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문화 - 선박발달사(5) 선박이 걸어온 발자취(임진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이명규 2014-05-07 11: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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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항공모함 나미츠호
출처. 한국해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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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자력잠수함
출처. 한국해양재단>

 

해양문화 - 선박발달사(5)

 

* 선박이 걸어온 발자취(임진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 현대의 선박

 

현대 상선은 전용화·대형화·고속화·자동화의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물동량의 증가로 화물을 효율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화물별로 특성에 맞게 설계한 선박을 이용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유조선, 광석 운반선, 석탄 운반선, 양곡운반선, 천연가스 운반선, 자동차 운반선 등이다. 특히 1960년대에 등장한 컨테이너선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정기선 화물 수송의 대부분을 맡고 있다. 이와 같은 선박의 분류는 선박의 추진장치나 재질이 아니라, 사용 목적에 따라 분류하는 것으로 과거의 그것과는 다르다.

선박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유조선이다. 유조선은 2차대전 당시만 해도 1만 6000톤 정도 의 원유를 싣는 선박이 가장 컸으나, 그후 점점 커져 1968년 30만 톤급이 넘는 유조선이 등 장하였다. 30만 톤급의 유조선을 초대형 원유수송선이라고 하는데, 줄여서 VLCC(Very Large Crude oil Carrier)라 부른다. 최초의 VLCC가 탄생하기까지는 당시 미국 해운선사의 설계담당 중역이었던 한국인 조선기술자 고영회씨의 역할이 컸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일본에서 건조한 최초 6척의 VLCC 중 한 척의 선명이 유니버설 코리아(Universal Korea)호 인데, 이는 한국의 조선기술자가 VLCC의 탄생에 기여한 공로로 붙여진 것이 아닌가 추측 된다. 이 선박의 특징은 그 당시 선박들의 길이, 폭, 깊이의 일반적인 비율보다 깊이의 비율 을 크게 확대한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속도는 느려지지만 톤당 건조 단가를 크게 낮추어 서 운영면에서 대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그 이후 건조되는 대형 유조선은 대부분 유니버설 시리즈의 비율을 따르고 있다. 그후에도 유조선의 대형화는 계속되어 1973년에 47만톤급의 유조선이 건조되었으나, 오일쇼크 후 대형화 추세에 제동이 걸려 현재 최대 선박은 30만톤에 못 미치고 있다.

현대 해상수송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선박은 컨테이너선일 것이다. 컨테이너선은 처음 등장한지 겨우 30여년 밖에 안 되었지만, 일반 잡화 수송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컨테이너선의 등장으로 화물의 하역 시간이 크게 줄어 전체적으로 선박의 이용효율을 크게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의 대형화도 속도가 빨라져 현재 6600TEU2)의 적재 능력을 갖춘 컨테이너선도 등장하였다. 이를 한 줄로 길게 늘어놓으면 서울의 한남대교에서 기흥 인터체인지까지의 길이가 된다. 참고로 우리가 고속도로에서 일반적으로 보는 긴 화물트럭에 실린 컨테이너의 길이는 40피트다.

20세기에 들어서자 세계 각국은 자국의 해양력을 키우기 위해 군함 개발에 경쟁적으로 투자 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여론이 군비축소로 흐르면서 1921년 미국 워싱턴에서 해군군축조약이 체결되었다. 그 뒤 워싱턴조약이 1937년에 만료되자 열강은 다시 거함을 건조하기 시작하였고, 그 중 대표적인 거함이 일본이 만든 야마도호와 무사시호이다.

이들은 길이 260m, 무게 7만 톤에, 구경이 18인치인 대포를 9문이나 갖춘 사상 최대의 전함 이었다. 미국은 이보다는 작지만 무게가 5만 8000톤에 달하는 아이호와호와 미주리호 등을 건조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전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모두 제구실을 못했다. 야마도호와 무사시호는 세계 최대의 대포를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채 항공기와 싸우다 침몰하였고, 미국의 아이호와호는 일본의 진주만 폭격 당시 침몰했다.

20세기 군함 중에 가장 독특한 것이 항공모함과 잠수함이다.

특히 항공모함은 현대 해전에서 그 엄청난 화력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쟁 억제력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항공모함 니미츠호는 무게가 9만 2860톤에 달하며, 30 만 마력의 원자력 추진으로 35노트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니미츠호에 탑재된 항공기 수는 90대이며, 승무원은 5000명에 달한다.

잠수함은 19세기 후반부터 여러 사람이 개발했으나 해군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가 세계대전을 두 차례 치르면서 그 중요성이 커졌다. 미국의 잠수함 노틸러스호는 원자력으로 추진되는 세계 최초의 선박으로 1955년에 완공되었다.

종래의 잠수함은 수상에서는 디젤엔진을 쓰고 수중에서는 축전지의 전력으로 전기모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오래 견디지 못하고 축전지의 충전을 위하여 자주 물 위로 부상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원자력 추진의 경우 공기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장시간 잠수할 수 있어 노틸러스호는 1958년 북극해의 빙판 밑을 잠항하여 태평양에서 대서양으로 빠져나가는 데 성공했다.

비군사용 선박에 원자력이 이용된 예로는 소련이 1959년에 쇄빙선을 원자력 추진 선박으로 건조한 것을 들 수 있다. 미국에서는 1962년에 원자력 상선인 사반나호를 건조하였다. 사반 나호의 건조는 상업적 수익보다는 원자력 상선의 안전운항을 증명하고, 원자력선 운영에 필요한 선원과 기술요원을 양성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사반나호는 상선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1965년에 일반 선박으로 개조되었다. 

미래의 선박도 대형화·고속화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가까워지면서 교역량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고속 수송에 대한 요구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여가생활에 대한 욕구도 커져 호화 유람선이나 고속 여객선의 수요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 현재 조선학계에서 가장 많이 연구하고 있는 것은 고속 화물선과 고속 여객선의 개발이다. 일본은 1000톤의 화물을 싣고 50노트로 항해하는 선박인 Techno Super Liner에 대한 연구 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이미 실용화에 들어간 공기부양선(Hovercraft)은 공기의 힘으로 선 박을 수면에서 공중으로 띄우고 항공기형 프로펠러로 추진하여 40노트 이상의 속도를 얻고 있다. 우리 나라의 남해안에서도 이러한 공기부양선이 취항하고 있다.

더 나아가 최근 한창 연구가 진행 중인 ‘해면효과익선(WISES, Wing-In-Surface Effect Ship)’은 항공기가 지 면 부근에서는 높은 고도로 날 때보다 양력이 커지는 원리를 이용하여 개발 중인 선박이다. 공기부양선이나 해면효과익선은 원리면에서 볼 때 항공기와 선박의 중간 형태라 할 수 있다. 형태도 항공기와 비슷하다.

 

※ 본 원고는 한국해양재단이 2010년-2011년 추진한 "해양교육교재 개발" 및 "해양교육 교과관련 콘텐츠 개발" 사업의 성과물을 기초로 작성되었다.

 

■ 한국해양재단 www.changpog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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