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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제전망Ⅰ
신용경제 2018-12-03 11:08:32

윤창현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국내 경제 현황과 진단
통계청이 11월 22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에 따르면, 지난 3분기에 소득 최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131만 원 정도로 전년대비 7.0% 감소했다. 2분위 가구 월 평균소득은 284만 원 정도로서 전년대비 0.5% 감소했다. 1분위와 2분위 가구 소득은 올해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3분위부터는 소득이 증가했다. 3분위 월 평균소득은 전년대비 2.1% 증가한 414만 원으로 집계되었고 4분위는 전년대비 6.8% 증가한 569만 원, 5분위는 전년대비 8.8% 증가한 973만 원을 기록하였다. 1분위 소득 대비 5분위 소득의 배율은 5.52로서 3분기 통계로는 11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였다.
그런가 하면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6%, 전년동기대비 2.0%를 기록하였다.
하마터면 2%가 깨질 뻔했던 것이다. 전년동기대비 설비투자는 -7.7%를 기록하였고 건설투자는 -8.6%를 기록하였다. 이러다 보니 건설업의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가 되었다. 전분기 대비 0.6%인 3분기 경제성장률에 있어서 건설업 기여도는 -0.3% 포인트로 분석되었다. 건설업이 성장률을 끌어내린 셈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경기는 작년 2분기에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다. 작년 2분기는 현 정부가 출범한 시점이니 새 정부 출범 즉시 경기부양책부터 시행했어야 했던 셈이다. 그러나 부양책이 아닌 정책들이 대거 추진되었다. 예를 들어 SOC 예산을 대폭 삭감한 부분은 매우 아쉽다. 또한 2년 누적 29%의 최저임금 상승이라는 카드까지 나왔다. 임금을 올리면 경제성장과 분배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된다는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어젠다가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 이게 가능하다면 왜 다른 나라들이 화끈하게(?) 임금을 올리지 않았을까 자문해 볼 여지가 있다. 정책은 과감하게 시행되었고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다.
10월 단순노무 종사자 숫자는 356.1만 명으로 1년 전 대비 9.3만 명 감소했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이다. 통계 분류상 ‘단순노무’는 소위 건설현장의 막노동, 주유, 음식배달 등 보조 업무 일자리가 포함된다. 내수 위축에 최저임금인상이 더해지면서 가장 취약한 일자리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 확인이 된다. 이 분야 종사자들이 대부분 소득이 취약한 계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왜 소득분포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지 설명이 가능하다.

또한, 자영업자 숫자도 감소하고 있다. 10월 통계를 보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전년동월대비 10.1만 명이나 줄어들었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4,000명 줄어들었다. 정부는 최근까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늘어난다는 통계를 인용하면서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 이마저 감소하고 있다.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이 된다.

 

