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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과 대비책
신용경제 2017-07-10 17:04:28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미 FTA가 리뷰(재검토)될 것은 거의 틀림없다고 본다”면서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수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 FTA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한미 FTA 재협상은 한국 경제와 기업에 어떠한 의미가 있고, 기업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충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미 FTA 재협상 가능한가? 그리고 언제?
미국 무역대표부는 2017년 1월 31일 TPP 사무국을 맡은 뉴질랜드에 TPP 탈퇴 공식 서한을 송부하였다. 서한에는 “서명에 따른 법적 의무를 지지 않겠다”고 명기하여 비준절차 포기를 공식 선언하였다. 그 밖에도 트럼프 정부는 한·미 FTA를 재검토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또는 탈퇴 의사를 수차례 밝힌 바 있기 때문에 FTA 지형에 상당한 변
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의 재협상 불복 시 미국의 관세보복이 국내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재협상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기 어렵다.

 

< 주요국의 대미무역흑자 현황(2016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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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미국 재무부(2017.4.14)

 

다만 미국이 당장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의 통상 관련 최대 고민은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및 대 중국 무역적자이다. 2016년 주요국의 대미무역흑자 현황을 보면, 중국이 3,470억 달러, 일본이 689억 달러, 멕시코가 632억 달러, 독일이 649억 달러, 이탈리아가 285억 달러로 한국(277억 달러)은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있다. 미국이 순차적으로 통상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전제로 할 때, 한미 FTA 재협상 시작 시점은 1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재협상과 그 파급영향
한편, 한국의 무역은 FTA 체결국을 중심으로 증대되어 왔다. 2010년 FTA 발효국에 대한 의존도는 14.7%에 불과했으나, 2015년 43.4%, 2016년 47.3%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기업들은 수출과 수입에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5~2016년 동안 수출과 수입에서 기업들의 FTA 활용률이 상승하였다.
2015~2016년 동안 한국 기업들의 FTA 활용률은 수출이 71.9%에서 72.2%로, 수입이 70.2%에서 75.1%로 상승했다. 한국이 체결하고 있는 다양한 국가들과의 FTA를 이용하여 무관세 등의 혜택을 이용한 수출 전략이 기업에 상당히 중요한 것이다.

 

< 한국 기업들의 FTA 활용률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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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관세청
주 : 1) 전년대비 증감 비교를 위해 중국·뉴질랜드·콜롬비아 제외
2) 수출활용률 = 수출신고서상 원산지증명서 발급 수출액/특혜관세 품목 수출액
3) 수입활용률 = 실제 특혜관세 적용된 수입액/특혜관세 품목 수입액

 

< 한국의 주요국별 수출비중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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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한국무역협회

 

특히, 한국의 총수출에서 미국 수출은 13.4%를 차지하고 있어 한미FTA 재협상 시 상당한 수출 리스크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들 측면에서도 비관세 혜택 추구 및 공급사슬 관리 차원에서 전략적 방향성의 변화가 요구됨에 따라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한미 FTA 재협상이 현실화될 경우 자동차, 반도체 등의 산업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한미 FTA 발효 직전인 2011년 116억 4000만 달러에서 2016년 232억 5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한미 FTA 발효 후 대미 수출은 5년간 연평균 3.4% 증가해 왔다. 즉,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수출은 더욱 미국에 의존적으로 변해 온 것이다.
특히, 어떤 산업이 한미 FTA의 수혜를 입었는가? 한미 FTA의 수혜를 입은 산업을 판단하는 일은 한미 FTA 재협상에 따라 상당한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일이다. 산업별로 세분화해서 볼 경우 자동차(12.4%), 자동차부품(4.9%), 반도체(4.2%), 원동기 및 펌프(7.7%) 등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미국은 한미 FTA로 한국이 수출상의 수혜를 입은 업종을 중심으로 재협상을 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재협상 시 자동차, ICT, 가전, 디스플레이 등의 수출산업 분야에서 심각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반도체의 경우 1996년 정보기술협정에 따라 이미 무관세로 거래되어 왔기 때문에 한미 FTA 재협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에 관한 무관세가 유지된다면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물론, 미국이 정보기술협정마저도 개정을 요구하게 될 경우에는 반도체 산업에 상당한 위협요인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전략적 시사점
FTA 지형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첫째, FTA 지형이 크게 변화할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FTA 활용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새롭게 FTA를 체결할 국가를 적극 타겟팅하고, FTA 개정 및 폐기 가능성을 진단해야 한다. 둘째, 한미 FTA 재협상 시 예상되는 파급영향을 면밀히 분석하여,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산업별 파급영향이 큰 분야에 대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 중소기업들도 통상정책 및 거시경제기조를 적기에 인식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보공유 체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은 미국의 강도높은 보호무역 조치에도 수출이 불안정하지 않게 유지될 수 있도록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미국 등 주요국에 편중된 수출구조는 이러한 위기 시대응하기 어렵게 만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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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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