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삼화당피앤티 이경수 대표 말뿐인 차별이 아닌 진정한 차별이 필요
김재호 2014-10-07 14:02:15

삼화당피앤티는 종합인쇄를 바탕으로, 끊임없는 품질혁신과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제품을 고객에게 제시하고, 차별화 된 가치를 제공하기 있다.
삼화당피앤티의 이경수 대표는 인쇄업계 최초의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RFID와
조색관련 기술을 개발하여 인쇄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지난 K-PRINT Week 기간에 자동화 조색시스템(MIXCO)을 선보이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화당피앤티의 이경수 대표를 만나 MIXCO의 개발의 바탕이 된 연구소를 비롯해
인쇄에 관한 철학과 향후 목표 등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다.
취재|오석균 기자(printingtren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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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입사하셨을 때가 궁금합니다.
저는 입사한지 15년 정도 됐습니다. 처음에는 인쇄를 잘 몰랐기 때문에 현장에서 2년 정도 많은걸 겪었습니다. 회사는 IMF 때 제약에 포커스를 맞춰서 특화를 했고 외국 다국적 기업과 거래를 많이 했습니다. 그때 삼화당정판이라는 회사명이 의미와 발음 등을 어려워해서 글로벌로 가는 것을 찾다가 회사명을 삼화당P&T로 바꾸었습니다. 저희는 6년 전에 인쇄업계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더불어 ISO를 업계에서 두 번째로 받았습니다.

 

물론 상업인쇄 쪽으로는 최초입니다. 글로벌 시대가 도래 하면서 기업도 인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인증서가 있었지만 국제적으로 공인되고 실지로 도입을 했을 때 우리의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것은 ISO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자체적 약관, 규정, 매뉴얼은 수정이 가능하지만 외부의 것은 그 룰을 유지해야하기에 ISO 9001을 받은 것입니다.


저희가 9001을 받았는데 인쇄 쪽에 대한 사례나 매뉴얼이 전혀 없었습니다. 사실 저희 고객도 받아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습니다. 우리도 사례가 없어서 컨설팅을 외부에서 받게 됐는데 인쇄에 관한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표준이 되었습니다. 처음에 FM대로 했더니 매뉴얼이 9권정도 나왔습니다. 그 후 ISO는 현재까지 계속 유지되면서 1권으로 압축됐습니다. 매년 개정을 받으면서 회사의 시스템화에 매뉴얼화가 되었습니다.


연구소에 관해 설명해 주십시오.
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우리가 인쇄를 하고 있지만 가면 갈수록 가격이나 현실적으로 무너진 시장 때문에 제 가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인쇄의 한계를 느끼고 글로벌을 상대해 보니 가장 큰 문제가 색상이었습니다. 잉크의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색상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사람이 하다 보니 컨디션이나 여러 가지 문제로 차이가 생겼습니다.

 

오늘과 한 달뒤의 제품이 똑같이 해도 다르게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때 외국의 장비를 봤는데 규모가 매우 컸습니다. 우리는 소량다품종인데 그들의 기계는 너무 큰 규모였습니다. 소량을 인쇄하는 업체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소프트웨어도 아니었습니다. 고민 끝에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고 기술연구소를 만들고 연구원을 채용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위한 과감한 투자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많았습니다. 가장 큰 것은 연구소가 이익이 없다는것입니다. 다른 이윤이 생기면 그 돈이 모두 연구소에 넣는 형태를 갖게 됐습니다.

 

처음 MIXCO가 나오자 외국에서는 인정했지만 국내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판매목적이 아니라 우리가 필요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었습니다. 이후 2년 만에 시제품이 나왔고 계속 보완을 거쳤습니다. 잉크의 4원색도 일정한 오차범위를 유지해줘야 합니다.

오차범위는 외국보다 한국이 유독 더합니다. 같은 회사의 같은 양을 배합해도 오차가 생깁니다. 이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잉크회사 연구소와 서로 문의와 자문을 하면서 현재의 MIXCO가 완성됐습니다.

 

실제로3년 전부터 MIXCO를 사용하고 있고 재고부담이 줄어서 원가가 많이 줄었고 고객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현장 기술자도 내 노하우를 뺏기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설득을 했고, 그들도 이해를 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저희 인쇄팀장들도 만족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MIXCO는 저희가 필요로 해서 만들었지 판매목적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필요로 해서 계속 보완을 하다 보니 99% 자부할 정도로 만족하게 됐고, 이번 K-PRINT Week에 출품을 하면서 홍보를 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장비에 대한 확신이 없었습니다.

100이 되어야 가능한데 저는 100이 될 때까지 계속 보완을 했고 특별한 요청도 있어서 이번에 출품했습니다.


RFID에 관해 말씀해 주신다면?
MIXCO를 만들면서 외국을 다녀보니 RFID로 많이 전환되는 것을 인지 했습너다. 연구소에 검토를 지시하고 관련사업도 진행했습니다. 저희는 케이스를 납품하는 회사인데 제품에 태그를 부착하는 국내장비가 없었습니다.

스티커를 붙이는 장비는 있는데 전자태그를 붙이는 것은 없었습너다. 게다가 불량률이 전혀 있어서도 안 됩니다. 외국에 그런 기계가 없다보니 저희회사에서 장비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세계 5개국에서 만든 부품을 짜깁기 해서 독일에서 조립한 것이지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려움은 없으셨습니까?
인쇄가 단순히 인쇄만 해서 납품하는 것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모양만 변형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만의 독보적인 것이 필요하고 그것을 우리인쇄업계가 찾아야 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MIXCO도 우리가 만든 것 입니다. 개발비며 모든 것이 들었는데 격려를 못해줄망정 문제를 삼기도 하는 부분이 있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PT 향후 판매의 계획은?
사실 가격책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일본제품의 50%선을 봤더니 제조원가정도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개발비나 이런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고요. 하지만 가격을 공급차원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유명한 광고가 있죠?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이런거요. 저희가 공급할 수 있는 가장 적정한 가격인 4,000만 원 대로 정했습니다. 오히려 절반보다 더 낮춰서 보급한다는 것 입니다.