해외 부문의 위험성 진단
(1) 미국의 금리인상
미국의 달러는 전 세계가 사용하는 기축통화이고 미국만이 발행 가능한 통화이다. 다른 대부분의 국가는 자신의 화폐가 국제결제에 사용될 수 없는 비기축통화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이동 자유화 시대에 해외자본의 대규모 유출 위기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경상수지적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은 유입된 해외자본을 통해 적자를 메꿔야 한다. 그런데 미국에서 금리인상이 이루어지는 경우 해외자본 중 일부가 미국금리를 챙기기 위해 신흥국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신흥국들에 금리 인상이 매우 부담스러운 이유이다. 미국은 위기극복을 위해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하면서 달러를 엄청나게 발행한 바 있고 이제 위기의 그림자가 걷힌 상황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내지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
신흥국 입장에서 해외자본이 급격히 자국을 이탈하는 경우 경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 해외자본이 대규모로 유출되는 경우 주식의 대량 매도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고 이를 달러로바꾸는 과정에서 자국통화가치도 폭락한다. 주가와 통화가 한꺼번에 폭락하는 경우 외환위기와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우리나라도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어려운 상황을 겪었고 그 이후 달러유동성 관리에 주력하면서 외화유동성을 확보정책을 잘 시행한 바 있다. 700억 달러 수준의 연간경상수지 흑자, 그리고 4000억 달러 수준의 외환보유고는 우리의 거시건전성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외화부문이 잘 버티어주면 최악의 위기를 피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 하더라도 다른 신흥국들이 주저앉으면 우리도 힘들어진다. 최근 터키,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등의 국가들 상황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들 국가가 외환위기를 당하는 경우 우리도 같은 신흥국에 속해있다는 이유로 부정적 여파가 미칠 수도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덕스러운 상황에 잘대처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잘해야 할 이유가 많은 셈이다 .
미국과의 금리격차가 더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자본유출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사실 지금 국내 경제 상황은 매우 악화되고 있고 금리인상보다는 금리인하가 적절하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동안 우리도 경기회복에 박차를 가했더라면 지금쯤 금리인상이 단행되어도 큰 부작용 없이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경기회복을 달성하지 못한 채 세월을 보내 버리고 이제 국내 경기는 둔화하는데 금리 인상이 단행되는 상황이 나타났다. 가계부채 1500조의 시대에 우리 경제의 흐름이 힘들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2) 미·중 간 무역갈등 이슈
최근 미·중 간 갈등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금 트럼프대통령 주변에서 미·중 간 무역갈등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원래 캘리포니아대 교수 출신이다. 그는 2008년 집필한 『다가오는 중국과의 전쟁들』이라는 저서에서 중국이 미국에 위협적 존재가 되고 있음을 부각했다. 그는 2007년 중국이 자신의 통신위성 중 하나가 수명을 다하자 이를 추락시키지 않고 직접 미사일을 쏘아 위성을 파괴함으로써 그 잔해들이 지구를 돌면서 다른 위성에게 지뢰와 같은 역할을 하도록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의 군사작전이 인터넷과 통신위성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는 점을 간파한 중국군부가 미국의 역량을 약화하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중국의 위협적 움직임에 대해 경고를 했었다.
그는 또한 『중국에 의한 죽음』(Death by China)이라는 저서를 통해 미국이 중국에 의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주장을 한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있고 미국은 지금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가장 못마땅해하는 부분은 바로 사이버 절도 행위 즉 미국으로부터 핵심기술을 탈취하고 있는 부분이다.
미국의 마이크론이 중국과 진행하는 소송이 일례이다. 그동안 중국은 무차별적으로 미국의 핵심기술탈취에 열을 올렸고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취득한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값싼 임금, 정부의 각종 산업지원정책, 그리고 환율조작까지 더하면서 수출경쟁력을 확보하였다.
미국경상수지적자의 60%가 대중적자였던 적까지 있을 정도 로 미국은 중국산 제품을 엄청나게 수입하였고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시장에 자국 제품을 수출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하였다. 중국이 구축한 경제력은 곧 군사력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고 중국은 이제 신흥패권국의 지위를 넘보고 있다.
물론 미국도 가만히만 있지 않고 중국을 압박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을 하고 있다. 중국이 ‘제조업 2025’ 플랜을 통해 미국을 제치겠다는 식의 야망을 구체화하자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경제전쟁을 시작하였다. 보호무역적 조치를 통해 중국의 미국시장 접근을 차단하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물론 미국기업들의 부담도 증가하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 미국 경제가 올해보다 부진해질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 중 하나가 중국과의 무역전쟁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에 타격을 주기 위해 자신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압박을 지속하는 경우 중국의 손실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의 규모는 엄청나고 미국은 달러를 발행하는 유일한 국가이다 보니 경상수지적자를 걱정하지 않고 소비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다. 따라서 이 엄청난 시장이 닫히면중국은 대체시장을 찾기 힘들다. 최근 중국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고 해외기업의 중국이탈도 일어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고질적인 중국의 부채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위기가능성에 대한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의 기업부문 부채가 특히 이슈가 되고 있다. GDP의 160%를 넘을 정도로 큰 기업부문 부채로 인해 위기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상당히 불리한 모습이다. 중국의 상당한 양보가 있기 전에는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거두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주목해야 한다.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될 경우 우리는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반제품과 부품 중 상당 부분이 완제품화 하여 미국에 수출된다. 우리는 직접 미국에 수출하는 동시에 중국을 통해 미국에 간접적으로 수출을 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제품수입이 본격적으로 줄어드는 경우 우리는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19년 전망
(1) 세계경제 전망
IMF는 세계경제 성장률을 2018년과 2019년 모두 3.7%로 예측하고 있다. OECD나 세계은행도 비슷한 수준의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셈이지만 IMF의 전망치는 시간이 지나면 꼭 하향조정 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미·중 간 무역갈등이나 미국금리 인상 같은 악재의 부정적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고 보는셈이지만 언제든지 이 부분은 바뀔 수 있다.
미국의 경우 2/4분기 성장률(전기대비 연율 4.2%)이 내수와 수출 모두 호조를 보이며 전분기(2.2%)에 비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장 및 심리 개선 등에 따라 소비, 투자가 호조를 보이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도 있으나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이 하방리스크로 잠재된 상황에서 최근 경기둔화전망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전쟁을 하면 전쟁에 이기더라도 자국 부상자나 전사자가 발생하듯 미·중갈등으로 인한 손실도 일정 부분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의 성장률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성장률은 6.7%(전년동기대비)로 전분기(6.8%)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한 상황이다. 정부의 안정화정책 기조,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우려 등에 따른 투자 증가세 둔화가 이러한 움직임의 원인이 되었다. 미국의 통상압력 강화 등이 성장 둔화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중국 정부의 완화적 거시정책 대응으로 둔화속도는 완만할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 주식시장은 약세로 돌아섰고 지방공기업부채가 심각한 수준이라서 안심하기는 힘들다.

