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이슈 ‘패커’에 관한 돼지고기 知수준 진단
월간피그 2019-01-16 10:34:28

 

바야흐로 대형축산기업, 즉 협동조합형 패커간 경쟁이 불가피한 시대가 코앞에 다가와 있
다. 이와 관련하여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들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나라 도축장과 미국·유럽의 패커차이
미국·유럽 등은 우리나라와 달리 내수시장을 목표로 한 자급자족보다 다른 나라에 육류를 수출함으로써 국부 증가와 수출기업을 육성하게 했고, 그에 따른 효과적인 형태로 ‘(생산-)도축-포장처리-판매’가 일관되게 처리될 수 있는 패커가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2000년 이전부터 미국의 농가는 유통업체에 귀속되었으며, 이후 내수시장 확보를 통한 잉여축산물을 해외에 팔아 국부를 증가시키기 위한 수출기업 육성을 시작했다. 유럽 또한 자국과 인접한 국가들에게 수출하기 가장 좋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집중 육성하고, 최근 크게 부상한 남미 또한 내수시장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수출용으로 민간 기업이 투자하여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대형축산 기업으로는 Cargill Meat Solution(미), JBS(브), Danish Crown(덴), Fonterra(뉴), Agrosuper(칠) 등이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우시장이 들어서고 그 주변에 도축장과 판매점들이 들어서면서 축산물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등 주로 내수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 규모화가 진전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89년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수입육과의 경쟁력 확보가 주된 관심사였음은 당연하다.
도축장은 농가가 출하한 생축을 도축·처리해 그 산물(지육과 부산물)을 유통업체에 넘겨주고 수수료를 받아 영업하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그렇지만, 도축장은 도축물량 대비 그 수가 많아 가동률이 낮고, 시설은 낙후되어 있으며 영세한 구조로 운영되다 보니 경쟁력 약화뿐만 아니라 많은 문제가 야기됨에 따라 2008년 도축장 구조조정법을 통한 조치가 내려지게 된다.

 

우리나라 대형축산기업(패커)의 태동
이후, 2012년 축산물 유통구조 합리화대책이 추진된 이래 양돈분야에서는 2015년 농협의 신경분리 과정에서 주어진 자금의 사용용도를 놓고 춘추전국시대의 대형축산기업의 태동이 활발히 진전되었다. 최근 12.11. 제주양돈농협은 1일 1500두 규모의 돼지를 도축하는 축산물종합유통센터(패커)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총 사업비 340억 원을 투입하였다.
이보다 앞선 8.29. 도드람양돈 농협은 시간당 450두, 하루 3000두의 돼지를 도축·가공하고 최대 5000두를 예냉 보관할 수 있는 대규모 종합식육가공센터(패커) ‘도드람김제FMC’를 준공. 총 사업비 1000억 원을 투입했다.
다음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전충남양돈농협은 1일 돼지 3000두, 소 200두 규모의 패커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부경양돈농협은 1일 돼지 4500두 규모의 패커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패커의 준공은 축산물 유통시장의 재편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조합원 유치와 공동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판로 개척 과정에서 패커 간 사활을 건 경쟁은 필수불가결하다. 그래서 이에 대한 개념을 확고히 하고자 양돈업계 종사자에게 질문을 해본다.

 

<표> 도축실적

 

 

Q. 패커의 정의란 무엇인가?
Q. 협동조합의 목적은?
Q. 협동조합형 패커가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 2가지를 뽑자면?
Q. 대형축산기업, 일명 패커는 일일 3000~4000두에 달하는 돼지를 도축·유통·판매코자 대형도축시설을 준공했거나 건설 중에 있다.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 준공 전후에 시급히 추진해야 할 핵심사항은 무엇일까
Q. 2014년 이후 매년 10월에 경락가격이 유통가격보다 낮게 형성되지 않고 있다. 돼지농가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그만큼 높아져서 좋지만, 반대급부로 유통업체들은 그만큼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럴 때 유통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경영방식과 농가의 유·불리한 입장은?

 

그에 대한 생각을 필자가 답해보았다.
Q. 패커의 정의란 무엇인가? 도축·가공시설과 유통망 등을 확보하여 농가 또는 생산자조직과 연계되어 고품질의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거나, 가축 사육(비육장)을 포함해 축산물 도축·가공·포장·배송·유통에 이르는 일관업무가 가능한 기업을 말한다.
Q. 협동조합의 목적은?
협동조합의 목적은 조합원의 “이용자 편익”을 극대화하고 조합원의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Q. 협동조합형 패커가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 2가지를 뽑자면?
협동조합형 패커는 원가경영이 실패할 경우 조합원의 공동행동을 기대하기 어렵다. 판매농협 사업의 적자요인은 일반적으로 경영자의 원가경영 실패요인과 조합원의 공동행동 실패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협동조합형 패커가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 2가지는 경영자의 원가경영과 조합원의 공동행동을 잘 이끌어내야 함에 있다. 부연하면,
• 판매농협은 무임승차 차단과 공동행동 강화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
• 판매농협은 대리문제 해소와 원가경영 강화로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 판매농협의 안정성은 협동조합 방식의 수직통합을 통해 확보될 수 있다.

Q. 대형축산기업, 일명 패커는 일일 3000~4000두에 달하는 돼지를 도축·유통·판매코자 대형도축시설을 준공했거나 건설 중에 있다.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 준공 전후에 시급히 추진해야 할 핵심사항은 무엇일까
원료돈의 안정적 확보를 통하여 일일 4000두 규모에 맞는 도축시설이 노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며, 이에 앞서 적정한 자체판매량을 산정하고 이를 포함한 일일 4000두 규모의 판매망(판로) 구축이 선행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Q. 2014년 이후 매년 10월에 경락가격이 유통가격 보다 낮게 형성되지 않고 있다. 돼지농가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그만큼 높아져서 좋지만, 반대급부로 유통업체들은 그만큼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럴 때 유통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경영방식과 농가의 유·불리한 입장은?
국산 돼지고기를 취급해오던 관행적인 거래행위를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하면서 품질이 우수한 수입 돼지고기로 거래방식을 병행하거나 전환을 꾀할 것이다.
그로인해 농가는 거래접점이 점차 줄어들어 출하선택의 폭이 축소할 것이며 이는 국산 돼지고기만 취급하는 대형축산기업의 성장을 도울 것인데, 농가 입장에서는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거래의 갑의 권리가 유통 쪽으로 넘어감에 따라 농가는 생산한 돼지고기 품질 수준이 낮을 경우 더더욱 출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농가의 돼지고기 품질 생산수준에 따른 차별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따라서 농가는 무엇보다도 생산하는 돼지고기의 품질수준을 높이는데 주력해야만 유통구조의 급변과 대형축산기업의 갑질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월간 피그 201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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