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신분이 높고 성공한 사람들이었으며, 반대로 항상 욕심을 부리고 짜증과 화를 내며 성급한 사람들은 대부분 신분이 낮고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어떠한 삶을 살고 싶습니까? 아마도 대부분은 건강하고 돈도 많이 벌며 행복하게 살기를 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이 욕심대로 이루어지진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에게 저의 좌우명인 ‘감인대(堪忍待)’ 라는 이 세 글자를 가슴에 깊이 새길 것을 권합니다. 항상 견디고 참고 기다릴 줄 아는 마음으로 인생을 산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여러분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자신의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라

 

지난 병신년 한 해는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것 같습니다. 정치적으로 시끄러웠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한 해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우리 국민들은 많은 실망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힘든 한 해를 보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비가 온 뒤에 땅이 더욱더 단단해지듯이 지난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 대한민국은 병신년의 아픔을 거울삼아 희망찬 정유년을 맞이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희망찬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바 그 소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어머니는 어머니로서의 책임을 다하며, 자식은 자식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실천한다면 그 가정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것입니다.

 

이와 같이 가정이 행복해지면 사회가 행복해지고, 사회가 행복해지면 국가 또한 행복하게 됩니다. 또 국가가 행복해지면 결국에는 지구 전체가 행복해지게 되어 온 세계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사회와 국가 나아가 온 세계가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가장 큰 근본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는 것입니다. 즉 자신의 맡은바 그 소임을 다할 때에 자신뿐만 아니라 온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2017년 정유년 새해에는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하여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필자약력 _ 前 안산 보문선원 주지, 영천 은해사 포교국장, 부산 범어사 승가대 강사/ 現부산 조계종 연합회 포교국장, 부산 기장 감인선원 주지

 

<월간 신용경제 2017년 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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