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원 <Fantasy>, 리여석 기타 오케스트라 <Recuerdos de la Alhambra>
한은혜 2018-07-02 13:20:56

글 이익상

 


경쾌함과 부드러움, 한없는 가벼움 혹은 화려하고 풍부한 표현력…. 3옥타브 음역을 커버하는 목관 악기 플루트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특징들이다. 플루티스트 서지원의 첫 앨범인 환상곡 소품집이 소니에서 발매되었다. 환상곡이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작곡가의 상상에 따라 자유로운 분위기로 쓰인 곡이다. 사전적인 의미로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을 있는 것처럼 상상하는 일, 또는 종잡 을 수 없는 생각이라고 풀이되지만, 어쩌면 그러한 의미에서 가장 음악적인 장르라고 할 수 있겠다. 첫 앨범의 주제를 환상곡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환상곡만이 가지는 특유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플루트라는 악기를 통해 전하기 위해서라고 연주자 스스로 밝히고 있다. 그의 의도대로 이 음반에는 7명의 작곡가들이 만든 다양한 환상곡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음반의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그 가운데 가브리엘 포레의 ‘환상곡 op. 79’의 경우 느린 부분과 빠른 부분이 잘 버무려진 구조이면서 전체적으론 귀엽고 통통 튀는 곡의 특징을 잘 살렸다. 또한 마지막을 장식한 게리 쇼커의 ‘Regrets and Resolutions(후회와 결의)’에서는 감미로운 멜로디로 시작해 화려하고 극적으로 마무리하는데, 제목에서 떠올릴 수 있듯이 연주자로서 지나온 과정, 그리고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느꼈을 후회와 그 후회들을 딛고 세운 새로운 결심들을 표현하기 위해 선곡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 나머지 곡들에 대해서도 흠잡을 데 없이 탁월한 음악성과 세련된 기교로 완성도 높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모든 곡이 개성 있고 아름다워서 한 곡 한 곡 집중 감상을 하면 좋겠지만, 다른 일을 하며 배경 음악으로 틀어 두어도 좋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플루티스트 서지원은 서울대 음대 관악 전공으로 수석 졸업 후 독일 쾰른 국립음대 석사 과정, 독일 프란츠 리스트 바이마르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또한 금호영재콘서트를 시작으로 한국과 독일에서 다수의 독주회를 가지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여 주었으며, 독일 예나 필하모니에서 1년간 객원 단원으로 활동하며 오케스트라와 실내악 활동을 통해서 음악적 역량을 키워 왔다. 현재 예원학교, 계원예술학교, 강원예고, 인천예고, 국립 강릉원주대, 강남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이번 음반에서 반주를 맡은 조강은 피아니스트 또한 오랜 기간 합을 맞춰 온 듯 정교한 호흡을 선 보였으며, 시원하고 명징한 터치를 통해 음반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글 | 이익상

서지원 <Fantasy>
서지원(플루트)
조강은(피아노)
S80385C/80358118385
녹음 ★★★★★
연주 ★★★★★
 


우리 일상과 가장 가까운 악기를 하나 꼽자면 단연 기타가 아닐까. 오랜 역사를 지닌 악기이면서 선율과 화음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악기가 바로 기타이다. 국내 기타 합주의 선구자를 자처하는 리여석 기타 오케스트라의 첫 앨범인 <리여석 기타 오케스트라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소니를 통해 발매되었다.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인 리여석은 한국 클래식 기타 분야의 원로이다. 그가 1971년 창단한 카르카시 기타합주단이 현재 오케스트라의 출발점이면서 한국 기타 오케스트라의 태동과 발전의 뿌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음반은 국내 최초의 기타 오케스트라 앨범이라는 상징성 외에 리여석 지휘자가 한평생 기타라는 분야에 묵묵히 매진해 온 것에 대한 하나의 매듭이자 헌정의 의미도 있다. 음반에는 모두 13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대부분 일반에게 잘 알려진 곡들이어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으며, 기타 연주에 맞도록 지휘자 본인을 포함해서 다양한 작곡가의 편곡 버전으로 채워져 있다. 단 하나의 악기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이지만, 그 성부 구성은 일반 오케스트라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알토, 프라임, 베이스, 콘트라베이스, 알토 쳄발로, 프라임 쳄발로, 퍼커션, 기타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다양한 편성의 기타군 악기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앙상블은 솔로 기타 연주와 비교해 훨씬 풍부하고 멋진 색채감과 하모니를 선사한다. 9번 트랙인 ‘Traveler of Wind(바람의 여행자)’의 경우 다양한 퍼커션을 추가해 단조로움을 탈피하고자 한 노력이 돋보인다. 앨범의 타이틀곡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5번 트랙)’은 1970년대 후반에 리여석에 의해 기타 합주로 편곡되어 초연되었으나 당시에는 아름다운 기타 독주곡을 합주로 만들었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간직하고 있는 곡이다. 경쾌한 기타 선율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싶을 때 이 음반을 트레이에 걸어 보자. 기타를 사랑하는 모든 전문가, 애호가들이 한 번은 들어야 할 음반이 아닐까 판단된다. 글 | 이익상

리여석 기타 오케스트라 <Recuerdos de la Alhambra>
리여석(지휘)
리여석 기타 오케스트라
S80389C/80358118389
녹음 ★★★★★
연주 ★★★★

 <월간 오디오 2018년 7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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