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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이 쏘아 올린 작은 공, 향후 과제는
신용경제 2017-11-01 15:03:20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장

 

 

최근 출범한 K뱅크나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엄격한 규제의 틀 안에서 신뢰 기반을 지켜왔던 금융권에 신선한 자극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휴대폰만으로 손쉽게 비대면 인증을 거쳐 언제 어디서나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기대해 온 변화다. 물론 아직 새로운 참여자들이 당장 선보이는 서비스의 범위나 종류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는 크게 엇갈린다. 관련 생태계 발전 여하에 따라 미래금융의 새로운 모습을 주도하거나 아니면 차별화에 실패하여 시들어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규제체계와 새로운 인프라의 조화 필요
아직은 파악되지 않는 위험 요소가 많아서 데이터 활용이나 금산 분리 관련 지배 구조 면에서 기존 규제체계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이 점차 풀려갈 경우 새로운 주자들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력은 급속도로 커지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촘촘한 규제환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참여자들보다 미래준비에 필요한 신속한 시장대응과 전략 구사 면에서 우월하다. 자본금 규모도 작고 몸집이 가벼운 데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포착 면에서 기존 참여자들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은 밀착형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과 분석을 통해 사용자 니즈에 부합하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등 다면적 시장에서의 생존전략을 선도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반면, 기존 은행권들은 전통적 규제체계와 칸막이식 인프라에 잡혀있기 때문에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시장흐름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은 과도할 정도로 강한 규제의 틀 안에 놓여있는 금융서비스의 핵심 영역에 와해적이고 근본적인 변화(disruptive and foundational change)를 촉발할 것이다. 우선 은행 접근이 어려웠던 계층들의 금융 접근성이 크게 제고될 수 있다. 또 보다 좋은 조건의 대출이 가능해지고 송금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향후 각종 새로운 금융상품이 개발될 것이며 자산운용도 보다 선진화될 것이다. 이에 더해 지배구조 관련 제약요인인 은산분리라든지 개인정보 및 예금 보호 등에 대해 시장의 신뢰가 구축된다면 기존 은행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웠던 개개인의 사정과 취향에 밀착한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관계망 (눈) 등 데이터 분석과 AI 엔진을탑재한 고객 밀착형 서비스가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것이다.
4차 산업 혁명의 물결에 노출된 사회 구성원들이 차원 높은 편리함과 경제적 효용을 선택한다면 금융안정의 틀 안에서 새로운 참여자들의 발전을 가로막을 이유는 없다. 규제산업인 금융의 영역에서 새로운 참여자의 성패 여부는 전적으로 기존 규제체계가 얼마나 새로운 기술로 구현되는 다양한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규제체계가 전통적인 형태로 남아 있게 되면, 핀테크 기반의 새로운 주자들은 주변적 서비스 향상 도구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반면, 보다 수용적인 체계로 발전한다면 중개기구의 역할을 거치지 않는 암호화 기술기반의 신뢰 토대를 바탕으로 당사자들 간의 직거래가 가능해진다. 결국, 미래 금융 생태계의 모습은 전통적인 검증방식과 새로운 인프라의 조화를 사회구성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려있다.

 

 

