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술의 비약적인 발전 기록물의 의미 뛰어넘는 작품 종이
김재호 2014-11-04 15: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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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에 접어들면서 인쇄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본격적인 인쇄술의 모습을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먼저, 인쇄술은 1445년경에 독일의 구텐베르크(Gutenberg)가 연활자를 주조해 내는데 성공하였으며 활자로 조판을 한 후 포도압착기를 응용하여 만든 평압식 인쇄기로 성서를 인쇄해냈다. 이것은 인쇄기를 이용한 최초의 볼록판 인쇄였다. 그 뒤, 산업화를 거치며, 1798년 독일의 제네펠더(Aloys Senefelder)가 석회석의 일종인 대리석에 쇠기름을 원료로 만든 인쇄잉크로 글씨를 쓴 다음 질산으로 대리석판을 부식시켜 볼록판을 인쇄하였다. 그 과정에서 대리석이 다공질로서 수분을 오래도록 함유하여 지방성인 인쇄잉크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서 석판인쇄의 원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것이 평판인쇄의 시초가 되었다. 

 

 그 후 종이는 산업화를 거쳐 가며 점차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아울러 기록해야 할양이 많아짐에 따라 중세시대나 그 이전과 같이 계급별 질적인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기록지에서 값싸고 질 좋은 종이를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1883년에 정부가 인쇄기계와 연활자를 수입하여 박문국을 설치한 것이 처음이었다. 제2의 물결은 산업혁명 이후 일어난다. 중세 수도원과 귀족들에게 한정되었던 도서관의 정보 수혜계층은 인쇄술의 발달과 시민사회의 성숙으로 문자를 읽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로 확대된다. 도서관을 매일 일정시간 동안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는 혁명적 시도가 호응을 얻으면서 한동안 도서관은 보관소보다는 지식의 요람으로 더 큰 입지를 획득하게 된다. 이른바 도서관의 ‘공부방’ 기능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다.


종이 인쇄술의 발전으로 인한 현대사회의 모습
사회는 점차 용도의 다양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 개성추구의 두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종이는 단순한 기록물의 의미를 뛰어넘는 하나의 작품으로서 모습을 갖추어왔다. 그러면서, 용도에 따른 다양한 재질의 종이들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보다 인쇄가 잘되는 종이부터 시작해서 공작용 색종이, 사진용 특수지, 감열지, 잉크젯 기능지 등 그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해졌다.
잉크, 레이저, 열 등등과 같이 종이의 목적이 다양화 됨에 따라 사람들의 일상생활에도 점차적인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기록물 그 이상을 넘어 인쇄술은 사람들이 미쳐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연속선상에 올려놓기도 하고, 그들만의 개성이나 다른 특징들을 종이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또한 질 좋은 종이와 인쇄물 및 기록물의 발전은 현대미술의 대양한 재료감이나 한층 풍부한 감성을 표현해 낼 수 있도록 발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종이 인쇄술 발전의 이면
최근에는 종이생산의 필수요소인 나무의 무분별한 벌채와, 인쇄를 위한 수많은 화학재료들의 남용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해져, 대안을 내세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Double A사와 같은 경우는 종이를 만들기 위한 나무 벌채구역을 따로 조성해, 회사 내에서 매번 나무를 심고, 그 나무 안에서 다시 생산을 하는 이른바 하우스식 나무재배법을 고안했다. 잉크 소재역시 친환경 소재의 잉크를 채택함으로서 다시금 재활용 할 수 있고, 잘못 인쇄되거나 버려진 잉크라도 재가공 공정을 거쳐 재활용 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 등을 연구 중에 있으며, 이와 같은 종이 인쇄의 개념을 뛰어넘어 점점 인쇄술도 온라인화 되어가기 시작한다. 정보사회의 분위기에 편승해, E-book이나 전자앨범, 전자 신문 등등 종이 생산량의 감축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대체방안 뿐만 아니라, 휴대성과 보관/보안성까지 향상된 인쇄매체물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종이와 미래사회
현재 종이를 대체하는 발명품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아이패드는 미국 애플사가 만든 LED 백라이트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태블릿 컴퓨터를 통칭한다. 특히 아이패드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부터 출판물에 대한 타깃을 목표로 태어난 제품이기도 하다. 출판시장에 있어 기존에 애플이 음원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듯이, 아이패드는 출판물이라는 콘텐츠 시장을 잡기 위해 나온 제품이다. 현재 북미 지역에서는 아이패드를 활용한 출판시장에 큰 영향력과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기존의 잡지를 읽는 것과 같은 환경을 제공하여 아이패드로 출판물을 접하는데 있어 좋은 예를 보여준다.


