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사이넥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한은혜 2018-06-01 19:01:47

 

리더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열정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노력을 기울인 데에 비해 성과는 그렇게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리더십 전문가이자 저술가인 사이먼 사이넥(이하 사이넥)이 테드(TED) 동영상과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원제: Start with Why)’라는 책에서 귀감이 될 만한 역할 모델이 되어준 개인과 조직에 관한 내용을 ‘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왜’에 대한 고민과 필요성은 사실 이전부터 있어 왔다. 최근 열풍인 인문학에서의 철학적인 ‘왜’를 비롯하여 경영, 경제 등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왜’ 역시 낯설고 새로운 것은 아니다.


사이넥은 세상의 훌륭하고 영감을 주는 리더와 단체에는 하나의 패턴이 있다고 주장한다. 바로 ‘왜’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하여 일련의 메시지를 내부에서부터 외부로 던지고 행동하고 소통한다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왜’의 필요성만을 역설하지 않는다. 다양한 사례를 통한 공통점을 도출하고, 그만의 법칙(패턴)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장점에 집중하고 그것을 확대시키는 안내자가 되고자 한다.


사이넥이 말하는 위대한 리더들이 행동을 이끌어내는 방법인 ‘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 마음을 움직이고 성취를 만들어내는 일의 작동원리: 골든서클(Golden Circle)

 

사이넥은 모든 생명과 조직, 비즈니스의 작동원리를 설명해줄 핵심 메커니즘을 발견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골든서클’이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끊임없이 내려야 하는 모든 의사결정에 가장 명료하고 분명한 기준이 되어줄 ‘골든서클’에 대해 알려준다.


골든서클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의 핵심이다. 단순하지만 성공한 개인 혹은 조직의 공통점을 함축적으로 담은 패턴이자 법칙이다.



※골든 서클 이론: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 1단계 why(이유)
- 2단계 how(방법)
- 3단계 what(결과)

 

왜(Why)
이유, 목적, 신념, 가치관을 말한다.
어떤 일에 대한 궁극적인 출발선


어떻게(How)
방법을 말한다.
어떤 차별화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영역


무엇을(what)
결과물을 말한다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일반적으로 개인이건 조직이건 가시적 결과물 도출을 위해 각종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고, 차별화를 위해서 나름 최선의 판단과 실행을 하곤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으며, 제한된 주변의 환경(자본, 인프라, 시간 등)을 극복하기에 급급하다.


설령 성공적으로 결과를 이끌어냈음에도 그에 대한 영향은 그리 길지 않다. 조직의 경우 일시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질 뿐, 충성고객의 확보로까지 이어지진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는 대개의 조직,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이 써클의 바깥쪽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무엇을’과 ‘어떻게’는 아무래도 구체적인 결과물 도출에 많은 조종(가격 인하, 프로모션, 두려움, 집단 압박, 욕구를 자극하는 메시지, 혁신의 트렌드 등) 전략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많이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왜’ 해야 하는지 혹은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좀처럼 언급하지 않는다.


반면 탁월한 조직 혹은 개인은 ‘왜’에 대한 명료한 신념을 가지고 ‘어떻게’, ‘무엇을’을 처리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열정을 이끌어내려면 결과나 방법이 아닌 이유를 말해야 한다.


위대한 리더들이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어떻게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지의 핵심인자. Why, How, What. 여러분이 이 골든 서클의 원리를 이해하느냐 못하느냐는 여러분 자신의 인생은 물론 기업의 성패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애플을 그 예로 든다. 애플은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라는 신념을 가지고 제품을 만들고 판매했다.


만약 애플이 여느 평범한 회사였다면, “애플은 훌륭한 컴퓨터를 만듭니다. 유려한 디자인, 단순한 사용법, 사용자 친화적 제품입니다. 사고 싶지 않으세요?”라고 광고하여 매출 부진에 허덕이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애플은 ‘왜’ 즉, 신념을 함께 공유하고자 했다. “애플은 모든 면에서 현실에 도전합니다. ‘다르게 생각하라!’라는 가치를 믿습니다. 현실에 도전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우리는 유려한 디자인, 단순한 사용법, 사용자 친화적 제품을 만듭니다. 그리하여 훌륭한 컴퓨터가 탄생했습니다. 사고 싶지 않으세요?”


