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퍼런스를 진행하는 마션케이 정종표 대표 / 사진. 로봇기술
3D프린터 건축 전문 기업 마션케이(주)(MartianK, 이하 마션케이)는 건설 자동화의 최전선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단순한 출력 장비 개발을 넘어 ‘비정형 건축’이라는 난해한 영역을 돌파하고 있는 이 기업은, 10년 넘는 기술 내공으로 현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마션케이 정종표 대표는 “로봇이 사람처럼 짓는 것이 아닌, 사람은 하지 못하는 건축을 로봇이 하는 시대”를 예고했다. 또한 “디자인은 3D인데 현장은 2D”라는 현실적인 괴리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건설용 3D프린터를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대상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같은 복잡한 곡선형 건축물이다. 목수가 짓기 어려운 구조, 표준화된 공정으로는 구현이 불가능한 형태들이 로봇 건축의 무대가 된다. 이에 정종표 대표는 “사람이 해도 되고 프린터가 해도 되는 건물은 로봇이 들어서기에는 가성비가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에 사람이 할 수 없는, 3D프린터 건설 로봇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NextCon 2025 마션케이 부스 전경 / 사진. 로봇기술
마션케이는 10m급 이상 대형 3D프린터를 1시간 이내에 세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는 이미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서 실전 투입되고 있으며, 해당 기술은 우주, 사막, 전쟁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건설 분야는 구조적으로 공장식 생산이 어려운 산업이다. 정종표 대표는 “대형 구조물은 현장에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산업화는 결국 ‘현장 자동화’에서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마션케이는 ‘역 디지털 트윈’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내세운다. 일반 디지털 트윈이 현실을 디지털로 복제하는 것이라면, 역 디지털 트윈은 가상 설계를 로봇이 현실화하는 구조다. 정종표 대표는 “우리는 현실의 빈 공간을 ‘출력 가능한 공간’으로 인식하고 로봇으로 구현한다”라고 설명했다.
마션케이의 3D프린터 건축 로봇 / 사진. 로봇기술
마션케이는 3D프린터 하드웨어뿐 아니라 재료, 공정 방식, 프린팅 방식 등 전체 생태계를 스스로 구축하고 있다. 직교형, 델타형, 켄틸레버형, 스카라형 등 다양한 프린팅 구조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양생이 필요한 시멘트 재료의 이송 및 경화 특성에 맞춘 화학 기반 재료 솔루션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도적 한계로 인해 아직 건축 프린팅이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마션케이는 NASA 주관 ‘화성기지 건설 3D프린팅 챌린지’에서 우승 및 입상하며,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건축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산업이기에, 제도와 안전 기준이 강하게 작동하는 분야다. 마션케이는 이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 다양한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정종표 대표는 “사람이 시공하기 어려운 환경이 우리가 주력할 시장”이라며, 비정형 건축, 인프라, 조경, 인테리어 등으로 기술 응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마션케이는 ‘건축하는 사람들이 만든 건설 로봇’이라는 차별점을 무기로, 현장 중심형 자동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그리고 그 기술은, 누군가의 집을 짓기보다 누군가의 미래를 짓는 데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