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조선·해양산업의 혼조세, 뱃고동 소리 커질 수 있나?
이명규 2014-03-28 16:27:31

 

 

2014년 조선·해양산업의 혼조세, 뱃고동 소리 커질 수 있나?

 

<편집자 주>

전 세계 조선산업은 해양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상선 발주가 크게 증가하면서 큰 폭의 수주량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2014년 조선산업의 전망은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기대요인과 위협요인이 상존함에 따라 조선산업의 가시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호주, 러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가스생산 계획 등으로 인해 LNG선과 시추선의 발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반기까지는 양호할 것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어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 이명규 기자(press6@engnews.co.kr)

 

 

1. 조선, 해양산업, 2013년 되짚어 보기

2. 2014년 조선, 해양산업 전망

3. 2014년 조선, 해양산업의 키워드

4. 마무리

 

<메인> 

메인.JPG 

출처: 대우조선해양

 

1. 조선·해양산업, 2013년 되짚어 보기

전 세계 조선산업은 해양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상선 발주가 크게 증가하면서 큰 폭의 수주량 증가를 기록했다. 201311월 기준, 전 세계 누적 신조선 수주량은 전년 동기대비 93.2% 증가한 4,223CGT였으며, 신조선가는 6월 이후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국내 조선산업도 대형 컨테이너선, 제품운반선, LNG선 등 고효율선박과 미국발 비전통 에너지 수요로 상선 위주의 큰 폭의 수주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해운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조선산업이 회복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도에는 LNG선과 제품운반선의 수요가 다소 감소할 우려가 있으나 컨테이너선의 증가 지속 등으로 전년대비 약 3%의 수주증가를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1) 세계 조선·해양산업 - 선박 수주량 , 건조량

201311월까지 전 세계 수주량은 전년 동기대비 93.2% 증가한 4,223CGT를 기록했다. 해양플랜트 부문은 2012년 대비 위축된 양상을 나타냈으나, 고효율 선박 수요에 따른 대형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의 수주가 급증했고 미국발 비전통에너지 운송수요로 LNG, 제품운반선, LPG선의 수주도 증가했다. 하지만 고가의 해양설비 수주 부진으로 동 기간 수주액은 12.9% 증가한 899억 달러 수준에 그쳤다. 수년간 지속되어온 수주 부진과 해운산업 침체로 건조량은 전년 동기대비 24.1% 감소한 3,402CGT로 나타났다.

 

<그래프 1> 전 세계 조선산업 수주 및 건조량 추이 

그래프1.JPG 

출처: Clarkson

 

연초 대비 연간 수주잔량 기준으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증가 추세를 기록했다. 2013년 수주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양이라 할 수는 없으나 세계적인 구조조정의 여파와 수년간 누적된 수주 부진에 의한 건조량 감소로 수주잔량이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최근 전 세계 건조량 기준으로 약 2.5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물량이 집계되었다.

 

<그래프 2> 전 세계 신조선 수주잔량 추이 

그래프2.JPG 

출처: Clarkson

 

2013년 상반기 말을 전후해 거의 전 선종의 신조선 가격이 반등했으며, 선종에 따라 약 4~7% 상승했다. 2분기말 대비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가격 상승폭이 각각 5.0%6.7%로 비교적 크고 탱커와 가스선은 각각 4.1%3.7%를 기록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6월 이후 지속적으로 월 1point씩의 상승세를 나타내며 11132를 기록했다. 아직까지는 선가가 낮은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2013년 수주로 주요 조선소들이 상당 부분의 선표를 채운 상황이어서 선가는 완만하나 안정적인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프 3> 신조선 선가 추이 

그래프3.JPG 

출처: Clarkson

 

상선시장은 셰일가스 및 타이트오일의 영향에 의한 LNG선과 제품운반선 시장의 수주 증가, 고효율선박 수요에 의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수주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비전통오일에 의한 유가 하락의 우려, 선복량 과잉 우려 등으로 Drillship 발주가 크게 감소하는 등 해양시장은 위축된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 국내 조선·해양산업 - 상선 중심의 개선, but 해양부문의 수주 약화

2013년 수주는 상선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개선을 나타냈으나 Drillship 등 고가 해양부문의 수주 약화로 수주액 증가폭은 수주량 증가폭에 비해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311월까지 수주량은 전년 동대비 117.5% 증가한 1,392CGT를 기록했다. 동 기간 수주액은 전년 동기대비 36.8% 증가한 수준에 그쳐 371.5억 달러를 기록했다. 해양플랜트의 수주가 감소한 반면 상선 수주를 위주로 수주회복이 이뤄져 수주액 증가율은 낮게 나타났다.

 

<그래프 4> 국내 조선산업 신조선 수주량, 수주액 추이 

그래프4.JPG

출처: Clarkson

 

한편, 선종별 수주실적을 살펴보면 고효율 선박과 북미 비전통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지배적임을 볼 수 있다.

 

 

<그래프 5> 국내 조선산업 선종별 수주 실적 

그래프5.JPG 

출처: Clarkson

 

2013년 들어 Drillship 등 해양플랜트 부문의 수주는 공급과잉 논란, 미국의 타이트 오일 생산에 의한 유가하락 우려 등으로 크게 위축되었다. 반면, 컨테이너선, LNG, 제품운반선, 벌크선 등 상선 수주는 2012년 대비 급증한 양상을 보였다. 이중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경우 고효율선박 수요에 의한 수주 증가를 나타냈다. 또한 LNG, 제품운반선, LPG선 등은 미국의 셰일가스, 타이트 오일의 정제품 수출에 의한 수요로 수주량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건조량은 2012년 이후 감소추세를 지속했다. 201311월까지 건조량은 전년 동기대비 12% 감소한 1,173CGT에 그쳤다. 수 년째 지속되어온 수주 부진에 의한 수주잔량 감소와 해운경기 부진에 따른 인도 차질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2. 2014년 조선·해양산업 전망 - 조선·해양산업 혼조세, 하지만 기대요인 분명 있어...

