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용지 업계, 안팎에서 치이는 이중고 인쇄용지 업계, 안팎에서 치이는 이중고
김재호 2015-06-02 09: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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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에 수출경쟁력까지 악화우려
중국수입량 증가에 따른 내수시장 수익성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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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쇄용지 업계가 심상치 않다. 국내시장의 수요와 해외시장의 수요가 동시에 감소하는 추세인데다
수입물량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반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몰려있어 주요업체들은
생산능력을 감축시키는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출증대를 위한 노력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수비적인 포지션 구축이 우려되는 상황.
꾸준한 매출감소 위기에 처해있는 인쇄용지 업계의 현실을 짚어본다.

 

국내 제지산업시장은 내수 및 수출 시장 부진으로 재고가 증가하고 출하량과 생산량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1차적인 이유는 1990년대 설비증설이 집중된 것에 기인한다. 이후 디지털미디어의 확산으로 수요가 줄었기에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증가했다. 그동안 내수 초과물량은 수출시장을 통해 해소해 왔으나 국내시장보다는 수익성이 떨어지는데다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경쟁의 심화 및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시장의 수익성 저하가 내수시장의 공급확대를 야기하는 실정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총 지류생산량 대비 재고 비중은 2010년 15.1%에서 2012년 21%, 2014년에는 22,7%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쇄용지는 크라프트지 다음으로 높은 재고수준을 기록했다. 중질지의 재고수준은 66.4%이며 박엽지는 61.7%에 달한다. 아트지와 백상지를 합한 수준 역시 28.8%에 달했다. 2014년 국내 총 종이 생산량은 국내 경제 저성장에 따른 내수판매 위축과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 부진 등의 이유로 전년대비 1.8% 감소한 1,225만톤 수준에 머물렀다. 골판지원지의 생산량 증가와 위생용지는 선전했으나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 나머지 지종의 생산량, 특히 인쇄용지의 감소 폭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인쇄용지의 생산량은 6.4%가 줄었고, 신문용지 역시 4.2%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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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용지시장은 주요 원자재인 펄프 수요의 8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펄프가격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 예상됐다. 종이를 생산하는데 있어 필요한 제조원가 중 원재료의 비중이 50% 내외로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있었으니 그것은 원/달러 환율이었다. 2012년까지 국내 제지사들의 영업이익율은 펄프가격과 반비례하는 양상을 보였다. 2014년 들어 국제 펄프가격이 떨어지고 환율의 하락세가 지속 됐음에도 국내 제지업체들의 수익성성은 개선되지 않았다. 이는 환율 하락에 따른 원재료 수입단가 인하 효과보다 제품의 수출채산성 약화 효과가 더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2014년 기준 신문용지나 인쇄용지의 수출 비중은 각각52.3%, 38.8%로 2011년이전에 비해 10%p, 5%p 증가했다.

 

인쇄용지 업체들 공급감축 전망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국내제지산업 전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인쇄용지 시장은 전반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놓여 있다. 2014년 내수 및 수출 감소로 전년 대비 생산량이 6.4%감소했으나 전자 상거래의 활성화 및 디지털 기기의 보급확대로 수요의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국내 인쇄용지 생산능력은 연간 330톤에 달하지만 국내 수요는 220만톤에 불과해 인쇄용지 업체들의 생산능력 감축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 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이에 기존 제지업체들은 인쇄용지 대신 수익성 높은 산업용 인쇄용지 특수지 시장에 진출 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업체들이 수익성 높은 분야로의 진출을 위해 꾸준한 설비투자를 단행해 온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한솔제지는 2013년 장항공장에 약 2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해 총 18만톤 규모의 감열지 생산능력을 갖췄고, 무림페이퍼는 디지털지, 라벨지, 인크젯 용지 등 고수익 지종으로 업종 전환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330억언을 투자해 진주공장 2호기 설비를 개조한 면도 있다. 3/4분기 이후 수익성 개선이기대되는 부분이다.
복사지 1위 업체인 한국제지도 2013년 중국 특수지 사업자인 국일 제지를 이순해 스테인레스 스틸용 간지, 박리지 대지, 고급라벨지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처럼 국내 인쇄용지 업체들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고수익 지종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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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위기, 출구는 있나?
인쇄용지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을 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지 못하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개년 평균 이자보상비율이 1배 미만인 업체에는 신문용지업체와 인쇄용지 업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한계기업들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향후 재무구조가 개선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덧붙여졌다. 주요업체로는 무림페이퍼, 페이퍼코리아, 한솔아트원제지, 세하, 케이지피, 신풍제지 등이다. 그러나 골판지원지, 위생용지 사업을 하는 업체들은 이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었다. 또한 향후 시장 전망도 밝은 것으로 분석됐다.

골판지 시장은 인터넷 홈쇼핑 성장세 및 농산물 포장확대 정책 등으로 매출증가가 예상되며 위생용지 시장 역시 생활수준의 고급화로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소득수준에 비해 보급률이 낮은 성인용 기저귀 시장의잠재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중 FTA도 부담
업계에 따르면 2010년 말 198만t을 기록한 국산 인쇄용지 판매량은 매년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말 173만t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수입지는 같은 기간 17만t에서 25만t으로 47.1%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인쇄용지 시장 규모는 2010년 215만t에서 2014년 199만t으로 7.4% 감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한·중 FTA 발효가 제지업계에 긍정적 영향은커녕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커 인쇄용지 업계의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인쇄용지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과 디지털미디어의 확산으로 인쇄용지 수요가 잠식당하는 상황에서 수입지까지 늘고 있어 국내 인쇄용지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형국”이라고 토로했다. 이는 경기불황 장기화와 맞물려 세계 인쇄용지 시장이 공급과잉을 겪게 되자 다국적 인쇄용지 생산업체들이 수출확대에 나서면서 국내 시장도 타깃이 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발 인쇄용이 수입이 우려되는데, 우리나라는 지류 수입관세가 2004년부터 이미 ‘제로(무세)’인 데 반해 중국은 이번 한·중 FTA 협상에서도 기존 세율(평균 5%)을 그대로 유지시킨 데다가 증치세(부가가치세) 17%까지 추가 부담하도록 해 중국으로의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오히려 중국 제지업체들이 자국 시장의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수출에 적극 나서면, 중국산 종이 제품의 국내 유입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 월간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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