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웨어 ‘브루노 피아텔리’ 런칭하고 새 도전에 나선 (주)KYJ김세호 회장
한은혜 2017-10-03 18:11:00

 

김세호(59) 회장. 골프웨어 업계 에서 웬만한 사람들은 그를 안다. 그가 남긴 족적이 만만치 않아서 다. 그는 2002년 골프웨어 브랜드 로선 처음으로 KLPGA(한국여자 프로골프협회) 투어 대회를 개최 했다. ‘스카이밸리-김영주패션 인 비테이셔널’이었다.

 

그 후로도 여러 차례 투어 대회를 개최했다. 2005년엔 ‘김영주여자 프로골프단’을 창단해 선수 지원 사업을 펴 왔다. 그는 수많은 프 로 선수들에게 골프웨어를 후원함 으로써 여자선수들의 골프패션을 바꾸는 데 크게 이바지해왔다. 오 늘날 여자선수들이 화려한 골프 패션으로 갤러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면에는 김 회장의 숨은 노 력도 한 몫을 했다. 뿐만 아니다.

 

그는 유럽에 한국의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데도 앞장 섰다. 1991년 디자이너 김정아 씨가 한국인 최 초로 세계적인 패션쇼인 로마 ‘알 타모다컬렉션’에 참가한 데도 그 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이 탈리아산 원단 한국지점을 운영 하던 그가 이탈리아 패션계에 막 강한 영향력을 가진 규셉델라스 키야바 이탈리아 하이패션협회장 겸 시산그룹 회장에게 김정아 씨 의 로마행을 막후에서 연결해 줬 기 때문이다.

 

그 후에도 그는 여러 디자이너들 이 유럽에 진출하는 데 힘을 썼다. 2012년 골프의류 사업을 접고 은 퇴를 했던 그가 최근 골프웨어 ‘브 루노 피아텔리’를 런칭하고 오랜 만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서울 대치동 직영점에서 그를 만났다.

 

취재 김대진 편집국장 사진 조도현 기자

 

좋은 품질의 제품 만들어 가격 거품 빼 고 공급할 것.  소비자들에게 믿음과 신 뢰 주기 위해선 정찰제 반드시 시행돼야

 

브루노 피아텔리. 언뜻 이탈리안 브랜드 같 지만 순수 국내 브랜드다. 김 회장이 직접 상표등록한 것이다.

 

그는 “2, 30년전에 사용됐다가 사장(死藏) 된 것을 다시 살린 것.”이라고 했다.

 

아직은 남성의류 뿐이지만 앞으로 여성의류 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좋은 품 질의 제품을 만들어 가격 거품을 빼고 골 퍼들에게 공급할 생각이다. 실리를 추구하 는 시대에 가격 경쟁력만이 살 길이라고 판 단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제품의 질을 따져보고 합당한 가격이 아니면 고객의 눈길을 사로 잡을 수 없다.” 그의 지론이다. 정찰제 도입도 그래서 필요 하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이른 시일 안에 정 직한 가격으로 판매망을 구축할 생각이다. 국내 골프웨어는 가격 거품이 많다. 정가는 높게 책정해 놓고 신상품을 30% 안팎 할인 판매하는 곳이 상당수다. 심지어 매장에 따 라선 그 이상 할인하는 곳도 있다.

 

이는 결국 소비자를 우롱하는 잘못된 판매 구조다. 김 회장은 소비자들에게 믿음과 신 뢰를 주기 위해선 정찰제가 반드시 시행돼 야 한다는 입장이다.

 

브루노 피아테릴와 래어 라로, 김영주 스프츠 등 서너 개 브랜드 모아 골프웨 어 편집숍을 준비 중, 1년 정도면 될 것

 

김 회장은 골프웨어 ‘편집숍(한 매장에 2개 이상의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 형 태)’을 할 생각이다. 아직 매장 이름은 짓지 않았다. 그러나 매장명에 ‘골프...’란 이름은 꼭 넣을 계획이다.

 

“의류 할인 전문매장인 ‘오렌지팩토리’처럼 골프특화 매장을 열고 싶어요. 브루노 피 아텔리와 래어 라로(RARE RARO), 그리 고 ‘김영주 스포츠’ 등 서너 개 브랜드를 모 아 판매하는 것이죠. 서두르지 않고 준비 하는 중인데 길게 1년 정도면 될 것.”이라 고 했다.

