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본 뉴스
등록된 기사가 없습니다.
광고모집중
광고모집중
광고모집중
광고모집중
광고모집중
좋은 투자안보다 좋은 투자 철학
신용경제 2018-07-02 14:14:27

박병호
감정평가사/캐나다 인베스터스그룹 재정자문
30대부터 시작하는 부동산노테크 저자
(coreits14@gmail.com)

 

내가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른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감정의 동물인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조절되지 않은 감정의 지배를 받고 판단한다. 심리적으로 약해서 감정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된 편향된 인간이다. 그런 이유로 최저치 매도 최고치 매수가 끊임없이 순환한다. 주가가 바닥에 근접해 매수해야 할 시기에는 계속 떨어질 것 같아 붙잡지 못하고, 고지에 근접해 팔아야 할 시기에는 계속 오를 것 같아 버리지 못한다. 투자 대상 가격이 바닥을 탈출한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도 ‘예전처럼 그렇게 오를까?’ 망설이다 마지막 승차 기회를 놓친다. 주가가 고지에 다다랐는데도 ‘예전처럼 계속 오를 거야’ 하고 뒤따라 상투 잡는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현재 시장이 과열상태인지 침체 상태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순간 심리에 흔들리고 쉽게 선동된다. 시간을 친구삼지 않으면 순간들의 유혹에 사로잡혀 기다릴 줄 모르는 야성적 충동의 동물이 된다. 순간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자극을조절하지 못하는 충동을 억누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그것이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에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비이성 상태하의 인간은 효과 없고 결실 없는 비생산을 유발한다. 필립 캐럿(Philip Carret), 셸비 데이비스(Shelby Davis), 조엘 그린블랫(Joel Greenblatt) 등 투자의 대가들은 이 야성적충동을 억누를 수 있었기에 시장의 광기에 흔들리지 않고 살아남았다.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의 기준과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불안정성을 끼고 있는 시장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평균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광란의 시장에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평균 이상의 확률을 확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투자자가 내가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른다고 한다. 오늘 사면 내일 오르는 투자 안을 잡고 싶어 하지만 세상에 그런 대상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성공 확률조차 인간의 능력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저 운에 맡길 뿐이다. 내일이 아니라 먼 미래를 보고기다려야 하는 것은 내재 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이 오르는 때가 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변의 진리는 가치보다 높게 평가된 것은 내리고 낮게 평가된 것은 오른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대중이 이끄는 대로만 따르다 성공한 사람은 없다
나만의 기준과 철학을 갖고 있으면 오래 버티고 충동에 말려들지 않는다. 투자 실패 시 남탓으로 돌리거나 후회하지 않는다.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시류에 편승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 최초의 뮤추얼펀드, 파이오니아 펀드를 만들어 55년간이나 운용했던 하버드대 화학과 출신 펀드매니저 필립 캐럿은 ‘대차대조표는 기업의 뼈대, 손익계산서는 기업의 생리학적 현상’이라고 하며 재무제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지 않고는 어느 기업에도 투자하지않았다. 이런 순수 과학적 투자자도 102세까지 70년 넘게 한 주식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투자도 사업도 투기성을 피해 갈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대체로 가치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 가격에 투자하는 것은 투기로 여긴다. 가격변동을 예상하고 하는 투자가 투기성이 있는 것은 가격변동이 예측불가능한 의외의 변수들이 많고변동성이 심하고 투기심리가 발동 했을 때 이를 진정시키는 심리 또한 인간의 비합리성에서 오기 때문이다. 가치에 투자하는 것은 현재의 주당 순자산가치가 주식의 시장가격보다큰 주식, 대체로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덜하다.
이는 시간에 따라 가치증대의 기대수익을 얻는 투자로 기업의 매출추이, 영업이익 추이가증가세이면서 부채비율이 200%이하, 주식가격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PER 10 이하, 주가를 1주당 순 자산으로 나눈 PBR 2 이하, 자기자본이익률 ROE20% 이상에 해당하는 조건하에 투자대상을 고르면 대체로 안전한 가치투자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이것도 과거의 추이가 미래에도 그대로 지속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불안한 투기적 요소를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다. 이렇게 불확실하기 때문에 나만의 철학이 없는 투자자는 군중이 가는 길로 줄지어 뛰어들게 되어 있는 것이다.
투자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죽어도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죽고 싶어 한다. 펀드투자 최고의 전문가 존 보글(John Bogle)은 펀드 선택 시 ‘그렇지 않다’는 증거를 찾으라고 말한다. 대부분 투자자가 부정적인 징후가 훨씬 많은데도 불구하고 과거의 실적이 말해준다는 이유로 과거로 미래 실적을 확신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거실적증후군을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투자자들은 최근 가격의 오르내림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 올라가는 것은 내려오게 되어 있고 내려가는 것은 올라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어느 정도 상승하다 갑자기 상승세가 커지는 가격은 그만큼 내려올 확률이 높다, 오랫동안 정지해 있다가 오르기 시작한 가격은 당분간 내려올 가능성이 낮다, 가격은 내리는 것보다 오르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계속 상승세에 있는 주식을 살 때는 가격을 끌어올릴 에너지가 고갈되어가지 않는지 확실히 살펴야 한다.’ 등의 기준을 정립했다.
대중이 이끄는 대로 가다가 성공한 사람은 없다. 아이들에게 자유를 허용하면서도 충동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부모처럼 열린 자세의 투자마인드를 바탕에 깔고 있으면서 충동심리에 빠져들지 않도록 하는 투자기준이나 철학이 투자의 부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립되어야 한다.

