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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해로(百年偕老)
신용경제 2017-09-06 10:52:52

죽거나 살거나 함께 고생하자던 사생결활 (死生契闊)
당신과는 굳게 언약하였지. 여자성설 (與子成說).
섬섬옥수 고운 손 힘주어 잡고 집자지수 (執子之手)
단둘이 오순도순 백년해로하자고 여자해로 (與子偕老)

 

 

백년해로(百年偕老). 부부의 인연을 맺어 평생을 같이 즐겁게 지낸다는 말로 《시경(詩經)》의〈격고(擊鼓)〉에 나오는 말이다. 〈격고〉는 고향을 등지고 멀리 떨어진 전장에서 아내를 그리워하는 한 병사가 읊은 애절한 시이다. 생이별을 견디며 기다리는 아내를 그리며 ‘전장에서 고향으로 살아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병사의 심정을 그린 것이다.
옛말에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 하였고, 우리 속담에는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되도록’이라는 말이 있다. 즉, 부부가 한번 인연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같이 사는 것이 바로 행복한 인생이라는 것이고, 백년해로란 100년의 세월만큼 긴 세월을 말하는 것이다.
부부란, 예나 지금이나 애틋한 그리움의 대상인 동시에 서로에게 의지하고 가야 할 인생의 동반자이다. 비록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나 사랑으로 부부의 연을 맺고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관계 일심동체(一心同體), 서로의 믿음을 지키는 힘으로 백년해로의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금슬상화(琴瑟相和)
1989년 대전 한밭 여중 교감으로 재직하시던 중 위암으로 돌아가신 친정아버님은 대전 야구계의 빼놓을 수 없는 지도자로서 한대화 전 감독을 비롯해 모교인 대전고등학교 후배들을 야구계의 거목으로 배출하신 분이셨다. 평생 대전에서 지역 사회와 어려운 곳을 돌보는 것을 솔선수범으로 보여주시며 교육계에 계셨던 부모님은 백년해로하지는 못하셨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부부의 화목한 모습을 두고 이르는 금슬 좋은 부부셨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가 일상적이셨던 부모님의 관계가 바로 ‘금슬’ 좋은 부부를 만들었다고 기억된다.
‘금슬’은 악기인 ‘금(琴)’과 ‘슬(瑟)’로 이루어진 말로, 본래 ‘금슬상화(琴瑟相和)’의 줄임말이다. 그 유래는 춘추 시대의 민요를 중심으로 하여 모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 <시경(詩經)>에서 비롯됐다. 가장 아름다운 소리 거문고와 비파(琵琶)소리가 조화를 이루듯 부부 사이가 다정하고 화목함을 이르는 말로, 부부의 마음이 잘 맞는 것이 두악기가 서로 조화롭게 연주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 말에서 유래했다.
부부가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 마음을 연주하고 서로를 위한 마음으로 감동을 주기 위해 연주하는 삶! 행복한 백세인생의 비결이 아닐까?

 

백세 인생- 장수인생
한동안 유행했던 ‘재밌는 백세인생’의 가사를 보면 아직 저 세상에 못 가는 이유가 육십 세는 젊고, 칠십 세는 할일이 남았고, 팔십 세는 아직 쓸 만하고, 구십 세에는 알아서 갈 테니 재촉말고, 백세는 좋은 날 좋은 시를 찾고 있다고 그러니 건강하게 살자는 가사가 참으로 짠하다.

고령화 사회, 장수사회로 접어들면서 생겨난 ‘백세인생’이란 말이 저승에서 오라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노래 가사와 잘 어울린다. 제목 안에 가사 내용이 다 담겨 있는 듯, ‘백세인생’에는 한 가지가 아니고 여러 가지가 감정이 있다. 나 대신 네가 좀 내 마음을 좀 전해줄래? 하는 것도 있고, 또 덩실덩실 리듬도 있으며, 노래 가사처럼 우리가 정말로 150세까지 살 수 있다면 하는 욕심도 담긴 노래다.

잠시 홀로 왔다가 홀로 가는 외로운 인생! 동반자가 되어 주는 아내와 남편의 건강한 노후가 다시금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백년해로를 위한 자세
전체인구의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7%에 접어든 고령화 사회인 우리나라는 2018년쯤 고령자 비율이 18%의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비 없는 현실에서 황혼 이혼, 노인의 우울증 등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백세인생을 위해 곱게 늙고 아름다운 동행을 꿈꾸어야 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실질적으로 부모 부양이 부담스러워지게 되었다. 《효경》에서 말했듯이 효도라는 것은 인간행위에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덕목임에도 현대사회에 와서는 끔찍한 불효의 예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따라서 백세시대 효(孝)를 잘 받기 위해서 어른이 먼저 건강하고,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고령자에 대한 정신적인 측면, 신체건강 유지의 측면, 사회적인 측면, 경제적인 측면 등을 고려할 때 칭찬만 한 것은 없다. 칭찬을 위해서는 서로의 이해가 중요하다.
칭찬은 미완성적 존재인 인간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하는 욕구 일부분을 채우는 데 특효약이다. 매슬로우 (Maslow)의 욕구 5단계를 살펴보면 노인의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는 ‘효(孝)’의 속성 중 하나인 물질적 봉양을 통해 해결될 수 있으며, 사회적 욕구와 존경의 욕구는 ‘칭찬’을 통해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이를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이용하고 개발하며 자신의 이상이나 목표를 실현하려는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인생에 가장 가깝고 고마운 친구, 부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아플 때나 늙을 때,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사랑하며 함께 하겠노라’ 그날의 그 약속을 기억하며 행복한 백년해로를 위해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로 ‘금슬상화(琴瑟相和)’를 연주할 수 있을
것이다.

 

 

기용순
대전시 효지도사협회 사무국장
효학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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