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돈산업의 현실과 생존전략
월간피그 2019-01-16 13:11:20

안기홍 소장
안기홍 양돈연구소

 

돈가폭락으로 멘붕(?)에 빠진 우리 한돈업계를 보면서 이 시점에 해야 할 일을 정리해보자.
먼저 우리의 현실은, 수준은 어떠한지 살펴보자
양돈경영은 생산성-생산비-품질, 3가지 부문의 향상과 균형으로 그 성적을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다.이 세 가지 부문에서 한돈산업의 수준은 설문조사나 실제 수치에서 선진국(우리나라에 수출하는 양돈선진국)과 비교해 약 2/3에서 3/4 수준으로 개선할 여지가 많다.
생산성 향상을 그렇게 외쳐도 MSY 17~18두에 맴돌고 있고, 등급품질에서는 1등급 비율이 2017년의 63.8%에서 2018년의 63.7%로 오히려 떨어지거나 정체상태이다. 생산비는 오랜 고돈가의 영향인지 토의주제, 세미나 주제, 전문지 목차에서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무디다.
농장의 생산비는 물론, 정부가 발표한 2836원(2017년 생체kg당, 탕박 7% 환산시 3683원)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경영자가 드물다. 특히 월별, 계절별의 물량, 품질, 돈가의 장기간의 큰 기복은 수입돈육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통종사자와 몇몇 전문가와 연락해 의견을 들어보니, 이번 돈가의 회복이 쉽지 않고,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충분히 예측되어왔고, 많은 경고사이렌이 울려져 왔음에도, 충격이 큰 이유는 14년간 (2004년~2018년 중 2013년 제외)의 고돈가에 익숙해져 있는 안일함 때문은 아닌지 냉정히 반성해보아야 할 것이다. 오죽하면 관련분야 분들이 돈가가 떨어지고 폭락해야 정신을 차릴 것인지 걱정된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하겠는가! 이 점은 필자만의 의견이 아닌 우리 한돈산업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의 공통된 의견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2019년 사업계획은 당초의 예측돈가 4400전후에서 4000~4200원 전후로 수정해서, 자금수지와 손익을 재설계 해보아야 할 것이다. 농가대상 세미나에서 1년 4000원 돈가는 어떠냐는 질문에 해 볼 만하다는 대답과 어려울 것이라는 두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다음 표는 양돈경영의 10대 리스크를 정리한 것이다. 진단해보고 취약한 점을 보강하기 바란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마디로 생존전략을 세워 실천하는 것뿐이다. 생산성, 생산비, 품질의 각 부문별로 10~20%까지 높이고 절감할 목표를 세우고 실천
하자!


밴치마킹을 통해 내 농장을 정확히 진단하고, 장단기 실행계획을 세운다.

 

국내외 우수사례비교, 전문가에 의한 정확한 진단으로 내 농장의 생산성-생산비-품질의 분야별 지표를 산출하여, 장단점을 분석하고, 선진농장과 비교해본다.

다음 표는 양돈경영의 생산성, 생산비, 품질의 10가지 지표를 수준별로 진단할 수 있도록 만든 진단표이니, 진단해보고 점수와 취약점을 찾아보기 바란다. 특히 중요하면서 소홀히 하거나, 성적을 모르는 사례가 많은 양돈 경영 10대 지표의 2.4.7.9.10번은 이번 기회에
꼭 산출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주요허실, 낭비사례를 찾아서 과감히 개선해나간다
후보돈 도태, 관행적인 3회 교배, 임신돈 사료 과다 급여, 저산차 모돈 도태, 비생산모돈방치, 하절기번식사고(재발,불임증가,임신돈폐사),생시 사고율 10~15%,포유 중 사고율 10~15%,이유 후 사고율 10~20%, 분만사의 1000W 보온등과 26도 실내온도, 도태대상자돈의 맹목적인 사육, 자돈사 실내온도 31도, 자돈단계사료의 지나친 장기 또는 단기급여(성장단계의 영양부족이 말기 과지방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비육 출하돈의 과체중과 거세돈 과지방, 관행적인 첨가제의 사료배합과 주사 등의 허실과 낭비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부족한 비육사로 인한 밀사는 생산성 하락, 품질 저하, 사육환경 악화, 출하지연, 냄새증가 등의 가장 큰 위험요소이고 손실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새벽 일찍부터 일은 시작하는데 아침, 점심 전후의 많은 시간낭비와 집중력 저하를 본 농장이 많은데, 우리 농장
도 그러한지 이번 기회에 확인해보자.
위의 여러 가지 허실, 낭비사례와 보이지 않는 사례들을 찾아 내 농장에서 찾아보고 개선해 나가자.

