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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성장으로 가라
신용경제 2019-11-08 11:33:09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국가미래연구원장

 

반등의 기미가 없는 경제 상황
최근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2020년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8~1.9%로 예상되는 금년의 성장률에 이어, 2020년에는 1.7~1.8%로 경제 성장률이 저조할 것으로 보이며, 이런 저수준의 성장률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실물경제의 흐름을 보기 위해서 전문가들이 주로 활용하는 경제지표가 경기동행지수, 경
기선행지수이다. 동행지수는 현 상태를, 선행지수는 앞날의 예상되는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지수이다.
그러나 경기에는 진폭의 사이클(Cycle)이 있게 마련이다.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면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게 경제의 특성이다. 관심은 그 추세(상향 또는 하향)와 변동 폭의
크기에 있다.
추세가 우상향이면 경제가 좋은 흐름을 보이는 것이고, 우하향이면 좋지 않은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상향 추세든, 우하향 추세든 그 흐름의 변동폭이 완만하면 경제주체들의 적응이 쉬우나, 그 변동 폭이 매우 크면 적응과 소화가 어렵다.
이 추세와 변동 폭을 동시에 관찰하기 위해서 도출된 개념이 ‘순환변동치’이다. 동행지수나 선행지수의 연간변동 폭이 지나치게 크고, 그 추세가 하향이면 경기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서 ‘지나치게’의 의미를 지수 상으로 표현하자면, 지난 5개년 변동 폭 표준편차를 2배 이상 초과하여 변동했을 때를 의미한다.
아래 그림들은 이런 관점에서 도출한 것들이다.
동행지수나 선행지수를 보면 2018년 5월경부터 경기가 가파르게 나빠지고, 나빠질 것으
로 전망하고 있음이 뚜렷이 나타난다.
특히, 2018년 10월부터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12개월 연간변동 폭이 동변동폭의 5개년 표준편차의 2배수 하한을 꿰뚫고 내려오고 있고, 경기 선행지수도 유사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3>에서 볼 수 있듯이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는 유사한 추세를 보여준다. 즉, 선
행지수가 하향이면 동행지수도 하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기 침체가 장기
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것이다.
<그림 4>를 보면, 현재의 경기 흐름과 상황은 1997~8년의 외환위기 시점, 2007~8년의
국제금융위기 시점과 유사하다. 다른 점은 두 시기의 경제위기가 ‘금융현상’에서 발생했
다면, 현재의 한국 경제 침체는 실물현상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반인들이 느끼는 체감은 금융위기 상황에 비하여 약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위
기는 통화정책으로 극복할 수 있는 특성을 갖지만, 실물현상에서 비롯된 침체는 그 대응
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기초체력이 강한 사람이더라도 일시적으로 혈액 순환이 잘 되지 못하여 어지럼증이나
뇌졸중 징후를 경험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돈을 넉넉히 풀어 돈이 돌게 해주면 징후가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기초체력이 쇠약해져 걷기가 어렵거나, 뼈에 구멍이 생긴 골다공
증에 걸려 있는 사람은 한번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기가 쉽지 않다.
우리 경제는 ‘산업’이 약해지고 있다. 집권 세력이 세계시장에서 모든 국가가 산업경쟁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는 현실을 가볍게 보고 ‘사회적 가치’의 추구에 전념한 결과이다. 경
제 활동의 세계적 동조화와 개방화의 국제 경제 질서 속에서 우리 산업은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만든 상품들이 시장을 잃게 되면, 상품을 만들 사람
도 점점 필요 없게 되어 일자리 얻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생산, 판매 활동이 위
축되면 경기는 침체할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 서민들의 민생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이런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들의 자율과 창의가 존중되는 경제 질서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러한 질서는 ‘혁신 생태계’의 구축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 경제 정책
의 전환에 의해서 가능하다. 기존 정책의 모든 구조를 혁신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조
정해야 하는 것이다.

 

필자약력
서강대학교 경제과 학사, 하와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 前 국제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서강대학교 경제연구소 소장,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장 겸 경상대학장, 한국국제통상학회 회장, 한국국제경제학회회장, 창조경제확산위원회 위원장,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現 GFIN 위원장, 민간미래전략위원회 위원장,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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