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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상 차선의 선택, 행복은 고뇌로부터 온다
신용경제 2017-07-10 16:19:51

 

누가 경제를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정글이라고 했는가? 생각을 바꿔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데… 경제를 대표하는 투자 게임의 장에는 최선은 하나뿐이지만 차선은 많다. 최선을 포기하면 다른 참여자 모두가 차선을 얻을 수 있을 정도는 된다. 투자시장에서 누군가가 한 자리뿐인 최고를 고집하면 나머지 참여자 모두는 얻을 것이 없다. 최고를 목표로 삼지 않는, 최선의 포기는 현재의 욕구를 억제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모두가 최고를 목표삼지 않으면, 경제는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게임의 장이 될 수 있다. 하나뿐인 최고를 포기하면 서로 차선을 택하게 되고, 모두를 이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는 인간의 경제활동은 이기적인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오랫동안 그 이론은 경제학의 기본 정설이었다.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일컬었다. 부족한 것이 많았던 과거에는 딱 들어맞았다. 그러나 배고픔을 해결한 현대인은 이 과거의 누더기를 벗어 던졌다. 벗고 보니 문화적인 관점이 생겨났다. 모든 게 달리 보였다. 인간의 이타성이 합리주의의 틀을 벗고 맨살을 드러낸 것이다. 인간이 반드시 물질적이고 금전적인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는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나를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는 존재만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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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가 순수 공연수입을 얻게 된 때가 바로 그가 죽기 전이었다는 사실이 비극이 아니었다. 오히려 죽기 바로 전까지 순수성을 간직할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런 것이었다. 나에게 금전적인 이득이 되느냐를 기준으로만 따져 선택하는 시대는 그렇게 가고 있다. 경제학도 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만난 것이다. 즉각 결정의 석기시대보다는 요즘 세상이 훨씬 더 많은 생각의 기회를 가져다준다. 그렇다고 더 복잡해진 것도 아니다. 인간의 뇌는 밀려드는 방대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걸러내며
일정한 형태를 갖추게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변화된 ‘생각하는 경제인’은 과거의 ‘경제적인 인간’보다 더 다양한 경험과 훈련을 필요로 한다. 모든 것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현실 하에서도 보통의 신인류는 바뀐 경제 사상에 대해 배우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성공과 실패가 운에 달려있다는 낡은 생각 때문이다. 그것은 불안전한 삶을 살도록 한다. 운이 찾아오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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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엘 카너먼 (Daniel Kahneman)>


나만 성공하면 된다는 생각은 모두를 불행하게 한다. 나만 성공했는데 행복해할 극도의 이기주의자는 신 경제인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투자 대상인 주식과 부동산처럼 인간의 인지와 심리 또한 공들여 연구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 문화적 인간은 배우고 익히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직접 경험으로는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이다. 물질보다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신 경제인은 일과 소비 활동을 통해서 자기만족을 얻는다. 저금리 시대에서 경제마당이 은행 저축에서 투자, 뮤추얼펀드시장으로 바뀌었다. 전문 관리자의 도움을 활용해 함께 차선을 추구하면 못 이길 게임도 없어 보인다. 참여가 늘수록 직관은 빨라지고 이성은 느려진다. 신인류의 정신생활이 흥미로워진다. 최선에 대한 부담감을 벗어 버리면 여유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차선에 대한 여러 작은승리가 하나의 큰 승리보다 낫다. 직관이 더 자주 길러지기 때문이다. 경험에서 얻은 성공적 직관은 실패를 동반하는 큰 경험에서 오는 직관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인간이 내리는 수많은 선택과 판단이 직관에서 온 경험에 의해 조종되기 때문이다.