진정한 협업의 가치창출이 핵심
당장의 과제는 새로운 비금융주력자들에게 정당한 활동공간을 마련해주면서 그들 스스로 시장신뢰를 구축하도록 기회를 허용하는 것이다. 이때 각종 보안문제나 소비자 보호 관련 각종 위험 요소에 대해 안전장치를 구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기존의 틀을 바탕으로 한 과도한 우려는 분산체제 하에서 다른 방식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점을 고려하여 균형 있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과거에 경도되거나 편향된 시각은 자칫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준비하는 참여자들을 움츠리게 할 수 있다. 혁신과 안정의 균형잡힌 공감대 형성과정은 사회구성원 모두의 책무이다.
이미 진행 중인 작금의 변화는 시장 자체의 모습과 참여자들의 역할을 송두리째 바꾸어놓고 있다. 전통적인 칸막이식 규제가 아니라 시장 자체의 모니터링과 이해관계자들의 자발적 인센티브를 통해 시장규율이 작동하는 구조이다. 실제 선진국들은 생태계 조성 차원에서 샌드박스(sandbox)와 같이 새로운 규제의 틀을 구축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파악되지 않는 위험에 대한 우려로 인해 발아되고 있는 혁신의 씨앗을 말려 죽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융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개방형 시장 친화적 규제체계는 그 자체가 금융산업의 핵심적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이다. 기술과 더불어 규제역량은 앞으로 금융의 미래변화를 주도하는 양대 축이 될 것이다 .
인터넷전문은행 즉, 궁극적인 모바일은행은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만 부각되어서는 안 된다. 편리성과 접근성의 이면에서 지배소유구조와 연관된 각종 비리 위험, 개인정보의 노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금융서비스의 생산과 전달, 그리고 소비과정 전반에 있어 본질적 변화가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려면 기존 규제의 우려 시각을 다른 방식으로 녹여내야 한다.
즉, 통합된 위험을 특정 부처나 중앙집중적인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려는 발상 자체에서 벗어나야 한다. 금융서비스 제공자들 스스로 소비자 보호에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시장신뢰확보에 나서야 한다. 그간 폐쇄적으로 운영되어 온 우리 금융 산업도 점차 시장과 고객 중심의 자기혁신과 변화만이 생존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생존의 핵심은 바로 주변과의 다양한 연관, 글로벌 차원의 개방, 그리고 진정한 협업의 가치창출 방식이다. 이것이 초연결사회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는 시장 메시지이다.

 

 

새로운 금융 플랫폼 요망
이제 기존 은행들은 혁신적인 핀테크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나 그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서비스 제공에 있어 부족한 부분을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내부 조직을 재구성해야 하며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언제 어디서든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형성하여 온라인으로 모든 거래가 완료될 수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즉, 기존의 레거시(legacy) 체계를 새로운 환경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앞으로 은행은 플랫폼 사업으로서의 은행 서비스(BaaS: Banking as a Service)를 제공해야 한다. 은행업의 본질을 일종의 ‘플랫폼’으로 재정의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 중심의 사업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실제로 EU에서는 2018년부터 은행이 제3자 결제서비스 및 계좌통합 업체에 Open API를 제공해야 하는 ‘PSD(Payment Service Directive) 2’ 규제가 시작되었다. 일본도 이미 지난 5월에 은행법을 개정하여 은행이 Open API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BBVA 등 글로벌 은행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자체 Open API인 ‘BBVA API Market’을 열어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다. 은행 서비스가 허가받은 은행을 통해서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참여자들에 의해 제공되는 새로운 참여가 허용되는 개방여건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 프로파일링과 접근 가능성은 비즈니스 확장에 핵심요소다. 즉, 데이터 수집과 분석및 활용 관련 제반 여건의 구축은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라 할 수 있다. 이제 모든 경제주체는 데이터 분석을 통한 money-balling과 행동심리학적 분석에 기초한 soft nudge를 위한 개인정보 활용의 현실적 어려움을 파악하고 고착화된 레거시(legacy) 시스템과 유연하지 못한 조직 구조, 외부와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점을 자발적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도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각종 이슈는 기존 기득권의 시각에서 우려되는 부분들이 강조되는 측면이 과도하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인 준비 차원에서 다소 소극적으로 흐르는 경향을 부정하기 어렵다.
미래환경은 다양한 참여자와 방식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편의와 금융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서비스를 누가 더 잘 제공하는가에 관한 사회적 판단이 중요해진다. 이러한 공감대 형성이 바로 미래 규제체계의 핵심 근거가 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발전하게 될 인터넷 전문은행은 새로운 금융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변화에 신속적응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은 은행 서비스 제공자들의 미래 모습을 조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래의 IoT 환경에서 고객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고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데이터 분석기반의 틀을 갖추어야 진정 ‘시장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약력 _ University of Virginia 경제학 박사/ 前 美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은행감독국 이코노미스트, 우리금융지주 전략담당 전무, 수출입은행 비상임이사/
現 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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