 

(2) 국내경제 전망
한국은행 자료를 중심으로 2019년 국내 경제에 대한 전망치를 살펴보자. 한은은 2019년 국내경제 성장률을 2018년과 동일한 2.7%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국제적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경우 2019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2.3%로 보고 있어서 약 0.4%만큼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2.7% 성장률 달성에 있어서 성장에 대한 지출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2019년에는 내수 기여도가 높아지고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8년의 2.7%중 내수의 기여분은 1.5%p, 수출의 기여분은 1.2%p인 반면 2019년의 경우 내수의 성장률 기여분은 1.6%p, 수출의 성장률 기여분은 1.1%p로 전망되고 있다.
고용상황의 경우 정부의 일자리예산 집행이나 소득지원 정책등에 힘입어 점차 나아지겠으나 일부 업종에 있어서 업황부진과 구조조정 영향 그리고 2018년 16.4%에 이어 다시 10.9% 상승하게 되어 있는 최저임금인상의 여파로 고용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전년동월대비 일자리 증가분의 평균치는 2018년 9만 명인 반면 2019년 16만 명 정도로서 다소 나아지겠지만 여전히 과거 30만 명에는 못 미치는 숫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의 경우는 다소 완화되겠으나 서비스업에 있어서는 도·소매업, 숙박업, 음식료업, 인력파견업 등을 중심으로 부진할 것으로 보여서 실업률은 금년 및 내년 모두 3.8%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표1>은 한은의 내년도 경제에 대한 부문별 전망치를 담고 있다. 민간소비는 2018년과2019년 모두 2.7%로서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고 설비투자증가율은 2018년 -0.3%에서 2019년 +2.5%로 전망되면서 내년도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2018년 -2.3% 2019년 -2.5% 로서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과 2019년의 수출증가율은 각각 3.5%와 3.2%로서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이고 수입증가율은 각각 2.1%와 2.7%로서 커다란 감소나 증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을 할 것인가
지금 우리 경제는 소득주도성장정책 추진속도를 대폭 조정하여 부정적 효과를 진정시킬필요가 있다. 또한 투자촉진과 규제완화를 통한 미래먹거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 한 분야가 혼자 버티고 있는 모습이고 이제 이마저도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으로 산업경쟁력이 훼손되면 핵심성장동력이 사라지면서 국가경쟁력이 하락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처하게 된다.
지금 정부정책에 필요한 것은 유턴이다. 180도 변화가 필요하다. 친노동 정책도 강도의 조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대 자동차의 경우 직원급여가 세계 1위 수준이다. 자동차가 세계 1위 제품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기득권을 줄이면서 경쟁력을 강화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기업이 존속시키고 발전시켜야 미래세대에게도 일자리가 주어질 것 아닌가.
노조도 힘들어하는 미래세대를 감안하여 전향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또한 복지지출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세입과 세출의 구조를 잘 따져가면서 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국가재정이 악화되면 국가부채가 증가하고 그 부담이 전적으로 미래세대에게 돌아간다. 미래세대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면 정책의 방향이 어느 정도 보인다. 3년 반 남은 현 정부가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긴 안목으로 경제 정책을 추진해야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명분만이 아닌 실리 형평만이 아닌 효율을 강조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세대를 위한 먹거리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 보다 깊은 성찰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약력
美 시카고 대학교 경제학 박사 / 前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 現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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