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useums 초청특별전 ‘인쇄문화의 꽃, 고판화’ K-Museums 초청특별전 ‘인쇄문화의 꽃, 고판화’
여기에 2015-07-02 22: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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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명주사 고판화 박물관 소장품을 국립박물관서 만나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선학)과 함께 2015년 6월 3일(수)부터 7월 20일(월)까지
기획전시실Ⅱ에서 특별전 ‘인쇄 문화의 꽃, 고판화’를 개최한다.
지역 공·사립 박물관의 소장품을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립민속박물관 ‘K-Museums 초청특별전’
첫 번째인 이 전시에는 ‘덕주사판 불설아미타경(德周寺版佛說阿彌陀經, 강원유형문화재 152호)’을 비롯한
고판화박물관 소장품 100여점을 선보인다.
취재 | 임성윤 기자(Printingtrend@gmail.com

 

인쇄문화의 꽃, 판화

국립민속박물관은 전국 공·사립박물관과 함께 새로운 박물관문화를 이끄는‘K-Museums 특별전’의 하나로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소장품을 서울로 초청,소개하는 ‘인쇄문화의 꽃, 고판화’특별전을 준비했다.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옛 판화를 수집·연구하고 널리 소개하는데 앞장서 온 박물관으로, 이번 특별전은 원주에 위치해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의 판화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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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인쇄술은 통일신라이후 불교 경전이 보급되는 과정에서 발전했다.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본으로 석가탐(751년 조성)이 세워지기 전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시대에는 대장경의 간행으로 목판인쇄가 대량으로 이뤄졌다. 부처의 힘으로 몽골을 물리치기 위해 시작된 팔만대장경 조판은 기술적으로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금속공예기술의 발전에 따라 고려 고종 21년(1234년)에는 ‘상정고금예문(詳定古今禮文)’ 50권을 금속활자로 찍었으며, 우왕 3년(1377년)에 간행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 전기에는 계미자(癸未字, 1403), 경자자(更子字, 1420년), 갑인자(甲寅字, 1434년)등을 주조하면서 금속활자 인쇄술의 완성을 이룩하기도 했다. 금속활자 인쇄술의 발전과 조선후기까지 계승된 목판 인쇄술의 전통은 유교문화의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이 중에서 판화는 판에 형상을 새겨서 찍어낸 그림으로 인쇄와 회화의 특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 대량으로 찍어 세상에 널리 전파하는 인쇄매체로서의 장점을 지니며 이를 통해 대중에게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예술성까지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판화의 발전과정은 판와의 쓰임과도 연결돼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세계 인소문화 속에 화려하게 꽃피웠던 우리 옛판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옛 판화가 지닌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서의 면모를 보색해 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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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의 역사와 쓰임을 볼 수 있는 기회

판화는 인쇄와 회화의 특성을 동시에 지니면서 흔히 ‘인쇄문화의 꽃’으로 불린다. 이번 전시는 옛 판화의 역사와 쓰임을 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부 세상을 밝히다_지식’, ‘2부 소망을 담다_염원’, ‘ 3부 멋을 더하다_꾸밈’으로 구성되었다.


1부 ‘세상을 밝히다_지식’에서는 지식과 정보를 세상에 널리 전파하는 인쇄매체로서 판화의 특징을 살펴본다. 판화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종교의 가르침이나 역사 등의 지식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었다. 많은 내용이 함축된 글자와 문장을 그림으로 압축하고 시각화한 삽화판화를 통해 종교의 정신, 윤리 지리 등의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내고 소설의 내용을 그림으로 재미있게 표현했다. 이처럼 판화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담아냄으로써 세상을 밝히는 역할을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교 덕목의 실천과 보급을 위해 간행된 것으로서 오늘날까지 유일하게 전해지는 ‘오륜행실도 목판(五倫行實圖木板)’, 아미타불의 자비를 찬양하고 염불을 외워 정토 왕생을 권하는 ‘덕주사판 불설아미타경(德周寺版佛說阿彌陀經, 강원유형문화재 152호)’, 효도의 경전으로 널리 읽혀졌던 ‘흥복사판 목련경(興福寺版目蓮經)’ , ‘정희대왕대비 발원 변상도(貞熹大王大妃發願變相圖)’ 등 어려운 내용을 그림과 함께 풀어 대중에게 전달한 목판과 판화를 소개한다.