노트슬레이트는 다양한 미디어 기능은 존재하지 않지만, 컴퓨터의 저장과 입력기능을 이용하여 만든 단순한 태블릿이다. 2010년 6월에 출시된 노트슬레이트는 다양한 미디어 기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스타일러스 펜을 이용해서 마치 칠판에 분필로 필기하듯이 필기하고 지우고 저장하고 이메일로 보내는 것만 가능하다. 이 제품은 1080 X 750해상도의 e잉크를 사용하고 있고 두께는 고작 6mm에 불과하며 무게도 280그램으로 무척 가볍다. e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이 무려 180시간에 달하는 것과 가격이 99달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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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Reader는 두껍고 무거운 책 수십 권을 간단히 리더 하나로 가지고 다닐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LCD로 인한 눈의 피로는 새로운 잉크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여 방지해준다. 책들의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이미 전세계적으로 상용화돼있으며, 한국에서도 언제든지 구할 수 있다.
전자종이란 종이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며 종이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든 전자장치로, e-페이퍼라고도 한다. 현재 전자종이는 작은 공이나 캡슐 들을 이용해 잉크의 효과를 내는 방식과 기존의 액정디스플레이(LCD) 등 평판 디스플레이를 더욱 얇게 만들어 종이 효과를 내는 방식 등 2가지 원리를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는 미래사회를 이끌 10대 유망 기술에 전자종이를 포함시킬 정도로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이외에 전자 전도성 잉크와 디지털정보가 내제된 종이를 이용한 말하는 디지털 종이와 효소나 항체의 선택적인 반응을 이용해 필터, 음식물 포장재 혹은 개인 건강 진단기에 부착된 지표나 감지기 등에 응용하는 바이오활성 종이도 있다.


도서관에 불고 있는 ‘제3의 물결’
정보화사회 도서관의 대표 논자 F.W. 랭커스터는 “종이에 의존하는 시대에서 전자공학에 의존하는 사회로 이행되는 미래에는 세상 어느 곳에 가도 컴퓨터 단말기는 존재하며, 따라서 도서관은 시설로서의 도서관이 아닌 온갖 지식과 정보를 체계적으로 집적해 놓은 온라인을 통한 정보제공의 중심기지가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는 미래사회가 분명 ‘종이 없는 사회(paperless society)’로 이행될 것이라고까지 전망하고 있다. 다른 학자들의 생각도 이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일본의 문헌정보학자 가타기리는 도서관의 미래상을 전망한 자신의 저서를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 비유하여 ‘도서관의 제3의 시대’라고 했다. 또 다른 문헌정보학자인 도울린은 자신의 ‘전자도서관’의 제1장 제목을 ‘제3의 물결은 오고 있는 것인가’라고 정하고 있다. 그는 미래 도서관에서 사서의 역할을 “정보에 대한 접근과 그 보존을 보증하고 강화한다는 의식을 갖고, 데이터·정보·지식을 수집·축적·검색하고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도서관은 문자문화의 발생과 함께 시작된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종이와 인간 그리고 사회의 관계 고찰
인류사와 종이는 결코 뗄 수가 없는 상호불가결한 관계이다. 예수가 태어나기도 전인 몇 십만 년 전부터,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후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우리의 조상들은 동굴에 벽화를 그렸다. 그 후 종이의 모체인 파피루스부터 조금씩 발전해나간 종이는, 현재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기술 작품이다. 앞으로 나무로 만든 종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일반 책보다 훨씬 효율적인 전자책은 이미 나오고 있고, 앞으로 더 발전된 종이 및 매체는 끊임없이 발명되고 생산될 것이다. 앞으로의 기록매체는 무엇이 만들어지고 무엇이 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있는 한, 인간으로서 기록을 남기려 하는 마음은 영원할 것이다.

 

<출처 월간PT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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