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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위협하는 ‘회색 코뿔소’ 리스크
신용경제 2017-10-10 10:20:34

 

‘회색 코뿔소(Grey rhino)’
땅에서 사는 동물 가운데 코끼리 다음으로 큰 동물이 코뿔소다. 평소에는 온순한 편이지만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판단하면 큰 뿔을 앞세워 땅이 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속도와 기세로 위험 대상을 향해 돌진한다. 이같은 코뿔소의 습성에서 착안한 경제·사회 용어가 ‘회색 코뿔소(Grey rhino)’다. 위기관리 전문가인 미셸 부커(Michele Wucker) 세계정책연구소 대표가 2013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발표하면서 유명해졌다. 충분히 발생할 것을 예상할 수 있고 그 파급력도 엄청나게 크지만, 이를 무시하거나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통제 불능의 위기를 맞게 되는 위험이 바로 ‘회색 코뿔소’다. ‘블랙 스완(blackswan)’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리스크가 실제로 발생하게 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데 반해, 회색 코뿔소는 발생 가능성이 높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리스크 요인을 말한다.

 

중국 경제 위협하는 ‘회색 코뿔소(Grey rhino)’ 리스크

왕즈쥔(王志軍)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국장은 한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 리스크 ‘회색 코뿔소(Grey rhino)’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중앙재경영도소조는 중국 공산당산하 최고 경제정책 결정기구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조장을 맡고 있다. 중국 관료가 공개석상에서 회색 코뿔소를 언급한 것은 지도층이 얼마나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는지를 보여준다. 중국 정부는 향후 이와 관련한 예방 조치를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3대 ‘회색 코뿔소’ 리스크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이다. 민간 부채가 확대됨에 따라 정부는 대출규제를 강화했고, 이는 ‘풍선효과’를 보이며 다시 급증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은행권 부실대출 잔액 규모는 2013년 5,921억 위안에서 2016년 15,122억 위안으로 급증했고, 2017년 1분기에도 15,795억 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표적인 그림자금융인 자산관리상품(WMP) 시장이 빠른 속도로 팽창하면서 은행 부실화에 따른 금융 시스템 위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산관리상품(WMP; Wealth Management Product)이란, 은행의 대출자산, 회사채 등을 신탁회사에 넘겨 유동화한 상품으로, 은행의 대출로 계상되지 않으므로 그림자금융으로 분류된다.
둘째, 부동산 버블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부동산 부문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 전후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무려 3분의 1 가까이에 이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5%로 정한 바 있지만 6.5%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부문이 지탱했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불안한 것이다. 부동산 개발업자가 누리는 부당한 이득이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중국경제에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일본의 경우도 부동산 붕괴로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것을 비교해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세 번째 중국 경제의 ‘회색 코뿔소’ 리스크는 기업부채이다. 최근 수년간 기업부채가 크게 늘어나면서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증가해 왔다. 중국은 증시 등 자금시장을 통해 조달하는 직접금융 비중이 약 10%에 불과한 상황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구조다. 더욱이 은행 대출의 약 70%가 국유기업에 집중되어 있다. 중국 국유기업은 구조적으로 부도가 나기 어렵고, 재무적으로 위기에 직면할지라도 정부 책임하에 부채문제를 해결한다. 결국, 중국의 기업부채는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중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중은 2011년 119.9%에서 2016년 166.3%로 급등해 왔다.

 

 

중국 경제 위기와 기업의 대응
중국 경제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중국경제가 상반기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국 경제는 총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에서 중국의 ‘회색 코뿔소’ 위협을 피해 가기 어렵다고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첫째, 중국경제의 주요한 리스크 요인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여 갑작스러운 위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기는 회복되고 있으나, 기업 부채 확산, 은행 부실확대 등 구조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중국의 그림자 금융이 해소되지 않음에 따라 신용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 안정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중국 정부의 위기관리 대응책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는 ‘회색코뿔소’ 요인에 의해 초래될 수 있는 시스템리스크에 대응하여 다양한 정책들을 검토하고 있다. 그림자금융 규제 및 감독 강화, 대도시 주택구매 제한 및 대출요건 강화, 국유기업의 레비리지비율 규제 정책 등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대응 경과를 인식해 위기를 방지하고, 다양한 기회 요인들을 모색할 수 있다.

셋째,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에만 편향적으로 의존적인 수출 전략에서 수출대상국을 다변화하여, 수출 리스크를 완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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