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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가르치는 인간의 욕망
신용경제 2017-07-10 14:16:44

 

프랑스 철학자 라깡(Lacan)은 인간의 욕망을 가장 잘 분석한 인물로 알려졌다. 라깡에 의하면 인간의 욕망은 절대로 채워질 수 없는 결핍에서 시작된다. 이 채워질 수 없는 결핍의 가장 속으로 들어가면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하 나의 큰 구멍이 나오는데, 그 구멍은 사람이 태어나자마자 입에 물린 엄마 젖꼭지의 기억이라고 한다. 인간은 어머니의 젖꼭지를 물고 있는 갓태 어난 어린아이의 행복감을 다시는 충족 받을 수 없고, 이 결핍을 대신해서 채우려는 모든 시도가 덧없기에 인간의 욕망은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의 욕망에 대해서 맹자는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을까? 맹자의 만장장 (萬章章)에 보면 맹자는 인간의 대표적인 욕망을 4가지로 꼽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첫 번째가 천하의 선비들이 자신을 좋아해 주는 것(天下之士悅之)이고, 두 번째가 아름다운 여색(女色)을 좋아하는 것이며, 그다음 세번째가 돈이 많은 것(富),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가 귀한 신분과 자리를 얻는 것(貴)이라고 하였다.

 

 

天下之士悅之 천하지사열지는 人之所欲 인지소욕이어늘 而不足以解憂 이부족이해우하며, 好色 호색은 人之所欲 인지소욕이어늘 妻帝之二女而不足以解憂 처제지이녀이부족해우하며, 貴 귀는 人之所欲 인지소욕이어늘 貴爲天子而不足以解憂 귀위천자이부족이해우하다.
천하의 선비들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바라는 바이지만 그의 근심을 풀기에는 부족하였으며, 아름다운 여색은 인간의 바라는 바이지만 요임금의 두 딸을 아내로 삼았음에도 그의 근심을 풀기가 부족했으며, 부를 소유하는 것은 인간의 바라는 바이지만 천하를 소유하였어도 역시 그의 근심을 풀기가 부족하였고, 귀함은 인간의 바라는 바이지만 천하의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천자에 올랐어도 그의 근심을 풀기에 부족하였다. <만장장 제1장>

 

신이 그렇게도 바라던 자리에 올라도 그보다 더 큰 욕망이 돈에 대한 인간의 집착이라는 것을 맹자는 알고 있었던 거 같다. 또 부와 귀를 모두 얻은 것 같은 사람들이 여자 문제로 자신이 이룬 인생의 업적과 명예를 한순간에 날리는 것을 보면 부와 귀도 아름다운 여색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모든 것들을 다 뒤집어 버릴힘을 가진 인간의 욕망이 바로 천하의 선비가 자신을 좋아해 주는 것이라고 맹자는 가르친다. 부와 귀를 가졌어도, 아름다운 아내를 가졌어도 인간의 욕망에서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따르고 좋아해 주는 것만 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세상적인 욕망 중에서 가장 큰 욕망이 바로 천하의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 주는 것이라는 점은 참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다. 우리는 부귀를 마다하고 나라를 위해서 희생과 봉사를 하기 위해 나섰다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정치인들은 으레 국민이 원해서 할 수 없이 이 길을 나선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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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에 따르면 이 욕심이 인간의 세상적인 욕심 가운데 가장 큰 욕심이라는데, 많은 정치인은 그것이 욕심이라는 것조차도 모르는 것 같다. 우리사회에 나라를 이끌겠다고 나선 정치 지도자가 얼마나 천하의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것이 가장 큰 욕망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간의 욕망은 극복될 수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해 맹자와 공도자(公都子) 간의 대화가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 가슴에 와 닿는다.

 

孟子曰 맹자왈 從基大體爲大人종기대체위대인이요 從基小體爲小人 종기소체위소인이니라. 맹자가 말씀하시기를 큰 것을 따르는 자는 대인이 되고 작은 것을 따르는 자는 소인이 된다. < 고자장 제1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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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도자는 사람은 다 똑같은 사람인데 왜 어떤 사람은 대인이 되고 어떤 사람은 소인이 되는지를 물었다. 맹자의 답변은 단순하지만,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 크다. 맹자는 큰 것을 쫓는 자는 큰 사람 즉 대인이 되고 작은 것을 쫓는 사람은 작은 자 즉 소인이 된다고 가르친다.
그렇다면 왜 누구는 큰 것을 쫓고 누구는 작은 것을 쫓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눈과 귀의 감각이 원하는 바를 쫓아 보기에 좋고 듣기에 좋은 것을 쫓는 사람들은 그들의 생각이 물욕에 가려져서 하나의 물욕이 또 다른 물욕을 낳으면서 그들을 점점 더 물욕의 세상으로 끌고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작은 것을 쫓는 자가 작은 사람이 되는 까닭이다. 따라서 큰 것을 쫓는 자는 눈과 귀의 감각이 원하는 바를 쫓지 않고 마음의 생각함을 크게 키우는 사람이다.
맹자는 인간이 본심이 가장 커지고 욕심이 가장 적어지는 시간을 이른 아침 바로 일어났을 때라고 한다. 그때가 자는 동안 회복된 인간의 본심이 가장 커져 있는 시간이므로 이때가 하늘의 마음이 우리 마음과 가장 통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이때를 맹자는 ‘평단지기(平旦之氣)’ 즉, ‘이른 아침의 맑은 기운’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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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의 시작을 자신의 본심을 하늘의 마음과 하나 되게 하는 시간으로 시작한다면 눈과 귀의 감각이 원하는 작은 것들에 끌려 들어가지 않고 큰 것을 생각하고 큰 뜻을 세울 수 있는 대인이 되는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먼저 우리의 마음에 큰 뜻을 세우고 이를 마음으로 계속해서 생각하고 삶에서 따르고자 하는 자에게는 눈과 귀의 감각이 원하는 것들이 작은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기에 굳이 그 작은 것들을 쫓는 자가 되지 않는 것이다.

 

내일 아침부터라도 맹자가 말하는 이른 아침의 맑은 기운 ‘평단지기(平旦之氣)’를 키우는 시간을 만들고 나의 마음속으로 하늘의 생명의 마음이 흘러들어올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해야겠다.

이 이른 아침의 맑은 기운이 우리 마음을 적시고 서서히 채워져서 우리 마음의 본심이 자연스럽게 쫓고자 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삶이 되기를 기도해 본다. 오늘도 이른 아침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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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만
성균관대 교수
smhan@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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