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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일본다운 일본의 옛 수도 ‘교토’
신용경제 2018-11-05 09:56:51

일본인들의 마음에 고향을 상징하는 도시, 천 년의 고도 ‘교토(京都)’로 이동하였다. 이 지역은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하려다가 히로시마로 변경했을 만큼 전쟁의 그늘마저 비켜간 고고한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오래된 수도로 역사, 문화 유적이 풍부한도 시이다.
이 고장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의 옛 수도였으며, 자국민들의 전통과 풍습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수많은 세계 유산이 공존하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어우러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이로움마저 느껴지는 곳이다. 느림의 미학. 즉, 찬찬히 사색하면서 둘러보아야 의미를 되새기며 일본다움을 가장 잘 경험에 볼 수 있다. 일본의 옛 수도를 가리켜, 혹자는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칭한다. 그만큼 이곳은 이 나라 사람들의 정신적 문화적 고향으로 깊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사진 : 김정일
4·19 혁명정신 선양회 회장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상임고문
중앙대학교 총동문회 고문

 

세계문화유산 ‘니조성’(二條城)
막부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살았던 ‘니조성(二條城)’은 성전역이 국가 사적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적이다.
이 성은 교토 시내 중심에 있어 고베를 떠나 맨 처음 찾아갔다.
주변은 해자(垓字)와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어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그의 권위를 자랑하던 곳답다. 오사카에 도요도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세운 오사카성이 있다면, 교토 중심에는 니조성이 의연히 버티고 서있다. 옛 일본은 100년 이상 전쟁이 끊이지 않는
전국시대(戰國時代)가 유지되며 세력 다툼이 이어졌다. 그 당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전국시대를 통일한 도요토미 세력을 물리치고, 최후의 승자가 되어 250년간 막부 시대를 열었다. 니조성에서 그 시대 전국을 통일한 도쿠가와의 막강했던 권력과 권위를 엿볼 수 있다.
어느 나라든 역사의 중심에 막강한 권력을 누렸던 왕과 권력층의 문화나 유적들은 현존했던 과거를 증명해 준다. 권력을 누리는 것도 한때이고, 무상한 뜬구름 같지만, 그럼에도 꼭대기에서 세력을 과시했던 인물들은 현재에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역사의 물결 속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도 바로 이들이다.
1867년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 도쿠가와 막부의 마지막 쇼군인 15대 도쿠가와 요시노부(德川慶喜)가 왕에게 국가 통치권을 반환하고 왕궁에서 분리된 궁이라는 뜻의 리큐(離宮)로 바뀌었다. 이후 1938년 교토시 소유로 이전되어 지금은 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 성은 동서로 500m, 남북으로 400m 규모의 성벽을 쌓았는데 일본의 다른 성들과 달리내부가 화려하다. 원래 건물은 18세기에 화재로 소실됐고, 현재는 니노마루고텐과 혼마루고텐, 니노마루 정원이 남아 있을 뿐이다.

