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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쟁력 강화가 핵심과제다
신용경제 2018-11-05 08:32:34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일자리다. 이에 대통령 집무실에는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해놓았지만 좋지 않은 결과가 지속되고 있어 안타깝다.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경제성적표 또한 좋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기업이 정상적으로 상품을 많이 팔수록 사람을 더 필요로 하게 되고 이러한 필요에 따라 창출되는 것이 바로 일자리다.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가능하나 민간의 세금 능력은 한계가 있고 경제가 어려우면 세금을 내기 어려워진다. 결국 경제가 잘된다는 건 기업들 하나하나의 물건이 잘 팔리는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 질서는 세계화가 되어있어 국내만 얘기해서는 현실과 맞지 않다. 가까이는 중국과 경쟁하고 있고 세계시장에서는 미국, 일본, 독일등이 우리나라와 경쟁하기 때문에 세계 전체의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물건을 잘 팔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기업의 경쟁력이 필수적이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서강대학교 석좌교수

 

악화되는 경기 상황
경기 상황을 판단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기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모두 현재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지난 8월 100 이하로 떨어지면서 앞으로 경제가 어려워 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심리도 심화되고 있다.
금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2.8%로, 우리 경제를 이끈 것은 바로 소비와 수출이다. 투자는 제로 수준을 보여 미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소비는 민간소비 대비 정부소비 증가 폭이 크다.
즉, 정부의 재정지출이 크다는 말이다. 이는 경제가 어려울 때 경기정책으로 쓰는 수단으로 좋은 구조라고 볼 수 없다.
지난 2월 이후 고용상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8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금융위기 이후 8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용률과 실업률도 전년동기대비 악화하여 우스갯소리로 “취업자 수가 천 명만 늘어도 잘됐다”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기업 활동과 무관한 보건복지·공공분야의 일자리와 60세 이상의 일자리만 증가했고 젊은 세대의 일자리 상황은 현저하게 좋지 않다.
특히 제조업의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제조업만으로는 일자리가 해결되지 않으니 서비스업에 치중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분석해보면 제조업이 있어야 일자리가 발생하는생산지원서비스가 있을뿐더러, 제조업이 잘되어야 고용이 되는 고용자의 비중은 전체 고용자 비중의 39%를 차지한다. 경기 파급능력과 일자리 창출 효과 면에서 제조업의 위축은 염려할 만하다.