 

적정규모를 산정해 적정 모돈 두수를 유지하고, 돼지의 흐름을 개선한다
필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양돈경영에서 가장 취약하고, 큰 손실은 단연코 밀사라고 주장한다. 양돈장의 수많은 피해와 문제점의 근원을 찾아가보면 대부분 밀사와 연관이 깊다. 수세와 올인-올아웃이 어려워 질병, 사고, 냄새가 늘어나고, 사육환경이 나빠져 돼지는 물
론 사람의 건강도 위협하며, 규격돈 선별이 어려워 품질도 떨어지게 된다. 특히 이러한 밀사는 하절기 성장지연과 맞물려 많은 직간접 손실을 유발하고 있다.
최근 자돈생산농장의 신설과 자체 모돈증식, 산자수증가 등으로 비육사가 매우 부족하고, 위탁농장 확보가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확보전쟁까지 치르고 있는 현실이다.
모돈300두 규모의 농장에서는 이유 후 자돈사부터 비육사까지 약 4000두(모돈의 13.3배)분의 수용능력이 필요하다. 필자가 2년 전 40농장을 조사해본결과 평균 10.7배 수준이었고, 조사농장의 3/4이 비육사가 부족한 여건으로, 밀사로 인한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겪고
있었다. 특히 산자수가 10~20%증가로 비육사 시설이 부족한 농장은 과감히 모돈을 줄여야 한다.
돼지 흐름(Pig-flow)의 개선은 가능한 한 돼지의 이동횟수를 줄이고, 돼지의 합사를 최소화해야한다는 뜻이다. 시설보수나 현대화사업의 기회에 적정규모의 산정은 물론 돼지흐름의 개선, 돈방 크기의 조정 등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육환경을 개선해주어야 한다.
품질은 높이고, 계절적 영향으로 인한 기복을 줄이고 계절과 월별로 출하두수는 물론, 돈가, 출하돈 품질 (특히 체중저하)의 기복은 유통, 바이어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어 수입돈육의 빠른 정착을 초래하고 말았다.
우리 한돈업계, 한돈인들이 혹시라도 장기간의 고수익에 의해 위기감이 많이 무뎌져있지 않은지, 너무 돈가에만 올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직도 갑의 사고로 유통 및 출하선을 대하고 있지 않은지, 떡 지방과 화농의 증가로 많은 식당과 소비자층이 이탈되고 있는 사
실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유통업체에서 품질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너희가 아니더라도 출하할 곳은 많다”고 반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일본 양돈경영에서 강조하는 키워드인 3정(정시, 정량, 정질)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주간, 월간, 계절의 기복 없이 일정한 물량을 정기적으로 유통에 공급하는 것을 ‘정시(定時)’, 항상 일정한 체중과 규격품을 출하하는 것을 ‘정량(定量)’, 항상 일정한 품질과 맛의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것을 정질(定質)이라고 한다. 이러한 3정(定)의 품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종돈, 영양, 위생, 관리, 환경 등 종합적인 요소의 과학적인 활용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 바로 고객과 품질중심의 사고 및 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양돈장이 유통업체에 원료를 공급하는 납품업체로서 정시, 정량, 정질의 원료를 생산, 공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러한 고객중심의 사고만이 우리 한돈산업을 지속가능한 성장산업으로 후대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돈육산업도 전체적인 경기불황의 여파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세계 돈육 산업의 변화와 돈육 수입업체의 소비자지향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관심을 갖고, 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마무리하며
지난 7월에 미래양돈포럼에서 한돈산업의 환경을 SWOT기법으로 분석해본 사례를 소개한다. 우리 한돈산업은 어려운 환경(T-Thret, 위협)과 많은 내부적인 취약점(W-Weakness약점)을 갖고 있지만, 내부적인 장점(S-Strenth강점)과 좋은 여건(O-Opportunity기회)을 살려서 생존전략, 실천 전략을 수립해보자. 농장(경영자 나 자신)의SWOT도 분석해 보자.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 의식의 전환, 개혁, 즉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이란 단어의 뜻은 묵은 조직이나 제도, 풍습. 방식 등을 바꾸어 새롭게 하는 일이라고 나와 있는데, 한자를 보면 가죽 (혁,革)을 벗기는 고통을 감내 해며 새로워져야(신.新)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장기호황에서 저돈가의 터널로 들어온 지금, 늦은 감이 있지만 한돈인과 관련 산업 전체가 힘을 내고, 힘을 모으고, 힘을 키워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야 할 때이다. 특히 우리업계의 리더, CEO들의 의지와 혁신을 기대하며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해본다.

 

 

<월간 피그 201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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