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을 나무 심기보다 지키기에 힘써야… 식목일을 나무 심기보다 지키기에 힘써야…
월간 PT 2016-05-16 11:48:59

한경환 편집장(printingtrend@gmail.com)


요즘 어느 산을 가도 싱그러운 향내가 나는 푸르른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는 너무 나무들이 많아서 어린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는 등의 이유 때문에 일정기간 솎아내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런 모습은 최근 30년 안에 생겼던 것으로 예전에는 이런 광경을 보기 힘들었다는 것이 역사적인 사실이다.

후기 조선시대만 해도 산에 나무들이 그리 많지 않았던 걸로 전해진다. 상당부분은 집을 짓는데 사용됐고, 일부는 땔감으로 사용되는 바람에 산이 푸르른 기운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그게 따른 피해는 장마철 수해 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법으로 너무 큰 집을 짓지 못하게 규제하기도 했다. 이후 2차 세계대전보다 더 많은 폭탄이 사용됐다는 6.25 때는 그 폐해가 더 심했던 걸로 전해졌다.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한 종군기자는 “남대문에서 동대문이 보였다.”고 말할 정도로 전쟁의 피해는 심했으니 말이다.

이후로 식목일 등과 같은 지속적인 산림녹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겨울철 난방연료가 나무에서 연탄, 석유 그리고 천연가스로 이동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좀 더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면서 굳이 난방을 위해 힘들게 나무를 할 수고를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 결과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푸른 산림을 가꾸는데 성공했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산불로 새로 심는 것 이상의 피해를 입고 있는데, 이 기운은 쉽게 멈출 것 같아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다.

흔히 한 해 산불이 제일 많이 나는 시기를 겨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 해 산불이 제일 많이 일어나는 때가 4월이다. 산림청 2014년 산불통계연보에 따르면 한 해 산불은 10년 평균 389건이 발생하고 그 피해로 7764ha 가량의 산림이 피해를 입는다고 밝혔다. 이중 1~5월인 봄철 산불은 596건이 발생해, 산림 124ha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월은 지난 10년 동안 평균 100건 가량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산불 원인을 좀 더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40%가 입산자실화, 20%가 논·밭두렁 소각, 14%가 쓰레기 소각, 5%가 담뱃불 실화 등으로 나타났다. 사소한 실수로 힘들게 가꾼 우리 삼림과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동물들에게까지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특히 안타깝게도 이런 피해는 식목일, 청명, 한식 기간 동안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시기에 비가 적게 온다는 것도 산불이 빈번한 하나의 이유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산에 많이 드나들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월간 PT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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