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현정 (破邪顯正)
한은혜 2018-01-05 18:59:52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지나간 해를 어떻게 정리할까 생각할 무렵인 12월 중순, 교수신문을 통해 올 해의 사자성어가 발표된다. 전국 교수들이 저마다 생각하는 한 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를 후보로 추 천하고, 후보로 거론된 사자성어를 선거방식으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대체로는 잘 쓰이지 않는 것 들이 많아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지만 그 뜻을 음미해 보면 대체로 한 해의 흐름을 보여주는 거울 이 되지 않을까 한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2017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破邪顯正’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응답한 1천 명의 교수 중 340명(34%)가 파사현정을 선택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택됐다는 것이다. ‘파사현정’은 사악 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뜻이다. 파사현정은 불교 삼론종의 기본교의이며, 삼론종 의 중요 논저인 길장의 <三論玄義>에 실린 고사성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올해도 역시 낯선 단어의 조합이지만, 그럴 만 하다는 생각이다.

 

두 번째로 많이 선택한 사자성어는 무엇일까? 18.8%가 선택한 해현경장(解弦更張)이다. ‘해현경장’ 은 한나라 <漢書> ‘董仲舒傳’에 나오는 말로 중국 한나라 때 동중서가 무제에게 올린 ‘元光元年擧賢 良對策’에서 유래한 것으로, 국정의 혼란스러움이 정리되고 출범한 새 정부가 거문고의 줄을 새 것 으로 고쳐 매듯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고 바르게 운행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를 부 여한 것 같다.

 

세 번째는 16.1%가 선택한 수락석출(水落石出)이다. 수락석출은 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 는 뜻으로 중국 송나라 구양수의 <醉翁亭記>의 ‘水落而石出者’ 문구와 송나라 소식의 <後赤壁賦>에 나온 성어라고 한다. 선택 이유로는 좀처럼 밝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이전 정권의 갖가지 모습이 정 권이 바뀌면서 드러나는 현 상황에 적합한 말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쯤 되면 작년 ‘사자성어는 뭐였지?’ 하는 의문이 든다.2016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 民水)였다. 그 뜻은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 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과거로 조금 더 들어가 보자.

 

이쯤 되면 작년 ‘사자성어는 뭐였지?’ 하는 의문이 든다.2016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 民水)였다. 그 뜻은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 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과거로 조금 더 들어가 보자.

 

새삼 내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무엇이 될까 궁금해진다. 처음 접하는 사사성어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어도 좋았다는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를 기대해 본다.

 

<월간PT 2018년 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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