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수로 생각해 보는 산업의 변화 탄산수로 생각해 보는 산업의 변화
김윤수 2016-07-12 10:37:44

한경환 편집장(printingtrend@gmail.com)


약 일주일 동안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인쇄 및 지가공 박람회인 drupa 2016에 참가하면서 개인적으로 반가웠던 것이 탄산수였다.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음료로 알려져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음료이기 때문이다. 물론 유럽은 대체로 수질이 좋지 않아 마시는 물은 사서 마신다는 인식이 강하게 각인되어 있어서인지, 뒤셀도프르 지역은 수질이 좋아서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상관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손에 든 생수병을 놓기는 힘들었다. 어쨌든 탄산수는 돈을 주고 사서 마셔야 되는 물이지만 박람회장 내에서는 거의 대부분 무료로 탄산수를 마실 수 있었다.

탄산수를 처음 마신 것은 거의 20년 전 영국 런던 출장지에서 저녁을 먹었던 현지식당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당시 국내에서 탄산수라는 말은 거의 탄산음료 혹은 청량음료라고 불렸고, 이는 곧 콜라, 사이다와 동의어였다. 따라서 당분이 들어있지 않은 탄산음료를 마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처음 마신 탄산수의 맛은 대체로 넘기기 쉽지 않은 맛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더구나 처음 느낀 약간의 산미와 그다지 강하지 않았던 탄산 덕에 마실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비싼 런던 물가에 허덕이던 입장에 공짜로 제공되던 탄산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물론 지금 돌아보면 그 식당 사장은 나름 대인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탄산수를 공짜로 주다니 말이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탄산수를 국내에서 찾기는 쉽지 않았다. 초정수에 탄산이 포함되어 있다고는 하나 당시에는 제품을 찾을 수 없었고, 국내에서 팔리는 외국 탄산수는 납득하기 어려운 비싼 가격 탓에 선뜻 구입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동안 잊혔던 탄산수를 다시 접한 건 몇 년 전 탄산수 제조기를 접하고 부터다. 그것도 가격이 싼 것은 아니었지만,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 대량으로 탄산수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덕에 주위에서는 나름 탄산수 전도사 역할을 맡기도 했다.

대체적으로 탄산수는 기호식품의 일종이지만 여기에 억지로 효능을 가져다 붙이자면, 소화기능, 피부미용 등이 대표적이 될 수 있다. 물론 소화기능은 물에 녹은 채 체내에 들어간 탄산가스가 기화되면서 소화가 된 것처럼 만드는 위약효과에 가깝다. 오히려 탄산수를 많이 마시면 위장이나 소화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더 많다. 그래도 탄산수를 마시는 이유는 단순하다. 당분이 들어있지 않아 콜라나 사이다 보다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탄산수에 라임, 설탕, 민트, 얼음과 럼을 넣은 모히토를 만들어 마시는 건 함정이긴 하다.

시장 조사기관 AC 닐슨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국내 탄산수 수입량은 8,515톤 6,629,000달러로 몇 해 유지되다,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68,871톤 24,767,000달러로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서둘러 성장하는 탄산수 시장을 잡기 위한 신제품 개발과 판매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단순히 물에 이산화탄소 가스를 집어넣은 것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렸고 그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인 것이다. 우리 인쇄업계에서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


<월간 PT 2016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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