2부 ‘소망을 담다_염원’에서는 인간의 소망을 담아낸 판화들이 전시된다. 판화는 인간의 소망을 담아내는 데 사용됐다. 불교에서는 사경(寫經)이나 불화 제작이 예불이나 공덕을 쌓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대중적 보급을 위해 불화를 판화로 제작하게 됐다. 또한 민간에서는 나쁜 기운을 막고 복을 가져다 주는 부적을 판화로 제작했다. 여기에는 까치와 호랑이 등이 판화의 소제로 많이 활용됐다.
자비로써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인 관음을 표현한 ‘선암사 오도자 관음보살(仙岩寺吳道子觀音菩薩)‘, ‘천수천안관음도(千手千眼觀音圖)’처럼 우리나라 대중불교 확장에 영향을 준 판화도 볼 수 있다. 또 나쁜 기운을 막고 복을가져오는 ‘삼재(三災) 부적’, ‘호작도(虎鵲圖)’ 등 선조들의 소망과 정성이 담긴 판화들도 함께 전시된다.


3부 ‘멋을 더하다_꾸밈’에서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데 널리 이용된 문양판화와 대중예술로서의 회화판화가 소개된다. 판화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가꾸는데에도 널리 쓰였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사회 경제의 발달로 문화가 다양해지면서 예술이 활성화 됐을 뿐 아니라 생활기물을 장식하려는 욕구가늘어났다. 생활공간을 꾸밀 꽃과 새그림, 풍경 등 그림판화의 제작이 증가했다. 목판에 문양을 새기고 종이에 찍어내 책표지나 옷작을 꾸미고 길상무늬를 옷감에 찍는 등 생활에 멋을 더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책표지를 장식하는 데 사용되었던 능화판화, 꽃과 새, 길상문자 등의 문양을 찍은 이불보, 시전지 같이 생활에 멋을 더한 판화, 사군자를 소재로 한 화훼도(花卉圖)의 유행을 엿볼 수 있는 ‘묵죽도(墨竹圖)’, 다색판화로 제작된 ‘십장생도(十長生圖)’ 판화도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회화에 큰 영향을 준 중국의 화보(畵譜)인 ‘개자원화전(芥子園畵傳)’ 초간본, 일본 히로시게(安藤廣重, 1797-1858) 의 우키요에(浮世畵) ‘야마나시의 사루하시 풍경(甲陽猿橋之圖)’은 최초 공개 자료로 전문가와 일반인들의 눈길을 끌만 한데, 우리 판화와 중국, 일본 삼국의 판화를 비교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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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와 함께 펼쳐지는 판화인출(印出)·판각(板刻) 시연


이번 전시에서는 판화 유물 전시뿐만 아니라 목판을 종이에 찍어 내는 인출 및 판각 시연과 국제학술대회도 진행된다. 전시 기간 중에는 일요일마다 전시장에서 한국 판화의 인출 시연이 펼쳐 진다. 또한 오는 7월 5일 국립민속박물관 대강당과 로비에서는 한국과 일본 판화의 비교를 주제로 하는 국제학술대회와 교토 운소도(芸艸堂)의 우키요에 판각과 인출 시연이 열릴 예정이다. 인출 시연과 국제학술대회는 옛 판화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소장품을 서울에서 감상하는 기회국립민속박물관은 지역 공,사립박물관의 소장품을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장에서 소개하는 ‘K-Museums 초청 특별전’ 프로그램을 올해 처음 시작한다. 그 첫 번째 대상인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옛 판화를 수집·연구하고 널리 소개하는 데 앞장서 온 사립박물관이다. 이번 전시는 원주에 소재해 있어 일반인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소장품을 서울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써 세계 인쇄문화 속에 화려하게 꽃피웠던 우리 옛 판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옛 판화가 지닌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서의 면모를 모색하는 자리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전시 종료 후에는 9월부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순회 전시가 펼쳐질 예정이다.

 

<출처 월간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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