 

사람은 철학에 따라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수년 동안 보험업계에 종사한 것을 계기로 보험주에 빠져 38세에 공무원을 그만두고 주식투자에 뛰어든 셸비 데이비스는 ‘소형기업으로 거래량이 적고 인기가 없는 주식, 장부가치 이하로 거래되는 보험주, 상당한 규모의 연간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 보험계약자들의 수명이 늘고 있는 것과 관련된 생명보험 주식’이라는 간단한 몇 개 조건만으로 자신만의 투자기준을 만들어 투자에 성공해 손자까지 3대에 걸친 주식투자 가문을 일구었다. 평균수명 증가로 생명보험회사의 성장성을, 연간 배당금으로 투자의 안전성을 확신했기 때문에 자신만의 확실한 투자 기준을 세울 수 있었다.
자신이 잘 아는 기업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면 약세장에서도 냉정을 유지할 수 있다. 하락장에서도 흔들리기는커녕 현재보다 미래가 위대한 기업들의 주식을 유리한 가격으로 더 살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린 전설적인 투자자, 고담 캐피탈 창업자인 조엘그린블랫은 ‘먼저 투자대상이 될 회사들의 최소 시가총액을 설정한다, 금융회사, 공기업,외국계 기업, 극도로 낮은 PER을 가진 기업을 배제한다, 주식가격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주가수익비율(PER)이 낮고, 당기 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총자산수익률(ROA)이 높은기업에 더 많은 점수를 준다. 이 기준으로 대상 주식들의 합계 점수가 높은 상위 20~30개기업에 분산투자한다, 그리고 1~5년 정도 기다리며 6개월마다 반복해 포트폴리오를 수정한다.’라는 자신만의 공식을 만들어 헤지펀드투자 세계 최고의 고수가 되었다.
사람마다 철학이 있고 그에 따라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최상의 단계에서 지휘하는 콘트롤타워다. 철학이 없으면 과거와 타인에 이끌려 전략을 수시로 바꾼다. 신념이 확고하지 못하면 심히 주장하는 자에게 놀아난다. 전략 변경은 포트폴리오 변경을, 변경은 거래비용과 세금을 증가시킨다.
사람마다 목표, 위험수용, 개성이 다르다. 한 사람에게 통하는 전략이 다른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확고한 철학이 있으면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 전략을 거부할 수 있고 자신의 필요에 맞춰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철학정립은 위험과 기대수익률을 측정하고 주식, 채권 등 자산가치 평가부터 시작한다. 매매속도와 거래비용 사이의 균형, 인간 심리 행태와 투자 기본에 대한 관점이 형성되면철학 탐색이 가능해진다. 가치투자가 벤저민 그레이엄은 ‘PER, PBR, PSR이 낮은 종목 중에서 찾는다’는 기준을 세웠다. 이런 종목에서 장기 초과수익이 나온다는 믿음이 있었기때문이다.
96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비관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가 가장 좋은 매수 시점’이라는생각을 버리지 않았던 역발상 철학 창시자인 존 템플턴은 주가가 대폭 하락했거나 평판이나쁜 회사에 투자했다. 이런 기업에의 투자가 성공해 있는 기업에의 그것보다 초과수익 얻기가 쉽다는 생각이 정립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경영부실로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 후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기업을구조조정하여 가치를 회복하는 행동주의 투자는 기존 경영진으로부터 주목받을 만큼의 대량투자 능력이 있으면서 싸움을 즐기는 자에게 어울린다. 시점 선택만 잘하면 종목 선택기술 없어도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타이밍 투자는 시간 지배능력이 탁월한 자와 잘 맞는다.
철학이 자신과 맞지 않으면 걱정이 많아진다. 철학 부재로 타인의 의견에 따라 자신의 결정을 쉽게 후회한다면 전략을 제대로 수립할 수 없다. 선택이 성패를 좌우한다. 철학 선택에 앞서 자신의 내면을 잘 성찰해야 한다.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