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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동아시아 필묵의 힘
신용경제 2018-03-05 10:39:38

서(書)는 모든 예술의 토대다. 동아시아에서 서를 빼고는 문예의 정체성을 말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한자와 필묵은 서의 소재나 도구, 재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서라는 키워드로 보는 동아시아는 더 이상 한국과 중국, 일본이 나누어진 나라가 아니라 필묵으로 하나 되는 공동체인 것이다. 이런 무한대의 함의를 가진 서를 동아시아 차원에서 문제 삼아 한·중·일 75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전시가 <동아시아 필묵의 힘 East Asia Stroke>이다.

 

 

한·중·일 서예가 75인의 작품을 한 자리에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이 2월부터 오는 4월 1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한·중·일 서예전 <동아시아 필묵의 힘 East Asia Stroke>展을 개최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의 전당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 공동체의 공통 언어인 서(書)를 키워드로 한 한·중·일 작가 75명의 엄선된 작품을 통해 동아시아 문예의 정체성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자리이다. 특히 21세기 동아시아 글씨의 횡단면을 그 어느 전시때보다 다양하게 보여줌으로써 한·중·일 최고 수준의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대작(大作)을 만나다
이번 전시에 한·중·일 75인의 작가는 자신들 고유의 작품 세계에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대작(大作)을 출품하였다.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우는 큰 사이즈의 서(書)작품들은 ‘서예’라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지루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시각 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평창올림픽 성공을 시작으로 다가오는 2020년 동경올림픽과 2022년 북경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담아 백지(白紙)에 한가득 영혼을 담아내었다.
문자영상 시대 서(書)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문화적 색채를 ‘서예’로 각인시키고, 특히 평창을 찾는 전 세계인들에게 동아시아의 공통언어인 필묵(筆墨) 언어를 널리 알리는 등 문자영상 시대 동아시아 서(書)의 진로와 방향도 함께 제시하고자 하였다. 더 나아가 <2018 평창-2020-동경-2022 북경>으로 이어지는 올림픽을 계기로 한·중·일이 동아시아 필묵 공동체를 형성하여 남북통일과 동아시아 평화 공존의 가능성을 열어젖히는 기회가 된다.

 

 

이종훈 李鍾勳 (한국)
風雪山中遊 풍설산중유 _ 400×200cm, 지본묵서, 2017
暮雪
急雪蒼茫欲暮天 亂風吹捲屋頭煙 孤懷悄悄匡床冷 手點茶鐺獨自煎
淡煙疏雪暗山城 攤藥燒香一室淸 盡日寂寥無別事 臥聽童子誦詩聲
저문 눈
갑자기 내린 눈 창황한데 날은 저물려하고 어지러이 부는 바람 지붕 위 연기 날리네.
고적한 생각 근심스럽고 굽은 상은 차가운데 노구를 점검하여 홀로 차를 달이네.
희뿌연 연무 성긴 눈발 산성은 어두운데 향을 펼쳐 사르니 방안이 맑아지네.
종일토록 고요히 별일 없어 자리에 누워 어린 아이 시 외는 소릴 듣누나.
제작의도 _ 이 작품은 대한민국 평창 일대 설원(雪原)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작 되었다. 아울러 평창올림픽을 찾는 전 세계인들이 동아시아 필묵 예술에 친근하게 다가 설 수 있기를 바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예신 葉欣 (중국)
平昌冬奧(五環冬奧) 평창동계올림픽
_ 134×291cm, 지본묵서, 2017

 

平昌冬奧
五環迎全球賓客, 冬奧聚天下英雄.
歲次丁酉大寒, 書爲平昌冬季올림픽. 葉欣於歆靜齋南窗下.
평창동계올림픽
오륜이 전 세계 손님들을 맞으니, 동계올림픽에 천하 영웅들 다 모였네.
정유년 대한절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하여 예신 흠정재(歆靜齋) 남쪽 창가에서 쓰다.
제작의도 _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이하는 내용이다. 대련의 글자체는 전서의 쓰는 법을 갖고 있던 서한의 예서로서 붓놀림에 행초(行草)의 필의(筆意)를 다소 덧붙였다. 동계올림픽의 장중함을 드러내면서 격정을 담고 있다. 흰 종이는 흰 눈이 빛나는 겨울철을 비유한다. 그리고 ‘平昌冬奧’ 네 글자는 자청색(瓷青色) 종이에 금가루를 이용해 철선전(鐵線篆)으로 적었고 그 밑에는 ‘상운’(祥雲)의 도안을 오려 넣었다. 두 개의 붉은색 인장은 멀리서 보면 궁등(宮燈) 밑의 알록달록한 술처럼 보인다.
붉은색, 노란색, 자청색은 모두 고대 황궁에서 즐겨 사용하던 색깔로서 작품 전체가 평창동계올림픽이 전 세계 최고의 행사임을 강조하고 그 성공적인 개최를 축원하는 상징적 의의를 가지는 한편, 장식적인 효과도 갖고 있다.

 

스즈키 교센 鈴木響泉 (일본)
神之又神 신지우신 _ 362×288cm, 지본묵서, 2017
神之又神
신지우신
신으로 모시고 또 신으로 모신다.
제작의도 _ 말의 신묘한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표현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갑골문자를 소재로 4자를 일체화시킨 구성으로 하고, 또 성김과 밀집, 크고 작음, 굵고 가는 변화를 더하였다. 붓의 움직임은 늘 마음이 가는대로 흐르도록 노력한다. 움직임이 있고 없고, 강하고 부드럽고, 윤기 있고 메마르고 등 변화무쌍한 글자의 선으로 생명력이 숨 쉬는 것이 서예의 가장 큰 매력이다. 먹은 번지는 효과를 내고자 청먹(일본먹)으로 연한 먹을 사용했다.

 

권성희 기자 song@mcred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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