 

김 회장은 오렌지팩토리 전상용 회장과 친 분이 있다. 한때 오렌지팩토리에 골프의류 를 댄 적도 있다.

 

 

‘김영주골프’로 골프계와 인연 맺어, KLPGA 투어 대회 개최해 10회 안팎 후원하기도

 

김 회장은 2001년 ‘김영주골프’로 골프계 에 첫 발을 내디뎠다. 브랜드는 김 회장이 직접 만든 것이다. 당시 외국에선 유명 디 자이너 이름을 그대로 브랜드로 썼다. 김 회장은 이를 활용했다. 당시 디자이너 김 영주 씨는 ‘파라오’라는 독자 브랜드로 사 업을 하고 있었다. 그는 ‘김영주골프’로 수 백억원대 매출을 올리면서 골프웨어 시 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 후 그는 라일앤 스코느와 예스골프도 인수했으나 매출이 시원찮아 어려움을 겪자 2012년 김영주 골프를 팔았다. 김 회장은 한창 잘 나가던 시절 KLPGA 투어 대회를 개최했다.

 

“김영주골프대회를 10회 안팎 후원했어 요. 당시엔 상금 규모가 1~2억원이었어 요. 상금과 골프장수수료, 대행수수료 중 에서 다른 것은 협찬을 받고 상금만 제가 냈지요.” 그가 시즌 개막전을 개최한 데는 사연이 있었다.

 

“개막전을 모두 기피할 때였어요. 4월에 개막 전을 치르면 잔디가 누래 중계 화면이 좋지 않으니 아무도 나서지 않으려고 했어요. 개막 전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죠. 그렇 다고 잔디가 새파랗게 나는 5월까지 기다리 자니 겨울 전지훈련을 갔다온 선수들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과감하게 개막전을 하겠다고 했지요.”

 

국내 여자선수들 중 골프웨어 후원 안받은 사람 없을 정도. 김미현 박 인비, 김세영, 이정은5, 고진영 등 여러 선수에게 골프웨어와 장학금 지원하기도

 

김 회장은 골프선수들에게 골프웨어를 후 원했다. 당시에는 흔치 않던 일이었다. “김미현 이후 여자 선수 치고 저한테 골프 웨어 후원을 안받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 죠. 작년 리우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나갔 던 박인비와 김세영도 후원을 받은 선수들 이었요.”

 

그의 후원 스타일은 독특했다. 그가 후원 하는 선수들은 김 회장의 매장에 와 마음 에 드는 옷을 직접 골라 가지고 갔다. 매장에는 선수들이 거의 매일 드나들다시 피 했다고 한다.

 

“참 마음이 곱고 양심적인 선수들도 있었 어요. 어떤 선수들은 어머니나 다른 가족 이 입을 옷을 가져 가기도 하는 데 어떤 선수들은 자신의 옷 외에는 꼭 값을 치르 고 갖고 갔어요. 지금도 몇몇 선수들은 기 억에 남아 있어요.”

 

그는 스폰서 타이틀도 옷에 그대로 새겨넣 도록 했다. 지금의 선수 패션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골프계 발전을 위해 골프꿈나무 후원에도 적극 나섰다.

 

‘주니어골프단’을 구성해 김미현, 박인비, 김세영, 이정은5 등 LPGA(미국여자프로 골프협회) 투어에서 활동했거나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과 KLPGA 투어 고진영 등 을 후원했다.

 

골프웨어는 물론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김 회장은 전국 골프장 여성회원을 대상으로 전국클럽대항전도 개최했다. 이 대회는 기량이 뛰어난 아마추어들이 앞다퉈 참 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골프웨어는 물론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김 회장은 전국 골프장 여성회원을 대상으로 전국클럽대항전도 개최했다. 이 대회는 기량이 뛰어난 아마추어들이 앞다퉈 참 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세호 회장은 패션업에 뛰어들면서 골프 웨어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대학에서 무 역학을 전공하고 현대엔지니어링 해외사 업부에서 일하다 1년반만에 나와 매형과 의류사업을 시작했다. ‘하이센’이란 숙녀 복 브랜드를 런칭한 것이다.

