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국자동차연구원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COVID-19 이후의 충격에서 벗어나 빠른 회복을 보여왔으나 최근에는 성장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년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은 경자동차(Light Vehicle) 기준으로 8,883만 대로 전년 대비 2.2% 증가하였으나, 성장률은 `23년 10.2%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GlobalData는 올해 경자동차 판매량 전망치를 `25.4월 9,148만 대(전년比 +3.0%)로 제시했으나, 미국의 고관세 정책 및 이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등을 반영해 `25.6월 8,970만 대(전년比 +1.1%)로 수정했다.
한편, 전반적인 수요 둔화에도 전동화 및 디지털화 등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계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영향이 차량 수준을 넘어 공급망 전체로 확산 중이다.
2024년 글로벌 전기차(BEV+PHEV) 판매량은 26.1% 증가한 1,766만 대를 기록하며 성장률은 2023년 32.7% 대비 다소 하락(SNE Research)하였으나, 중국 중심의 꾸준한 성장이 계속되고 있어 2025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BloombergNEF)된다.
우리나라는 2024년 내수 역성장, 수출 둔화 등 어려운 환경을 경험하였고 `25년에도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일부 지표에서는 반등이 나타났다.
2023년 내수, 수출은 각각 3.3%, 20.3% 증가하고 생산도 13.0%로 크게 늘었으나, `24년에는 내수 6.5% 감소, 수출 0.6% 증가, 생산 2.7% 감소의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수출은 소폭이나마 성장하였는데 이는 미국향 수출이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24년 미국향 수출은 9.7%로 전년에 이어 크게 증가했으나 유럽향 수출은 14.6%로 크게 감소했다.
2025년 1월~5월 내수는 3.0% 증가하여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출·생산은 각각 3.9%, 1.9% 감소됐다. 일각에서는 미국, 유럽 시장으로의 수출 둔화가 수출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우려됐다.
내수 회복세와 함께 2023, 2024년 성장률 둔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배터리 전기차(BEV)의 수요도 회복해 `25.1~5월 기준 전년比 41.3% 증가(SNE Research), 美 `25.1~5월 판매량은 688만 대로 전년比 5.5% 증가했으나,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 이전에 발생한 선제적 수요 영향으로 해석되며, 유럽 `25.1~5월 판매량은 744만 대로 전년比 3.2% 감소(Wards Auto; 경자동차 기준)했다.
2024년 내수 역성장, 수출 둔화, 생산 역성장의 녹록치 않은 환경에서도 우리나라의 주요 부품기업(213개)의 경영 지표 및 R&D 투자 등은 개선 흐름을 보였다.
2024년 매출 합계는 124조 6,9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0.18% 증가에 그쳤으나, 같은 해 영업이익은 4조 5,1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하였고 영업이익률도 개선됐다.
완성차그룹 계열 5개사는 사업 구조 개편 등으로 인해 매출액이 3.5%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계열기업 외 대·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의 매출액은 각각 3.48%, 1.49% 증가했다.
성과의 질적 측면인 영업이익률도 `23년 3.13%에서 `24년 3.62%로 증가했으며, 비계열 대·중견기업에서 0.05%p 소폭 감소한 것 외 계열기업, 중소기업은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R&D 투자 합계는 `23년 4조 3,072억 원에서 `24년 4조 8,894억 원으로 13.5%의 큰 증가를 기록했으며, R&D 집약도(매출액 대비 R&D 투자)는 3.46%에서 3.92%로 증가했다. 양적·질적 지표 개선에도 글로벌 경쟁 기업 대비로는 열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부품기업의 영업이익률이 `24년 3.62%로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되었으나, EU에서 선정한 세계 2,000대 기업 중 103개 부품기업의 `23년 평균 영업이익률 7.5%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2024년 부품기업의 R&D 투자가 증가하였으며 완성차·부품기업 전체의 R&D 투자가 14~17조 원 규모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글로벌 주요 경쟁 기업에 비해 양적·질적 열위를 차지한다.
자동차 산업 전체 R&D 투자를 중국과 비교하면, 세계 2,000대 기업 등재 40개 中 완성차·부품기업의 2023년 투자 규모는 40조 9,640억 원, BYD·SAIC·Geely 3社 합산만 14조 7,210억 원으로 격차가 크다.
주요 완성차그룹 계열 부품사의 R&D 투자를 Toyota와 비교하면, 5개 계열 부품사의 2024년 R&D 투자가 2조 4,40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가까이 증가했으나, 日 Toyota 계열 7개 부품사가 `22~24년간 매년 1조 엔(약 9조 4,882억 원)의 R&D 및 자본투자를 실시한 것에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산업·기업의 혁신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R&D 집약도에서도 `24년 우리나라 주요 부품기업이 3.92%를 기록했으나, 세계 2,000대 기업에 등재된 103개 부품기업은 평균은 4.7% 기록했다.
