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기성 원장 출판문화 발전을 위한 초석 다질 터
월간 PT 2016-05-12 14:26:52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는 지난 2월 25일(목)자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 원장(임기3년)에 이기성(李起盛) 전 계원예술대학교 출판디자인과 교수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공모 절차를 통해 선임된 이기성 신임 진흥원장은 그동안 도서출판 장왕사 상무와 계원예술대학교 출판디자인과 교수, 한국전자출판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전자출판 전문가다. 특히 신임 이기성 진흥원장은 그동안 한글이 디지털 기기에서 완전하게 나타나도록 한글표준코드를 제정하는 데 참여하고, 한글폰트를 개발해 출판·인쇄산업 발전을 주도하는 등 출판 분야에서의 공로가 많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글 | 한경환 기자(printingtrend@gmail.com)



학계와 출판계 두루 섭렵한 출판 전문가

진흥원은 출판산업 발전과 진흥을 목적으로 2012년에 설립된 문체부 소속 공공기관으로, 출판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기반 조성, 출판 수요 진작 및 수출 활성화 지원, 출판 유통 선진화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기성 원장은 68년 서울대 문리과대학 지리학과 졸업 후, 단국대 경영대학원 정보처리 전공 석사, 동 대학원 전자계산학과 한글정보처리전공 박사과정 수료, 경기대학교 대학원 재료공학과 한글세라믹폰트디자인전공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에 한국전자출판연구회를 창립했고, 이후 전자출판학회(CAPSO) 회장, 한국전자출판협회 부회장, 한국콘텐츠출판학회 명예회장을 역임했다.

신임 이기성 원장은 저서 74편(콘텐츠와 e-book 출판, 출판 개론, 전자출판, e-북과 한글폰트, 한글디자인 해례와 폰트 디자인, 한글타이포그래피, 유비쿼터스와 출판, 소설컴퓨터 등)과 논문 113종(한국 출판 산업의 전망과 대책에 관한 연구-Ubiquitous 시대의 OSMP 기획과 편집, 출판용 한글글꼴 및 세라믹 활자 개발에 관한 연구 등)을 남겼다.

이외에도 2000년에는 세계 최초로 한글 도자기 활자 개발에 성공했으며, 명조체, 고딕체, 바탕제목체, 돋움제목체 등 한글폰트 11,172자를 개발해 특허 없이 무료로 공개해, 국내 전자출판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2기 진흥원의 적자(適者)

일부 단체에서는 진흥원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고 이기성 원장의 취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기성 원장은 답변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대답했다. 그 이유는 이기성 원장이 처음 대학원에서 교육을 하던 지난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의 첫 시간에 전자출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전자출판은 출판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하면, ‘전자출판은 DTP’, 매킨토시를 이용하는 것이 전자출판이라고 한정지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당시 많은 대학원생들이 오랫동안 출판사나 잡지사에서 편집장 등의 업무를 했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굳어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강하게 반발하는 사람일수록 졸업 논문을 쓸 때는 매킨토시보다는 IBM 호환기종을 이용해서 전자출판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면서, 매킨토시가 영문 폰트는 좋은 것들이 많았지만 한글폰트는 오히려 IBM 호환 기종에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자출판에 대한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생각이다. 이기성 원장은 출판 방식을 다음 2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활판방식과 오프셋 방식으로 종이에 인쇄를 하는 전통출판(Traditional Publishing Method)과 전자출판(Computer Aided Publishing Method)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출판은 다시 종이매체에 인쇄하는 CTS(Computerized Typesetting System)과 DTP(Desk Top Publishing)과 요즘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POD(Print On Demand)와 전자매체로 이용해 출간하는 DBP(Disk Book Publishing), 멀티미디어 출판, 디지털 잡지(Digizine), app-book, webzine(웹잡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출판은 제작 방식에 컴퓨터를 이용한 것으로 최종결과물이 종이에 인쇄되느냐 아니면, 전자매체를 통해 출간되느냐에 따른 것으로 구분하는데, 이런 구분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생긴 오해라는 생각이다.

더불어 출판과 관련된 대학교와 대학원 교수로 정년을 맞은 후 진흥원장 공모에 응모했다가 떨어지면 혹여 주변에 피해가 갈까봐 조심스러웠고, 특히 오랫동안 출판업을 해 오신 아버지에 대해 누가 될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적극적인 응원 덕분에 걱정 없이 응모해 당당히 진흥원장에 임명됐다고 밝혔다.

 

출판문화 발전 위한 초석 다지고파

이기성 원장의 취임 일성은 ‘출판하는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고 잘 살게 해주고 싶다.’였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는 예산을 잘 받아야겠지만, 기존의 예산이라도 골고루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잡는 법을 알려주라는 유대인들의 교육법과 같이 출판인 스스로 손쉽게 출판이 가능한 툴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워드프로세서는 MS의 공세에도 아래한글이 잘 버텨줬듯이 우리고유의 그림틀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한글 사용자 정도 수준이면 사용가능한 정도의 그래픽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다 쉽게 책을 만들 수 있게 하고,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편집 툴과 표준코드 제정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천명했다. 전자책에는 국가적인 표준코드가 없어 구매자들이 이용에 불편을 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리 출판물에 대한 아마존과 애플의 횡포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우리만의 서적유통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고 밝혔다.

또한 진흥원에 와서 보니 우리의 문화 발전을 위한 문체부의 노력이 큰 것을 알게 됐고, 진흥원 직원들도 열심이지만, 예산과 인력이 좀 더 지원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출판문화 발전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월간 PT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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