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볼거리, 압도적인 테크닉, 유쾌한 정서까지. 충무아트센터(사장 김승업)는 오는 7월 20일부터 3일간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의 <돈키호테>를 선보인다.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루드비히 밍쿠스(Ludwig Minkus)의 음악과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의 안무로 1869년 러시아 볼쇼이극장에서 초연해 대성공을거두었다. 스페인의 낭만과 정열이 돋보이는 밝고 경쾌한 희극발레로 많은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스페인의 낭만과 열정이 숨 쉬는 유쾌한 발레
<돈키호테>는 비극적인 내용이 전혀 없고 시종일관 발랄하며 유쾌한 분위기의 희극발레라는 점에 사랑받는다. 작품은 스토리 전개 자체가 흥미진진할 뿐만 아니라, 주역들의 높은 기량과 클래식 발레에서 등장하는 화려한 군무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어 초심자부터 발레 마니아까지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취향저격 발레로 알려져 있다.
소설에서는 ‘돈키호테’와 시종 ‘산초 판자’의 무용담이 중심 내용이지만, 발레에서는 매력적인 선술집 딸 ‘키트리’와 가난한 이발사 ‘바질’이 주인공으로, 돈키호테 자신은 조연이 된다.
낭만적인 노년의 귀족 돈키호테는 허상 속 연인 ‘둘시네아’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나선 도중, 젊은 연인 키트리와 바질을 만난다. 두 사람은 가짜 자살연기까지 동원해 키트리의 아버지 ‘로렌조’와 돈 많은 멍청한 귀족 ‘가마슈’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키워나간다. 돈키호테는 풍차 괴물과 맞서고 큐피트와 숲의 여왕과 둘시네아를 만난 후, 그들의 사랑을 지켜주기로한다. 결국, 로렌조는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연극적 요소도 많은 <돈키호테>는 무용수의 정확한 표현력과 연기력 또한 중요하다. 그렇기에 키트리와 바질의 발랄함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가를 보는 것도 이 작품을 보는 묘미이다.
1막에서는 스페인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캐릭터 댄스는 물론 돈키호테, 산초판자, 키트리, 바질, 가마슈, 로렌조 등 주·조역들의 코믹한 연기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주인공 키트리와 바질의 파드되, 붉은 망토를 힘차게 휘날리며 추는 투우사의 춤, 볼레로보다 빠른 템포로 젊은 남녀가 추는 세기디야 춤 등이 인상적이다.
2막은 집시의 야영지에서 시작된다. 야영지 주변 풍차를 적군으로 착각한 돈키호테는 풍차를 향해 덤벼들고 풍차 날개에 걸려서 땅에 떨어져 정신을 잃고 만다. 이어지는 장면은돈키호테의 꿈속 장면. 숲의 여왕과 큐피드, 둘시네아의 모습을 한 키트리가 등장하는 이장면은 이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스페인풍 발레와는 달리 정통 클래식 발레 동작으로 구성되어 고전발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하이라이트는 키트리와 바질이 피날레를 장식하는 3막 그랑파드되(Grand Pas de Deux)이다. 이 춤은 그랑 파드되의 대명사적 존재로 클래식 발레의 파드되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평을 받으며 각종 갈라와 콩쿠르에서 독립적인 춤으로도 사랑받는다. 남성 무용수가 발레리나를 한쪽 팔로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동작과 연속 점프, 발레리나의 32회전 푸에테(Fuette)까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만큼 무용수들에게는 고난도 기술을 요하고, 관객들에겐 발레를 보는 큰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작품임이 확실하다.
이처럼 사랑, 우정, 판타지 그리고 모험까지 아우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스페인 민속춤, 고전 발레의 고난도 테크닉까지 두루 겸비한 <돈키호테>는 관객들을 사로잡을 준비를마쳤다.
진유정 기자 jin_yj@mcred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