한편, 그간 증가세를 유지하였던 자동차 산업의 연구 인력이 최근 감소로 전환된 것이 특징적이다. 2019년~2022년간 자동차 산업의 연구원 수는 증가해왔으나 2023년 전년 대비 약 9% 감소로 반전되었으며, 전체 연구원에서 자동차 산업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연구 인력 감소의 원인은 산업간 경계 약화로 자동차 산업에서 타산업으로의 이동 증가, 해외로의 유출, 산업 내 양극화에 따른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조직 축소 등으로 추정된다.
산업 패러다임 전환 대응을 위한 역량 강화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수년간 판매량 증가 둔화 및 경쟁 심화 가능성이 있어 민간·정부의 다각적인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자동차 산업의 위험 요인으로는 판매량 증가 둔화(완성차 전체 및 전기차 시장), 미래차 전환 수요·비용 증가(ADAS·연결성 수요 및 SW 등 비용 증가), 글로벌 경쟁 심화(中 내수 시장 및 中 기업의 해외 진출 가속), 지정학적 긴장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이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주요 과제는 사업 다각화보다 전략적 기술 개발을 통한 핵심역량 집중 및 구조적인 비용 절감, 중국과의 경쟁 대비 등으로 판단됨
우리나라 자동차 및 부품기업의 경영 현황 및 글로벌 환경 변화, 자동차 산업의 발전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부품산업의 구조 개편 및 고도화 방향을 제시했다.
통상 환경 악화 대응을 위한 다변화에는 신중한 대응 필요
우리나라는 1980년대 대미 수출 증가로 통상 압력이 강화되고 중국 시장 개방이 확대되자, 중국으로의 다변화를 추진하고 현지 자동차 및 부품 생산 능력을 급속히 확대했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 한중 관계 악화와 현지 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다시 미국 시장 중심의 전략을 전개하였으며 그 사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위상은 다소 정체된 바 있다.
한편, 자동차 산업에서 거래 관계는 기업 내 교역(Intra-firm trade) 비중이 높다는 점과, 국내 부품기업의 혁신역량 수준을 고려하면 국내 부품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확대에는 많은 투자와 시간 요구된다.
부품기업 입장에서 급격한 다변화 실현에 어려움이 있고 환경 재변화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도 있으므로, 생산 효율화 및 혁신역량 강화 등 기본에 충실하면서 현재 주요 시장의 점유율 유지·확대 도모가 필요하다.
국내 부품기업의 구조적 전환을 위한 효율적인 정부 지원 체계 구축
미국의 통상 압력 및 미래차 관련 중국의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 및 빠른 기술 혁신이 국내 부품산업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어 부품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및 효율적인 지원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부품기업의 글로벌 경쟁 기업 대비 열위에 있는 환경을 고려하면 혁신역량 강화 및 사업 전환을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한데, 성장성, 수익성, 혁신성, 재무안정성 등을 기본으로 전문 인력 보유 여부, R&D 투자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 중심의 효율적 지원이 필요하다.
한편, 전문인력·연구기관의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고 있는데, 수도권과 주요 거점 연계 체계 구축도 검토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전장 부품 중심지인 수도권, 충남 북부, 대구 등 3대 허브(Hub)를 연결하고, 주요 거점 지역(Spoke)과 네트워크형으로 협력하는 방사형 체계(Hub and Spoke) 등 검토해야 한다.
異 업종 협업 등 기업 간 협력 촉진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전략적 제휴가 중국 기업 간에도 활발해지면서 첨단기술 개발 및 상용화 속도 가속 중이다.
국내 산업 생태계도 전동화·지능화 기술 발전 및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 등에 힘입어 자동차 산업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므로 국내 부품기업의 사업전환 및 異 업종 기업간 협업 촉진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국내 기업 간 협업은 혁신역량 부족 및 중재자 부족으로 일부 기업 이외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산학연 협력뿐만 아니라 기업 간 협력 시범사업을 통한 성공사례 창출·확산이 필요하다.
다학제 전문인력 양성 및 재교육 시스템 강화
AI·SW 등으로 자동차산업의 생태계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전문 연구인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다학제 전문인력 양성 및 재교육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
전기차·자율주행 등 신기술·신산업 발전 속도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정책-산업-교육의 유기적 연계를 통한 연구개발 인력 확충, 직업교육 강화, 산학협력 확대 등 다층적 인력 양성 전략 추진이 필요하다.
중국은 2020년부터 배터리 학과를 30여개 대학에 설치하여 국가주도형 중장기 인재 양성을 계획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융합학과 등 첨단기술 학부 정원 증원 계획 발표하며 인재 양성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은 대학과 공동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R&D 및 인재 양성 부문에서 활발한 교류 체계를 지속하고 있으며, 사내 교육 프로그램 및 박사후 연구제도 등을 통해 내부 연구인력의 전문성을 제고 중이다.
이외에도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전환이 필요한 인력이 증가할 예정이므로, 첨단 장비를 보유한 지원 기관과 기업간 연계를 촉진하는 등 재교육 시스템 및 훈련 프로그램 강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