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듣는 노래 (그럼에도) 연주해야 하는 ‘운명의 힘’
신용경제 2018-12-03 17:18:06

이진신
한의학박사, 경희푸른한의원 원장
hanisa.co.kr

 

나는 매일 아침 음악을 만난다.
“다친 다리가 얼마나 저린지”로 시작하는 메조소프라노의 노래는 다리를 관통하는 찌릿찌릿함을 연주하는 현악기의 트레몰로(tr emolo)와 합쳐져서, 힘든 하루의 시작을 긴장감 있게 표현한다.
“어제 마신 술의 여독이 풀리지 않아 아픈 내 머리여~”
멋진 바리톤의 음색은 투우사의 노래 같은 어제의 호기로움이 아침의 숙취로 변했음을 장황하게 설명하는데, 서라운드 시스템 하나 없는 한의원에 쩌렁쩌렁하니 울려 퍼진다.
분위기상 첼로의 낮고 따스한 소리가 뒤따라야 할 즈음에,
“호호호호~~”
마치 연극무대에 어울릴 듯한 소프라노의 경쾌한 음색은 ‘이랬다 저랬다 하는 통증의 다양한 모습’을 다양한 표정으로 표현한다.
숨은 언제 쉬나 걱정될 정도의 빠르기를 진정시키려는 듯, 지휘자의 손끝이 느려지는 듯 하나 ‘통증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그칠 줄 모른다.

시간차를 두고 오는 아기 엄마, 사춘기 자녀의 엄마, 고3 엄마는 제각각의 관절통증과 가슴 답답함, 온몸이 다 아픈 괴로움을 호소한다.
자녀를 키우는 행복과 함께 오는 피로, 고통에서 언젠가 해방될 수 있을까요?
그들의 피로한 목소리에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같은 아련함이 묻어난다.
샵이 된 듯 두근거리는 마음, 갱년기의 드라마틱한 하루 삶은 ‘밤의 여왕의 노래’ 같이 드라마틱하게 표현되며, 플랫이 된 듯 떨어진 기운은
지친 몸과 하모니를 이루며 ‘그대의 찬 손’을 치료해 달라 한다.
바이올린의 청명한 소리는 잠을 깨우고, 비올라와 바순의 따스한 음색이 고통을 완화시키며, 기운 빠진 이들의 ‘피로의 노래’에는 플루트와 오보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내가 얼마나 피로한지”로 시작되는 노래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승리할 수 있다는 칼라프의 노래로 변화될 수 있을까?
숨죽이는 객석에 튜닝을 마친 악기가 숨을 고를 때, 출발선을 떠난 지휘자의 손은 그렇게 진료의 시작을 알린다.
침묵을 몰아내고, 달려보자는 듯 고통을 물리치고, 치료해 보자는 듯. 물이 포도주로 변하듯 피로와 통증, 고통이 변하여 승리의 피날레로 마무리되는 환상적인 교향곡을 연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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