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PORTESCAP

로봇을 구동하는 데에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지만, 모터와 감속기는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로봇들이 유·공압 구동을 넘어 전동으로 전환된 지금, 그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에서는 로봇 메이커들이 주목해야 할 주요 모터 및 감속기 기업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전기 에너지를 물리 법칙에 따라 기계적 에너지로 전환시켜주는 모터는, 로봇을 차치하고서라도 다양한 산업군에서 기계의 심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산업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그레이드를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로봇에 적용되는 모터들은 뛰어난 제어와, 높은 토크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기술력을 요구하는 분야기도 하다. 

입력되는 전원에 따라 AC, DC 모터로 분류되며, 기어의 유무에 따라서도 분류된다. 또한 별도의 제어 장치를 필요로 하는 스테핑모터나 서보모터, 정류기의 유무에 따른 브러쉬모터와 브러시리스모터 등 다양한 형태의 모터들이 시중에 공급되고 있으며, 제작하려는 로봇의 기계적 특성에 따라 가변적으로 활용된다. 

하이엔드 시장에서 활용되는 코어리스 모터의 경우 맥슨모터, PORTESCAP, FAULHABER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내구성과 강성이 필요한 제조용 로봇 분야에서는 야스카와전기, 미쯔비시전기, 파나소닉, 산요전기 등 일본계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하이젠모터가 오래 전부터 국산 서보모터로 인지도를 축적했고, GGM 역시 유성감속 기어드 모터를 로봇 분야에 적용시켰다. 최근에는 에스피지가 스테핑모터 G-STEP 시리즈를 선보이며 로봇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산 로봇 메이커의 경쟁력 확보에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취약한 부품·소재 분야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서보용 감속기 시장은 다양한 메이커들이 경합을 벌이는 상황이지만, 그중에서도 로봇 감속기 분야는 오래 전부터 하모닉드라이브와 나브테스코의 2강 구도가 지속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판도는 쉽게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감속기는 모두 고도의 정밀함을 자랑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나브테스코의 감속기가 중형에서 대형, 하모닉드라이브는 소형~중형 감속기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금속의 탄성역학을 이용하는 하모닉드라이브는 1955년 미국의 발명가 C. Walton Musser에 의해 발명됐다. 기존의 감속기들이 강성을 높여 보다 고속·고정밀을 실현했다면, 하모닉드라이브는 금속의 굴곡과 탄성역학을 응용하는 방식으로, 일본의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즈’가 가장 완벽하게 제조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삼익HDS를 통해 공급받을 수 있다. 특히 제로백래쉬와 소형, 경량의 특징으로 많은 로봇 메이커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초정밀 볼베어링 제조와 기어 치형의 창성, 가공에 있어서의 열처리 등의 문제로 국내에서는 개발하기가 상당히 난해하다고 평가받았으며, 실제로도 오랫동안 하모닉드라이브의 구조는 국내기업이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는 SBBTECH가 10여 년의 개발 끝에 하모닉드라이브와 동일한 구조의 로봇드라이브를 개발해 필드 테스트 및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나브테스코는 세계 산업용 관절 분야 감속기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강자로, 최근 선보인 신제품 RV-N 시리즈는 기존의 나브테스코 감속기가 지니고 있던 헤비한 이미지를 벗고, 중량과 사이즈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섰음을 알 수 있다.

 

사진. 삼익H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