해운산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고효율선박 이슈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다만 비전통에너지 관련 수요는 선복량 과잉우려 등으로 다소간의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에는 컨테이너선의 수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며, 일시적 선복량 과잉현상에 의해 LNG선의 수주가 다소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제품운반선의 경우에는 2014년 발주에 투기수요가 다소 가세한 것으로 보여 이 부분이 조정될 경우 수주량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세계 석유무역 시장의 양상이 과거 원유수출이 지배적이었던 점에 비해 최근 미국, 중동 등 대형 원유 생산국가들이 정제된 제품을 수출하는 형태로 점차 변화해 꾸준한 물동량 증가와 일정 수주량 지속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해양시장은 FPSO 등 생산설비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나 Drillship 등 리그선의 수주 감소 추세는 2014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급격한 수주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완만한 수준의 수주 시황 회복이 예상된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어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주량은 2013년 대비 약 3% 증가한 15.2백만CGT, 수주액은 약 10% 증가한 421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014년에는 선가의 소폭 인상과 FPSO의 수주 증가 등으로 수주량 증가폭에 비해 수주액 증가폭이 다소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는 것이다. 건조량은 2013년 대비 약 4% 감소한 1,230CGT 수준으로 예상되며, 연간 건조량을 상회하는 수주량의 영향으로 수주잔량은 2013년 말 대비 약 6%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 건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Drillship, LNG선 등 고가물량의 인도 증가로 수출은 약 15%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 국내 조선산업 추이 및 전망(단위: 백만CGT, 억달러, %)

구분

2010

2011

2012

2013

2014

한국조선산업

수주량(백만CGT)

11.3

14.3

7.6

14.8

15.2

수주액(억달러)

313.2

480.1

304.7

383.0

421.0

건조량(백만CGT)

16.0

16.1

13.6

12.8

12.3

수주잔량(백만CGT)

44.1

38.0

30.2

30.8

32.6

수출액(억달러)

491.1

565.9

397.5

370

425

출처: Clarkson, 산업통상자원부, 해외경제연구소

 

3. 2014년 조선·해양산업의 키워드

 

(1) 해양프로젝트, 드릴십보다는 FLNG?

현재 전통 가스 생산국가들은 미국의 셰일가스 때문에 장기 계획보다 빠르게 생산설비를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있다. 셰일가스 개발에서 기술적 주도권을 놓친 IOC들은 신규 가스전 확보 및 기술적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FLNG에 주목하고 있다.

 

(2) 상선시장의 변수, 벌크선?

전체적인 상선시장의 규모는 2013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기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가운데 성장의 변수는 벌크선이 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 경제성장으로 인한 발전용 석탄 수요 증가, 원전비중 감소와 러시아에서 공급받던 PNG를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럽의 석탄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국의 석탄 수출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에는 벌크선 선복 공급과잉에서 벗어나 수요증가율이 공급증가율을 앞선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들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3) 선박발주의 신호탄 - 유럽금융기관의 정상화 or 해운시장의 정상화 가능성은?

전 세계 선박금융 환경은 서브프라임(Subprime) 이후 급격하게 위축되었다가 2010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였으나, 2011년 유럽 금융위기로 인해 선박금융시장의 자금조달 공백이 확대되었다. 은행들의 선박금융 대출여력 감소로 선박 발주회사들은 자금조달 소요액의 부족분(Funding Gap) 대부분을 자체 신용을 통한 회사채 발행, ECA 등 신디케이트론으로 조달해왔다. 이러한 금융경로를 통해 2013년 상반기까지 2011년과 유사한 신조발주가 이뤄졌으나 20133분기 들어서는 이 같은 조달 경로 역시 다시 위축되고 있다. 은행 대출 정상화를 통한 선박 금융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유럽금융기관의 정상화 또는 해운시장의 정상화를 가정한다면 선박금융은 의미있는 선박발주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4) 연비와 환경규제 - 선박 교체 강력 유인요소로 작용?

2016년부터 NOx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등 배출가스 규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조선사들의 대응 및 선박엔진업체들의 ME-GI(DF저속엔진) 개발, 수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속도에 주안점을 두고 설계된 현재 보유 선박은 연비가 중요해진 지금 원가 측면에서도 적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적합하지 못하다. 실제로 환경규제를 배제하고 연비 격차가 10% 나면 선박 가격 차이가 19.2% 가량 발생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최근 건조되는 선박들이 10년 전 선박에 비해 최대 50%까지 연비 차이가 난다는 것을 감안하면 낮은 가격에 Eco-ship을 발주할 수 있는 지금 왜 발주를 해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거기에 실제로 배출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입항이 거부되는 2015년부터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4. 마무리

사실 선박인도 지연 등에 따른 조선업계 유동성 문제, 지역 기자재 업체(800개사) 침체 등 현장 어려움은 여전한 실정이다. 또한 중소조선사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R&D 삭감, 해양플랜트 전문인력과 엔지니어링 역량 부족 등으로 미래 성장동력 훼손의 우려가 점쳐지고 있다. 그 외에도 중국이 탄탄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고부가선으로의 산업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고부가가치선박 분야의 추격이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조선, 기자재 업계 유동성 모니터링 및 선박금융 지원 확대 유도와 기자재 업체의 실적 확보 지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중소조선소의 특성에 맞는 특화선형 개발에 대한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해양산업의 인력양성은 물론, 설계 엔지니어링, 기자재 국산화 등을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 마련에 힘쓸 필요성이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월간 엔지니어링 플러스 2014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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