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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과 경제적 기회
신용경제 2018-06-04 14:21:21

2018년 4월 27일, 역사적인 일이 이루어졌다.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고, ‘판문점 선언문’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및 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 트럼프 대통령 간의 핵을 둘러싼 논쟁이 고조되며 전쟁 가능성까지 부각되었는데,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6월에 계획된 북미정상회담과 신경제지도 발표를 앞두고, 주요 경제적 현안들을 중심으로 미래를 그려보기로 한다.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한반도 미래전망
본고는 STEEP method를 이용하여 종전 이후의 한반도 내 주요 메가 트렌드를 도출했다. STEEP method는 사회, 기술, 환경, 경제, 정치 각각의 측면에서 일어나는 메가 트렌드를분석하는 데 활용되는 정성적 분석방법론이다. 아래 제시된 표와 같이, 남북경협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영역에 걸쳐 변화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Economy(경제) 관점에서는 북한 경제특구 조성 등에 따른 세계의 주목이 모일 전망이다. 남북 경협이 재개됨에 따라 개성공단이 재가동 되고, 주요 기업들의 리쇼어링(reshoring)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절감이나, 규제 완화 지역 조성 등 다양한 리쇼어링 정책들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뿐만 아니라 북한의 노동력이 인력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활용됨으로써 생산성이 제고되고, 경쟁력이 강화될전망이다. 북한의 주요 저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상업용·주거용 건축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다양한 인프라개발(교통, 통신, 물류, 에너지 등)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교육 시스템이나 의료서비스 공급이 확대되고, 육상물류(TKR+TSR) 확대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물류 효율화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TKR(Trans Korea Railroad)은 한반도종단철도를, TSR(Trans Siberian Railroad)은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의미한다. 주요 화물을 철도운송을 이용해 유럽에 수출하게 되니 물류비가 절감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개방모델
이쯤에서 북한이 어떻게 개방해 나갈 것인지가 궁금해진다.
여러 언론을 통해 방향성이 어느 정도 정해진 모습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국식 발전모델보다는 베트남식 개방모델을 선호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중국과만 교류해 온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김정은 위원장은 스위스 유학경험을 바탕으로 서유럽의 발전상을 체감하면서 서구식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도 개혁·개방을 전개해 왔지만, 경제적 여건 등을 감안할 때 베트남식 개방이 북한에 현실적으로 적정한 모델이 된다는 평가도 있다.
베트남식 개방모델은 흔히 1986년 ‘도이머이’정책으로 요약된다. 쇄신을 뜻하는 이 용어는사회주의 기반의 시장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창한 개혁 개념이다. 베트남은 도이머이 정책 실시 이후 외국자본 유입이 급증했고, 연평균 7.6%의 고도성장을 경험했으며, 2006년 12월 세계무역기구 (WTO)에 150번째 회원국이 되었다. 베트남식 개방모델의주요 특징은 시장개방을 통해 해외 자본을 적극 유치함으로써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전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중국과의 교류 경험이 거의 없는 김 위원장은 ‘혈맹’임을 위시해 북한을 속국으로 인식하는 중국에 대한 거부감을가졌던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하지 않아 왔다는 점에도 주목할만하다. 종전을 선언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주한미군이 더는 위협의 대상이 아니라 우군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북한은 미국을통해 중국을 견제할 장치를 갖추게 된 것이다.

 

 

개성공단 재가동
개성공단은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 간 「공업지구개발에 관한 합의서」가 채택되면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2004년 6월 15개 기업이 시범단지 입주 계약을 체결했고, 2015년 12월 말 기준 125개 기업이 입주했다. 당시 북측 근로자는 55,000여 명에 이르렀고, 2005년 3월부터 2015년 12월 말까지 누적 생산액은 약 32.3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진행하고, 2월에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개성공단 중단을결정했다.
많은 대중은 개성공단 철수에 관한 언론보도 내용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다시개성공단에 재입점하기를 꺼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성공단기업협회가 공동 조사한 결과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96%가 재입주 의향을 밝혔다. 정부는 입주사들의 직접적 피해에 대해 지원금을 제공했고, 그 밖에 자금·세제·대체생산·고용 등 분야별 지원 대책을 시행해 왔다. 또한, 기업들이 두고 온 자산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렴한 인건비의 노동력을 활용할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제조기업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개성공단 입주 및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영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보험, 자금 마련 등의 금융서비스가 필요하다. 우리은행은 2004년 개성공업지구에 지점을 개점했으나, 현재 철수 후 임시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IBK기업은행도 개성공단에 입점하기 위해 전략을 강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개성공단입점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도 있지만, 무엇보다 상징성이 매우 높고, 추후남북경협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경협에서 경제통합(Economic Integration)으로 발전하거나, 통일이 이루어질 때의 기대가치는 더욱 높다고 하겠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북한에 입점해 있는 CU도 영업 재개 가능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제조기업을 지원하는 편의시설로서 역할을 희망하고 있다.

 

6월의 북미 정상회담과 ‘신경제지도’ 발표를 앞두고
6월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나 의제 등을 놓고 세계의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북한의 개방과 남북경협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문재인대통령이 공약집 등을 통해밝혀 왔던 신경제지도가 현시점에 맞게 재설계 되어 6월 중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합의가 담긴 신경제지도는 다양한 관광자원 개발, 물류 및 에너지 인프라 조성뿐 아니라 산업 지구 조성 등에 걸쳐 경제적 기회의 윤곽이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종전과 남북경협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은 주요한 남북경협 주에 집중하거나, 파주 등의 지역에 대한 부동산 투자로도 연결되는 모습이 분주하다. 상당한 기대도 있지만, 위험도 있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안전장치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기업들은 개성공단 입주와 다양한 지원책들을 고려해야 하며, 가계는 기대만을 고려한 ‘투기’가 아닌 위험을 고려한 합리적인수준의 ‘투자’를 진행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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