성의 가장 안쪽에는 쇼군과 부인, 하녀들이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성의 중심인 니노마루고텐에는 복도로 연결된 6개의 홀이 있는데, 각각의 홀은 다른 높이로 지어졌으며, 계급에 따라 안으로 들어갈 수있는 방에 제한을 두었다.
그 가운데 오오히로마(大廣間)는 쇼군이 지방 영주인 다이묘(大名)들이 방문할 때 영접을 하던 곳으로, 마룻바닥은 외부 침입자의 낌새를 알기 위해 발을 디딜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도록 설치되어 있다. 1867년 이 방에서 마지막 쇼군이 메이지 천황 앞에 무릎을꿇고 통치권을 넘겨주었다. 자신의 모든 권력을 어쩔 수 없이 빼앗겼을 때의 심정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의 다른 성들은 외부와 비교하면 내부가 단순한 편이지만, 니조성은 내부마저 화려하다. 여러 건물 가운데 성의 중심인 니노마루가 특히나 훌륭한 건축미를 자랑해 과거에 화려했던 권력층의 삶의 엿볼 수 있다.
한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라 한국어 안내판도 볼 수 있다. 한글판을 바라보면 자연히 임진왜란이 떠오른다. 도요도미(풍신수길)대신은 천하를 얻게 되자 조선에 수교를 청하였고, 조선은 한동안 중지되었던 국교를 다시 맺었다. 그래서일까. 부끄러웠던 옛날, 우리말과 글을 없애려고 했던 일본 도쿠가와의 심장부인 니조성에서 보는 한글은 눈물겹도록 빛나 보였다.
신들이 모셔진 ‘후시미이나리 신사(伏見稻荷大社)’
니조성을 떠나 찾아간 곳은 후시미이나리 신사(죽은 사람을 모시는 사당)였다. 후시미이나리 신사는 상업을 번성하게 하고, 농사는 풍년을 기원하는 신을 모신 곳으로, ‘여우신사’라고도 한다. 신사 안에서는 실제로 재미있는 여우상들도 볼 수 있다.
이곳은 신사까지 약 4km, 길 양쪽으로 이어지는 붉은 주칠을 한 토리히(신사의 경계 영역을 표시하는 입구에 세운 기둥문)가 매우 인상적이다. 2005년 상영돼 아카데미상 3개 부분을 받은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나와 더 유명해진 이곳은 산 정상까지 이어
지는 토리히 터널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8세기 초에 창건된 이곳은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어 계절에 상관없이 방문해도 좋은 곳이다. 자연과 어우러진 붉은 기둥 토리히 길과 고요한 신사에 빠지면 절로 무아지경 속에 빠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기업의 후원으로 토리히는 지금도 계속 세워지고 있는데, 오래전부터 일본이 다양한 신을 모시는 사당이나 신당이 많다는 것을 단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교토 최고 관광 명소 ‘기요미즈데라(淸水寺)’
후시미이나리 신사를 빠져나와 교토 관광의 백미인 기요미즈데라 사찰을 찾아갔다. 이 사찰은 8세기 말 교토 시내 동쪽에 있는 오토매틱과 산(音翊山) 중턱의 절벽 위에 세워졌다. 이 절은 교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전망을 자랑하는,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대 표 사찰 중 하나이다. 몇 차례 화재로 소실되었지만, 지금의 건물 대부분은 17세기에 재건되오며, 본당은 국보로 지정되었다.
139개의 거대한 기둥이 받치고 있는 절벽 위에 지어진 기요미즈의 무대를 비롯한 인왕문, 서문, 삼층탑, 종루 등 중요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1994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13만㎡에 이르는 광대한 부지에 지어진 이곳은 오랜 시간을 지나온 건물과 불상 그리고 계절마다 갈아입는 주위 풍경이 방문객의 발길을 끊이지 않는다.
사찰 안에는 사랑을 이뤄지게 비는 사랑 석으로 유명한 지주신사(地主神社)가 보인다. 기요미즈데라 이름의 유래가 된 오토와 폭포의 샘물 역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주신사는 본당을 나오면 바로 왼쪽에 있는데 이곳은 일본이 건국되기 전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본전 앞에 있는 2개의 바위는 사랑을 점치는 바위로 눈을 감고 한쪽 바위에서 다른 쪽 바위까지 무사히 도착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전해져 젊은이들에게 무척 인기가 있다. 두 개의 바위를 갖고 사랑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많은 이들의 눈길을 가도록 한 아이디어가 참으로 절묘하다. 동서고금 어디를 가나 자신이 사랑하는 이와 맺어지기를 기원하는 것이 보편적인 마음인가 보다.
지주신사를 나와서 오른쪽으로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 세 줄기의 물이 떨어지는 샘이 보인다. 맑은 물 즉 기요미즈 ‘청취’란 명칭의 유래가 된 셈이다. 기다란 손잡이가 달린 바가지로 이 물을 받아 마시면 학업 성취(왼쪽), 연애 성취(가운데) 건강(오른쪽) 등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줄지어 물을 받아먹는 재미난 광경을 볼 수 있다. 각각의 소원이 있다면 세 갈래 샘물 중 선택해 마신다. 필자는 소원을 빌라 하여 건강을 택하였다.

 

사람의 손길이 만들어 낸 ‘대숲’과 ‘도케츠교(渡月橋)’
교토의 마지막 여행지 아라시야마를 찾았다. 하늘을 찌를 듯 쑥쑥자란 대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맑은 공기는 가슴을 탁 트이게한다. 바람결에 댓잎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청량한 자연의 소리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대숲 초입에는 인연을 맺어주는 신을 모시
는 노노미야 신사(野宮神社)가 위치하고 대숲이 끝나는 지점에서 조금 올라간 곳에는 거침없이 흐르는 호즈강의 물줄기가 흐른다.
카메야마(龜山公園)는 주변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 위치하고 있다.
토계츠교(渡月橋)란 ‘다리 위에 걸린 달의 모습이 마치 달이 다리를 건너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하였다. 이태백의 시를 연상하듯 달과 다리(강물) 이름값을 톡톡히 보는 것 같았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유 중의 하나일지도 모른다.
이곳은 교토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헤이안시대(平安時代)에 귀족의 별장지로 개발된 이후, 교토의 대표적 관광지로 인위적으로 관리되었다.
사계절의 변화가 선명하며 특히 봄의 벚꽃, 가을의 단풍 명소로 유명하다. 목조로 된 길이 154m의 도게츠교는 아라시야마의 상징이다.
도게츠쿄와 게이후쿠전철의 아라시야마 역 주변에 청룡사와 여러사찰과 신사, 불상, 전각이 모여 있고 북쪽에는 대나무 숲과 수풀이 우거진 산의 출발점을 따라 작은 절들이 흩어져 있다.
일본의 교토를 여행하면서 그곳의 문화유산에 대한 면면을 둘러보았다. 가까운 나라 일본 또한 역사를 상징하는 훌륭한 유적들이 많이있다. 같은 동양권이지만 이국적인 정취도 느낄 수 있어 즐거운 발걸음으로 돌아다녔다. 그러나 한편으론 일본 식민지 시대를 떠올리게 되어 마음이 불편한 순간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서로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듯 일본이 식민지 시대에 잘못된 역사는 먼 미래 후손들을 위해 화해하는 길로 마음이 모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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