주체가 된 인간이 혼자 똑똑하면 자기 과신에 빠질 위험이 있지만 과신에 빠졌다 해도 차선을 택하면 위험이 줄어든다. 자기 과신을 내려놓으면 투자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게임은 승패의 결과를 벗어날수록 흥미로워지기 때문이다. 즐기는 참여자는 이겨야 하는 참여자보다 심리상태가 평안하다. 투자시장 자체가 심리적 불안을 야기하기 때문에 안정된 심리는 승리의 필수 조건이다. 주식시장에서 모든 참여자들의 결정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던 시대는 가고 없다. 비합리적 상황과 감정 속에 결정될 수 있다는 사실은 실제 투자결정과정에서 리스크관리와 조절 능력을 키우도록 만든다. 그러나 참여자가 확대되면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었다. 전문가를 매개체로 뭉쳐져, 이익이나 손실의 단위가 커짐에 따라 작은 변화에 대한 가치의 민감도는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익을 두 번 얻는 것이 한 번에 얻는 큰 이익보다 가치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호모 사피엔스, 생각하는 인간은 갑작스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다. 상식의 틀을 벗고 창의적으로 생각한다. 유연하게 살아간다. 지식 과잉은 부담이 되지만 감각을 제대로 느낄 정도의 수준은 되어야 한다. 만족감이나 행복감은 돈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고 돈으로 측정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해 본 적이 없는 경험이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 알지 못한 것들이 기대를 채워 줄 수 있다. 이렇게 인간의 경제적 활동과 심리적인 요소가 밀접해지기 시작했다. 인간의 동기는 경제적 동기보다 심리적 동기가 더 크게 작용한다. 육체보다 마음이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해 간다. 이스라엘 출신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심리학 박사, 대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이같이 생각에 관한 생각이 바뀐 추세에 방점을 찍었다.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이 반드시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준합리적 경제이론’을 개척했다. 인지심리와 행동심리를 경제에 접목시켜 새로 창조했다. 인간의 비합리성이 드러났다. 심지어는 인간이 경제적으로 판단해야 할 상황에서도 상당히 비경제적이고 비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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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내쉬 (John Nash)>

 

이성보다 감정에 의해 비합리적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게 인간이다.
수학자 존 내쉬(John Nash)도 게임이론을 접목해 변화를 이끌었다. 게임이론에서 일반적인 균형개념을 가져왔다. 17세 때 카네기 멜론대 장학생이 되어 화학과 전기공학을 복수전공하고 이후 수학으로 전공을 바꾼 그는 국제경제학을 선택과목으로 택한다. 이렇게 융합에 융합을 가하니 경제학은 더욱 흥미로워졌다. 이후 프린스턴대학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게임이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수학을 경제학에 접목한 존 내쉬의 균형이론은 술집 미녀로부터 나온 것이다. 미녀를 놓고 벌이는 친구들의 경쟁을 보면서 떠올렸다. 애덤 스미스에 의하면 남자들이 모두 미녀한테 서로 최선을 다해 대쉬하면 모두가 이로워져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미녀를 차지한 한 친구 외에 다른 친구들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모두가 경쟁해 패배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빼고는 모두 자존심도 기분도 상하게 되고 결국 차선을 추구할 의욕마저 새로 일어나지 않는다. 존 내쉬는 생각을 창조한다. 처음부터 미녀에게 몰려가지 말고 다 같이 다른 여자들한테 다가갔다면 어땠을까? 모든 남자가 목적을 이루게 되는 것 아닌가?
물론 최고 미녀를 차지하는 최선의 이익은 이룰 수 없다. 그래도 다들 어떤 여자도 만나지 못하는 제로 상태보다는 훨씬 이로운 것이다. 새 창조물은 이렇게 생각에 관한 생각이 만든 것이다. 지금은 고뇌하며 문화예술에 심취할 줄 아는 신인류의 시대다. 문화로 즐거움을 찾고 존재감을 확인한다. 아무도 최선을 차지할 수 없지만 모두 차선의 이로움은 차지할 수 있다.
불완전하지만 그 불완전 때문에 고뇌하게 된다. 행복은 고뇌로부터 온다. 언제나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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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감정평가사,
Canada Investors Group재정자문,
30대부터시작하는 부동산노테크 저자
(coreits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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