 

“명동에서 매장을 열고 사업을 했는데 연 매출이 300억원 정도 됐어요.” 당시 숙녀복 브랜드로는 페페, 조이너스, 논노, 반도패션 등 손가락으로 곱을 정도 였다. 매형과 2년간 사업을 하고 그는 독 립했다. 외국 원단 수입도 시작했다. 마침 80년대 후반 외국산 의류수입 제한이 풀 린 것이다. 그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산 고 급 원단을 국내로 들여와 유명 디자이너 들에게 공급했다.

 

“한국에선 볼 수 없던 고가의 고급 원단 이었죠. 국내에선 그런 원단을 생산할 수 없었어요. 그러나 유럽에선 소량다품종 생산시스템이 갖춰져 다양한 고급 원단이 많이 나왔어요. 디자이너들도 새로운 원 단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좋았지요.”

 

그는 이탈리아에 현지 사무실을 마련해 원단 수입을 계속하면서 국내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을 도왔다. 그 1호가 바로 김정 아 씨였다.

 

“제가 김정아 씨를 로마 알타모다 컬렉 션에 참가하도록 한다니까 기자들이 아 무도 안 믿어요. 그때까지 한국 디자이 너가 유럽 유명 컬렉션에 나가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김정아 씨가 기자들 십여명을 데리고 현지 컬렉션에 함께 갔 어요. 그곳에서 직접 김정아 씨가 참가하는 것을 보고 난리가 났죠. 일부 신문 에선 아주 대서특필했어요.”

 

그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시 산그룹 규셉델라스키야바 회장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김 회장은 김영 주 디자이너를 이탈리아 밀라노 컬렉션에 참가하도록 주선했다. 김영주 씨는 1993 년부터 3년 연속 밀라노 컬렉션에 참가했 다. 밀라노 컬렉션은 파리, 뉴욕, 런던 컬 렉션과 함께 세계 4대 컬렉션이다. 파리 컬렉션에 비해 소재나 재단이 부유한 성 인 취향을 반영하고 있어 고품질의 실용 복 패션으로 유명하다. 오랜 기간 파리 모드의 생산기지로서 소재나 기술의 토 양을 갖추고 있었던 이탈리아 밀라노는 1975년 조르지오 알마니, 지아니 베르사 체, 잔 프랑코 페레 등 유능한 디자이너 들이 등장한 이후부터 패션의 중심지로 자리하게 되었다. 3월과 10월에 여성복 컬렉션이, 7월과 1월에 남성복 컬렉션이 열리고 있다.

 

 

그동안 열심히 했고 후회도 없다. 앞으로 브루노 피아텔리 통해 골프계 를 위한 보람된 일을 계속 해 나갈 것

 

김 회장은 “골프소비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그간의 노하우를 살려 좋은 제 품을 만들어 공급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열심히 했고 후회도 없다. 다 만 은퇴를 생각한다면 여유 가 좀 있어야 한다는 게 그 의 지론이다.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 다. 그는 브루노 피아텔리 런 칭 후 바로 치러진 KLPGA 정규투어 삼천리투게더오픈 에 본 제품을 후원했다. 그 는 앞으로도 브루노 피아텔리를 통해 골프계를 위한 보람된 일을 계 속 해나갈 작정이다.

 

그는 2000년에 골프를 시작했다. “골프를 배우고 1주일만에 필드에 나갔어 요. 한 달만에 기자들과 쳤지요. 그 자리 에서 골프대회를 하자는 얘기가 나와 2001 년에 골프대회를 개최하게 된 겁니다.” 그는 일각에서 골프의 고수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골프를 잘 치지는 못해요. 어떻게 해서 그런 소문이 났는지는 모르지만...제가 양 손잡이입니다. 오른손 왼손 모두 써요. 다른 사람보다 유리한 점은 있지요.” 그러나 그는 요즘 골프를 전혀 치지 않 는다.

 

“골프를 치면 종일 시간을 뺏기죠. 매일 나가야 되고...일하고 싶죠. ” 그래서 그는 산에도 다니고 매일 걷는 운 동을 한다.“저녁 식사 후에 동네 운동장 을 걸어요. 식사량도 조절하고.” 그는 한때 80㎏ 나가던 몸무게를 70㎏까 지 뺐다. 키 174㎝에 몸무게 70㎏이니 딱 보기 좋은 체격이다.

 

<월간 골프가이드 2017년 10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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