정부는 민생경제를 위해 어려운 사람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고민했고 이를 위해 최저임금 올리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의욕이 앞서 추진 속도와 내용에서 현실을 가볍게 보는 실수를 범했다.
그 결과 올해 1/4분기 전체 소득은 4.2%가 늘었지만 실제 호주머니 소득이라고 불리는 처분가능소득은 1.4% 증가에 그쳤다. 이는 세금과 부채 이자, 연금 등의 부담 때문이다. 세금을 많이 걷을수록 민간 호주머니는 줄어들고 이는 민간 소비영역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함을 보여준다. 더불어 저소득층 소득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소득불평등마저 심화되었고 영세자영업의 대표 격인 숙박·요식업을 비롯해 부동산업 역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산업경쟁력 확보 절실
소득주도 성장은 근로자 전체의 소득이 늘어나야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의 구조로 전제 조건은 일자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명의 근로자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렸더니 일자리가 90명으로 줄었다면 10명의 소득이 사라지므로10% 임금을 올려도 근로자 전체소득은 늘어나지 않는다. 만약, 근로자가 20% 줄어들면 근로자 전체소득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돼 소비 또한 감소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결과를 보면 일자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임금을 올려서 소비를 늘린다는 흐름은 통계로 봐서 맞지 않다. 즉, 일자리의 안전성이 대단히 중요한데 이는 곧 일거리이고 일거리는 시장에서 내 몫을 확보하거나 더 늘릴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양극화에 대한 고민으로 ‘사람중심경제’라는 비전이 만들어졌다. 기본 취지는 사람이 능력을 키우면 그만큼 임금이 올라가고 기업도 경쟁력이 강화되기 때문에 사람의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기업에도, 노동자에게도 좋다는 것이다. 핵심은 사람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사람에게 투자하자는 것으로, 현재 세계시장에서의 산업 흐름에 비추어 봤을 때 사람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세계경제 시장에서 우리의 위치를 고려할 때 결국 미래산업의 핵심가치에 경쟁력을 가지는 게 연관된 모든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산업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핵심가치를 확보하려면 능력 있고 수준 높은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중요하다. 그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면 일거리가 확보되는 것이고 이로 인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양극화는 점점 더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최근 딜로이트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 순위는 5위이지만, 2020년 우리나라는 인도에 밀려 6위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중국 정부가 향후 30년간 산업고도화 3단계 전략을 통해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 전환하는 것을 국가목표로 설정한 ‘중국제조 2025’라는 해일에 가장 먼저 피해를 볼 나라는 한국이다. 당장 주요 중간재까지 수입대체를 할 것인데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무역파트너로 우리 상품이 시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론 중국 제조업이 경쟁력을 강화하면 세계시장에서 우리가 경쟁하고 있는 중국 상품의 마켓슈어가 늘어나고 우리나라의 마켓슈어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리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급변하는 산업 흐름에 발맞춰야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2025년에는 전기차가 일반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럴 경우 지금의 자동차 엔진은 사라지고 배터리, 구동모터, 모터제어기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면서 부가가치의 비중이 변화하게 된다. 따라서 전기차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배터리 경쟁력이 중요해진다. 현재 우리나라는 1세대 배터리에 경쟁력이 있어 이를 2~3세대까지 유지한다면 전기차에 대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쟁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자동차 생산에서는 하드웨어 부분만으론 충분한 경쟁력이 되지 않고 크게 네 가지 방면을보아야 한다. 먼저 R&D 부분은 앞으로 시제품을 만들 때 3D프린팅 기술 활용으로 점차 속도 경쟁을 요하게 된다. 3D 기술에 누가 더 좋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판매에 있어서도 현재는 대리점에 전시해 놓은 차를 세일즈맨이 설명하는 형식이지만 갈수록 디지털 형태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제조공장도 스마트 팩토리로 바뀌게 되어 모든것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인공로봇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 플랫폼 운영형태를 바꿔야 한다. 일차종 대량생산 체제에서 다차종 주문형 생산으로 바뀌는 흐름에 따라 한 플랫폼에서 여러 종류의 차종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 공장에서 하나의 차종만 만들고 있으나 외국의 BMW나 벤츠의 경우 이미 한 곳에서 5개의 차종을 만들고 있다. A/S도 직접 수리하러 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헤드쿼터에서 원격으로 상황을 파악해 그곳에서 바로 A/S 가이드라인이 나올 수 있는 체제로 바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함께 경쟁력을 갖춰야 자동차 경쟁력이 생긴다.
생활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의 경우 세계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제품 간 판매량은 큰 차이가 없지만 영업이익 80%는 애플이 독식한다. 이는 애플이 가격이 비싼 소프트웨어인 플랫폼(OS)과 콘텐츠 서비스 제공 능력에서 훨씬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제품이 우위에 있는 부품, 소재, 조립, 케이싱 등은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중국이 거의 따라잡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새로운 경쟁력을 키워야 할 때다.
우리 주요 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가 경쟁력을 가진 부분은 메모리반도체로, 시스템반도체는 경쟁력이 없다. 그러나 앞으로 나타날 새로운 산업 대부분은 시스템반도체를 요구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고급 자동차를 못 만드는 이유 역시 엔진에 들어가는 시스템반도체를 잘 디자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메모리반도체가 경쟁력이 있지만 중국이 엄청난 투자를 시행하고 있어 위험요소가 있다. 당분간은 격차를 유지할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중국이 공급하는 반도체가 시장에 출시되면 반도체 가격 하락의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궁극적 목표
정리해보면 현재 자동차에서는 배터리와 모터 부분에 경쟁력이 있으나 자율주행플랫폼이나 센서, 시스템반도체 설계능력 은 다소 떨어져 있다. 휴대폰도 앞으로 AI, 고성능 시스템반도체가 핵심가치이나 아직은 부족하므로 현재 우리가 확보하지 못한 핵심가치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의 핵심가치 중 몇 개라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며 그중 반드시 가져야 할 부분이 AI다. 제조업, 서비스등 모든 산업에서 인공지능이 핵심가치로 부각되므로 인공지능 부분에서 우리가 어느 정도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세계시장에서 우리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핵심가치 확보를 위해서는 투자와 인력양성이 필요하다. 단, 두 가지 모두 해내기 어려우니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투자의 경우 인공지능 분야에 중국은 3년간 18조 원을 투자했으나 우리나라는 지난해 약 2천억 원 투자에 그쳐 비교가 안 된다.
앞으로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것은 인재 분야다. 현재 AI 인재현황을 살펴보면 미국이 334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인재를 확보했다. 그냥 전문가 수준이 아니라 슈퍼탤런트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단 한 명도 없는 실정이다.
결국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궁극적인 목표로 대표적인 방법중 하나가 바로 교육이다.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지 못했더라도 모든 사람이 비슷한 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다. 이 때문에 유럽의 경우 대학까지 등록금 부담이 없다. 또 다른 건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교육 시설이나 커리큘럼에 대한 투자는 물론, 평생 교육으로 가야 한다.
당장에 중요한 건 직업교육으로, 산업현장에서 직무훈련을 시켜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직무훈련은 직무능력과 직무전환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할 필요가 있다.

 

※본 칼럼은 지난 10월 ‘제20회 호남미래포럼 조찬강연’에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발제한 내용을 본인의 동의를 얻어 기고문 형식으로 편집·게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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