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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한산성>에서 배우는 경제
신용경제 2017-11-01 09:00:54

영화 <남한산성>의 인기로 가을을 맞이해 남한산성을 찾는 등산객이 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남한산성은 2014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되었다.
11월 가을 산행지 선택의 장애가 있다면, 남한산성을 둘러보며 소나무의 기상과 가을 단풍을 보며 역사 속의 교훈을 되새겨보자.

 

 

선택의 기로(결정 장애)
‘오늘 점심 뭐 먹지?’ 점심시간이 다가올 즈음 직장인에게는 선택의 고민이 있다. 직장인의 점심 선택 고민처럼 결정 장애를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 선택하지 못하고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 신조어로 ‘결정 장애’를 사용한다. 원래 심리학에서 쓰는 용어는 ‘결정 미루기’라는 용어로 유사한 뜻이다.
영화 <남한산성>은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을 기초하여 병자호란이 진행된 47일간의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조선의 제16대 왕 인조는 47일 동안 남한산성에서 벌어진 그 날의 치열했던 역사를 담고 있다. 남한산성에서 일단 청과 협상해 나라를 지키자는 주화파(主和派)와 끝까지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하다는 척화파(斥和派)가 대립을 한다. 영화에서 돋보이는 것은 대의명분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실리를 따를 것인가? 이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 치욕적인 아픈 역사와 나라를 지키는 실리와 명분을 갖고 다투는 모습을 불편함을 갖고 보게 된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가 ‘햄릿’에서 사용한 유명한 대사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이다.
선택의 기로에서는 누구에게나 고민이 많다. 청의 황제 ‘칸’이 보낸 최후통첩에 조정 대신들의 의견을 물으며 갈등하던 ‘인조’가 깊은 고민 끝에 전하는 “나는 살고자 한다. 그것이 나의 뜻이다”라는 대사는 생사의 기로에 선 임금의 절박함이 있다. 서로 다른 명분으로 주장을 펼치는 대신들 앞에서 위기의 상황에 처한 나라의 운명을 최종 선택을 했고 결국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 같은 백성들은 임금이나 사대부들이 명나라 황제를 섬기든, 청나라 황제를 섬기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저 봄에 씨 뿌리고 가을에 곡식을 거둬 한겨울에 배곯지 않기만 바랄 뿐입죠.”
어제는 임금이 얼어붙은 강을 건너게 돕고, 내일은 곡식을 얻기 위해 청군을 안내하려는 늙은 뱃사공의 선택은 사랑하는 손녀를 돌보기와 굶주림에서 탈출을 위한 선택이다.
하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선택이 어려운 사회, 공론조사방식 도입
원전 건설 재개냐 중단이냐를 두고 우리 사회를 둘로 분열시켰던 ‘신고리 5·6호기’ 문제가 시민들의 참여하에 민주적 숙의 절차를 통해 공사재개로 결정됐다.
우리는 어느 순간 선택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선택지가 양극단으로 대립할 경우 합의와 타협점을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다 보니 한국 사회는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불필요한 비용이 크다. 세계은행이 사회갈등지수를 도출해 국제 비교한 결과,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29개국 중 7번째로 사회적 갈등 수준이 높게 나온다.

 

 

 

 

신고리 5·6호기 문제 해결로 공론조사 방식을 도입했다. 공론조사 방식은 1988년 제임스 피시킨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제안한 여론 수렴 방법이다. 국민을 대표할 수 있게 표본추출한 소수 시민이 이슈 사안을 충분히 이해한뒤 내리는 판단은 신뢰할 수 있어 정책에반영할 수 있다는 조사기법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도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 고립된 조선의 처지와 다른 바가 없다. 사드 방어체계 배치,북핵 등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외교·안보적 현안 앞에서미·중 강대국들 사이에 둘러싸인 채 제대로 목소리를 못내고 있다.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이슈를 ‘정부안(공급자중심)으로 밀어붙이는 식’과 민주절차에 의한 공론조사(수요자 중심) 중 이분법적 시각으로만 결정해서는 안 된다.
영화 <남한산성>은 선택의 옳고 그름을 판단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병자호란은 임금이 남한산성을 나와 굴욕적으로 항복으로 끝나는 정도가 아닌 청군에게 조선 민간인 포로 50만 명이 잡혀간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조영관
신한카드 부부장. 경영학박사
「생존을 위한 금융경제의 비밀 26」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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