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오픈 리키 파울러 우승, 임성재 공동 7위 - 공동 4위였던 안병훈은 공동 20위로 대회 마무리
골프가이드 2019-03-04 16:17:37

 

리키 파울러(미국)가 드디어 피닉스 오픈에서 우승 한을 풀었다.
파울러는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7천224야드)에서 열린 PGA(미국남자프로골프협회)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710만 달러)에서 총합계 17언더파 267타를 쳐 왕좌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두 번(2010·2016년)하며 항상 우승에 한 끝차 모자랐던 그는 이번
엔 달랐다. 2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한 그는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중간합계 13언더
파로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그는 마지막 4개 홀 연속 버디를 해 1타 차로 저스틴 토
머스(미국)를 따돌렸다.
3라운드는 순조로워 20언더파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으나 4라운드에서는 전과 마찬가지로 잠시 우승의 문턱에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5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내고 말았던 것이다. 다시 그는 10번 홀(파4)에서 버디를 하면서 만회하는 듯 싶었으나 11번(파4)홀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이 11번 홀 트리플 보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었다. 다소 강한 빗줄기 속에 그린 주변에서 보낸 파울러의 세 번째 샷이 홀을 지나친 뒤 계속 미끄러지더니 내리막을 타고 내려가 물에 빠져버렸다. 벌타를 받고 드롭한 파울러가 그린을 보러올라간 사이 공이 저절로 움직여 다시 물에 빠졌는데, 여기서 다시 벌타가 부과됐다. 이미 공과 한참 멀어진 가운데 공이 저절로 움직인 터라 파울러로선 억울할 법한 상황이었다.
결국 6타 만에 그린에 올려 트리플보기를 기록한 파울러는 다음 홀에서도 보기를 범했다. 11번 홀 전까지는 2위 브랜든 그레이스(남아공)에게 5타 앞서 1위였으나 트리플보기와 보기 후 2위가 됐다. 심적으로 흔들릴 수 있었던 상황에서 파울러는 마음을 다잡고 5번 홀(파5)에서 투온 투 퍼트 버디로 공동 선두를 다시 탈환하며 부활했다. 그리고 17번 홀(파4)에서는 경쟁자 그레이스가 보기를 범하면서 단독 선두가 됐다. 결국 그는 버디 두 개로 그레이스(15언더파 269타)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리키 파울러가 우승이 확정된 후 환호하고 있다.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11번 홀에서 있었던 벌타를 두고 여러 언론이 비판에 나섰다. AP 통신은 '이상한 트리플보기'라고 표현했고, 미국 골프 채널은 '특이한 벌타'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서도 골프팬들 사이에 벌타를 두고 비난이 이어졌다. 불가항력적인 사건을 두고 왜 선수에게 벌타를 주느냐는 내용이었다.
파울러 본인 역시 벌타에 대해서는 개운하지 않은 듯했다. 경기를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실은 즐겁지만은 않았다"면서 "11번 홀이 대회 전체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바꿀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쉽지만은 않았지만, 이렇게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다. 마지막 5개 홀에서는 경기가 무척 잘 됐다.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는 가운데 우승으로 끝낼 수 있어서 기쁘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파울러가 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17년 2월 혼다클래식 이후 2년 만이다.
2라운드 중반까지 공동 선두였던 저스틴 토머스는 14언더파로 3위를 차지했다. 3라운드에서 2위까지 올랐던 맷 쿠처(미국)는 12언더파로 체즈 리비, 버바 왓슨(이상 미국)과 공동 4위가 됐다.
한편, 우리나라의 임성재(21)는 시즌 두 번째 톱10에 진입했다.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그의 최종합계는 11언더파 273타로 공동 7위였다. 임성재는 지난해 2부 투어 웹닷컴 투어 상금왕을 차지해 2018-2019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바 있다. 그
가 톱 10에 든 것은 개막전인 지난해 10월 세이프웨이 오픈 공동 4위를 포함해 이 번이 두 번째다.

 

저스틴토마스가 9번홀에서 샷을 하고 있다

 

맷 쿠처가 경기하고 있는 모습

 

독특한 스윙 폼을 보이는 매슈 울프 경기 모습

 

3라운드 공동 4위에 올랐던 안병훈(28)은 4라운드에서 5타를 잃어 공동 20위(8언더파 276타)로 밀렸다.
피닉스 오픈 30회 출전으로 이 대회 최다 출전 기록, 3차례 우승 전적, 72홀 최소타(256타)와 18홀 최소타(60타)기록으로 기대를 모았던 필 미켈슨은 2라운드에서 4타를 잃고 부진해 공동 83위(1오버파 143타)에 그쳤다.
8개월 만에 PGA 투어 대회에 복귀했던 최경주(49) 역시 막판 뒷심을 발휘해봤지만 결국 1오버파 공동 83위로, 컷(1언더파) 통과에 실패했다.
이 대회에서 PGA 데뷔를 한 19살 아마추어 매슈 울프(미국)는 독특한 스윙폼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가을 미국 대학 골프 대회 3연승에 아마추어 세계 랭킹 4위 등 활약으로 초청된 선수다. 방아쇠 동작과 백스윙이 특히 독특해 그의 폼을 최호성과 비교하며 대회를 즐기는 팬들도 있었다.
한편, 피닉스 오픈은 보통 골프 대회가 갤러리에게 정숙과 매너를 요구하는 것과 달리 고함지르기, 응원하지 않는 선수에 야유보내기, 음주 등을 허용하는 독특한 대회다. 그래서 규칙에서 벗어나 골프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해방구가 된다는 의미로 '골프 해방구'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특히 16번홀은 티잉 그라운드부터 그린까지 로마 시대 검투 경기장 콜로세움을 연상케하는 관중석으로 둘러싸여 선수는 열광적인 응원이나 야유 속에 샷을 해야 한다. 선수야 어쨌든 관객들에겐 최고의 대회다. 지난해 PGA투어가 선정한 '최고의 투어 대회'와'최고의 팬 친화적 대회'에 뽑혔다. 관객 수도 지난해 2만명의 유료 관중이 입장해 PGA 투어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우며 인기를 입증했다. 그러나 이번해에는 입장객 수에만 지나친 관심이 쏠리는 것을 경계하고 자선기금쪽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고 싶다는 대회 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관객수 집계는 하지 않았다.

 

 

 

 

<월간 골프가이드 201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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