몇몇 회사는 이번 연휴가 끝나면 방문해서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데모의 형태로 하자는 분들도 있으셨는데 비용문제의 한계가 있어서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저희는 RFID 다음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직접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일본의 한 그룹은 처음에 장비가 없어서 직접 만들다보니 자기만의 기술, 노하우, 장비가 생겼다고 합니다. 한국의 인쇄업체는 인쇄만 했습니다.
앞으로는 인쇄업계도 그런 것을 벤치마킹을 하는 것이 업계가 발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MIXCO에 대한 오해도 있으셨다면서요?
처음에 장비를 만들었을 때 제일 많이 들었던 얘기가 자판기 같은 의미로 저한테 물으시더라고요. 색깔을 주고 ‘이렇게 만들어 줄 수 있어요’라는 것입니다. 물론 처 음엔 저희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원료와 종이에 따라서 정말 달라집니다.

즉 표준메모리를 넣어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희 제품은 구입 후에 적응을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본기계는 우리나라의 어떤 종이를 썼을 때 비율 등이 나와 있습니다. 좋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함정인 것이 인쇄소마다 성격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4원색도 회사별로 따로 쓰기도 합니다. 일본은 포괄적인 의미의 데이터 값을 저장한 겁니다. 그래서 정교성이나 여러 부분이 우리나라와 맞지가 않습니다.


제약회사 제품의 인쇄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저희가 제작하는 인쇄물의 95%는 제약회사의 제품입니다. 타이레놀의 아시아지역 판매는 100% 저희가 인쇄합니다. 실제적으로 한미약품, 중외제약, 한독약품, 기타 글로벌 업체등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제약과 화장품은 비슷하지만 식품은 다릅니다. 식품은 대량이고 제약은 소량이지만 난이도는 훨씬 까다롭습니다. 글로벌화를 지향하면서 삼화 당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때 화장품을 정리하고 제약으로 갔습니다. 지금은 저희 디자이너들도 원료만 보고 어떤 제품인지 압니다. 그리고 디자이너가 오타와 잘못된 부분까지조언을 해줄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고객과의 신뢰가 높아졌습니다.


타 인쇄업체에 조언을 해주신다면?
제가 봤을 때 가장 안타까운 것이 도저히 가격적으로 나올 수 없는 것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물론 고객 분들은 저렴한 맛에 쓰겠지만 정말로 인쇄하시는 분들이라면 내 제품에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말이 아닌 혼을 깃들어야 하며, 이 제품은 내가 만든 인쇄물이라는 자존심을 갖고 떳떳해야 합니다.


고객을 위해 어떤 가치를 선사하십니까?
제가 구매부에 가서 항상 하는 말이 저희와 거래하면서 편하게 만들어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좋은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하나하나 더 신경 쓰는 것이 고객에게 만족을 드리는 것이고 고객에게 환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MICRO를 만들어서 사용하다 보니 고객에게 색깔을 가지고 반품을 받는 일은 없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고객 환원이자 만족이지 않겠습니까? 제일많이 듣는 얘기가 “삼화당이 하면 믿을 수 있습니다”라는 말입니다. 고객에게 비즈니스로의 접대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협력업체가 자산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고객 분들이 외국에 수출할 때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협력업체까지 같이 실사를 받습니다. 저희는 이미 다 통과해서 제품수출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 요건이 되기 때문에 고객의 만족은 더욱 높아집니다. 그것이 결국 고객에게 환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의 얼굴이 활기차 보입니다.
저희 직원이 단순직원을 제외하고 근속 15년이 넘는 분이 매우 많습니다. 올 초에 그만두신 상무님의 연세가 일흔 둘이셨습니다. 규정상 56세의 정년이지만 실지로는 정년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본인이 원하면 평생직장입니다. 어느 회사든 마찬가지겠지만 CEO가 잘한다고 다 잘되지 않습니다.

밑에서 잘 받쳐주고 직원들이 한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한마음으로 뭉쳐져야 발전합니다. 제가 항상 얘기하는 것이 가족이라는 표현입니다. 진짜 가족처럼 생활하고 있습니다.


향후 목표가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목표가 있습니다. 4년 전부터 얘기한 것인데 직원들에게 10년 후에 삼화 당에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하다는 것입니다. 직원 100명 200명이 아닌 50명 내외의 회사가 저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그 50명이 100명 200명이 하는 일을 하면 된다고 직원들에게 말합니다. 그러면 결국 많은 급여를 가지고 가는 것이 될 것이라는 의미이지요. 노력하면 되는데 인쇄로는 힘들 수 있어서 차별화를 할 테니 따라와 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와 관련해서 인쇄쪽에 접목하면 하나의 혁신이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정권으로 따지면 야당이나 진보입니다. 인쇄 쪽에 있어서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합니다. 인쇄소가 겪고 있는 진짜 어려움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차별화에 대한 말만 하지 말고 진짜 차별을 해야 합니다. 카피는 할 것이 아닙니다. 돈이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라 큰 인쇄소면 그 성격에 맞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쇄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자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냉철한 생각이 필요합니다.

 

<출처 월간PUMP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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