여전히 애플 제품이라면 최고로 생각하고 구매하는 마니아층(충성고객)이 있다는 것은 애플의 ‘왜’에 대한 신뢰가 높고, 그들 또한 남들과 다르다는 근원적 욕구와 일치했기 때문이며, ‘왜’로부터 나온 결과물 역시 그들을 만족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2. 가슴이 시키는 일은 논리가 지배할 수 없다

 

사이넥은 생물학적 관점에서의 골든서클을 이어간다. 우리의 뇌를 횡단면으로 잘라보면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그 구조가 골든서클과 동일하다.


가운데 두 중심의 변연계와 외곽의 신피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신피질은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와 언어를 담당하는 반면, 변연계는 인간의 감정, 행동, 의사결정을 담당하지만 언어를 처리하는 능력이 없다.


바깥쪽(신피질)에서 안쪽(변연계)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그 내용(혹은 제품)에 대해 이해를 시킬 순 있다. 즉 ‘무엇을’에 해당하는 특징, 혜택, 기능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를 (구매)행동으로 바꿀 순 없다. 변연계는 언어를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설령 바꾸었다고 해도 가시적인 결과일 뿐 지속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안쪽(변연계)에서 바깥쪽(신피질)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의사결정을 통제하는 뇌의 영역을 자극할 수 있는데, 합리적인 논리 등을 통한 의사결정의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성적 언어와 논리를 가지고 (그들을 통제하지 않은 변연계의 기능인) 의사결정을 합리화시키는 것과 의사결정에 대한 근거로 그에 따른 논리와 언어를 사용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바람직하게 보일지에 대해 매우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부분이다.

 

3. ‘왜 일하는가’하는 믿음이 성공과 사람을 불러 모은다

 

골든서클은 기업(조직)의 방향성에 대한 메시지도 함께 보여준다. 3차원 도형인 원뿔모형으로 바꾸면 우리가 많이 보아왔던 계층적 구조 형태로 바뀌게 된다.


예상했듯이 상층부는 조직의 리더이다. 리더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즉, 리더는 ‘무엇을’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어떻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리더는 긍정적인 영감으로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신념, 목적 즉, ‘왜’를 통해서이다.


사실 그 조직의 신념을 공유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도 단순히 눈에 보이는 달콤한 ‘무엇을’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면 그 조직을 바라보는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다.
충분한 가치공유를 통해 직원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고 왜 하는지에 대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그 기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찾는다. 이는 곧 리더가 ‘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함으로써 ‘무엇을’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상적인 골든서클의 방향이다.

 

4. ‘왜’ 원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알고 추구한다면 성공이 따른다

 

사실 ‘Start with Why’라는 원제에서 보여주듯 ‘왜’에 대해 방점을 찍고 있다. 골든서클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위해 애플,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비롯한 유수의 기업과 루터 킹의 연설, 라이트 형제 이야기 등 많은 예를 들고 있다.


골든서클의 단순명료함과 함축된 의미는 분명 조직(기업) 운영의 방향성을 다시금 상기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사이넥은 ‘영감을 주는 일을 하도록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말한다.


“원하는 ‘무엇을’ 추구하여 얻으면 성취가 따라온다. ‘왜’ 원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알고 추구한다면 성공이 따른다.”

 

5. 고객의 마음은 어떻게 파고들어야 할까

 

우리에게 낯이 익은 경우로 광고를 들여다보자. 어떻게 광고를 해야 소비자는 기업의 제품을, 그리고 나아가 기업을 사랑하게 만들 수 있을까.


사이넥은 왜(Why)로 시작하라고 한다. 우리 내면의 반응은 1차적으로 원시뇌에서 일어난다. 이것은 거의 본능적인 것에 가까운 것이고, 욕구 및 동기에서 기인한다.
쉽게 말하면 감성적 욕구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이 욕구를 자극하는 것에서 출발하면 뒤따라오는 논리는 이를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화하는 쪽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즉, What → How → Why가 아니라 Why부터 시작해서 How → What으로 가라는 것이다.
기억하자. 왜(Why)부터다. 그리고 마지막이 What이다. 내면적 감성의 본질에 접근하는 것이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만든다.

 

<월간 피그 2018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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