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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가득 찬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와야 할 현재
신용경제 2017-12-01 10:49:31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들
인간은 대개 현재 상태 그대로 머물고자 한다. 심지어 낯선 곳에 대한 긴장이 심해 새것에 대해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갖는 사람도 있다. 행동경제학에서 ‘현상유지편향’ 이라고 하는 인간심리는 보스턴대 윌리엄 새뮤얼슨(William Samuelson)과 하바드대 리처드 젝하우저
(Richard Zeckhauser) 두 교수가 1988년 발표한 ‘의사결정에서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 in Decision Making)’이라는 논문에 처음 소개되었다. 사람들의 현상유지에 대한 집착은 정신이 아니라 몸에서 온다. 사람 몸무게의 2%에 불과한 뇌가 전체 에너지의 20%를 소모하는 데다 생각에 몰두하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가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고안되었기에 에너지를 써야 할 변화보다 에너지가 불필요한 현상유지를 택하려 하는 것이다.
늘 하던 대로 하려고 하는 인간의 이러한 본능 때문에 소중한 돈이 걸린 투자 시에도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환으로 인한 이득보다 비용이 훨씬 더 크거나 대안이 현재보다 특별히 뛰어나지 않으면 새로운 투자처 보다는 기존의 투자처를 유지하려고 한다. 선택이 많을수록 아무것도 안 하고 다음으로 미룬다. 선택할 때도 어느 한쪽보다는 중간지점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가격도 중간대를 선호한다. 이렇게 익숙한 현 상황을 바꾸려 하지 않는 인간의 본능이 문제가 되는 것은 현 상태를 변경하는것이 더 합리적인데도 선택의 기준이 되어 버린 현재 상태, 즉 준거점(Reference Point)이 변화의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큰 변화를 추구할 필요는 없다
후회를 기피하는 심리가 강한 인간은 과거의 선택을 합리화하고 새로운 선택을 두려워한다. 그렇다 해도 중요한 투자의사 결정에서는 새로운 대안이 합리적이라면 이미 들어가서 회수할 수 없는 매몰비용(Sunk Cost)이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기업들은 이러한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여 Soft Selling(부드러운 판매) 기법을 만들어 낸다. 쓸수록 헌 제품이 돼가는 가전제품마저도 수개월이나 시험 삼아 이용하게 한 후 조건 없는 반환 조건으로 판매한다. 계약 유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번 수립된 정책이 관행처럼 여겨진다. 변화에 대한 비용이 과대평가 된다. 초기설정 값을 바꾸는 것을 귀찮게 여기는 인간 심리를 이용해 모금과 기부 행사가 펼쳐진다.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바꾸지 않으려는 심리는 장기기증에 대한 한 설문 조사; 디폴트 세팅(Default Setting)을 정하지 않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 경우 기증 동의율이 79%, 세팅이 장기기증 동의로 되어 있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만 별도로 의사를 표시하게 한 경우 동의율이 82%였지만 디폴트세팅이 장기기증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있고 기증에 동의하는 사람이 별도 의사표시를 해야 하는 경우 동의율이 42퍼센트에 불과한, 결과에서 드러난다. 별도의 행동을 취할 필요가 없게 세팅된 것이 존속될 가능성이 높은것이다.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해 큰 변화를 추구할 필요는 없다. 작은 훈련부터 시작이 필요하다. 뷔페식당에 일단 돈을 지불하고 입장하면 음식의 양과 상관없이 돌려주지 않는 비용은 잊어버려야 한다. 음식을 먹음으로서의 행복감과 과다 섭취로 지불해야 할 소화비용만을 비교해 더 먹을 것인지를 결정하고 위장이 허용하는 최대의 양을 먹으라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이미 지불한 돈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과다섭취로 인한 소화불량, 설사 등으로 말미암은 시간과 비용이 아까운 것이다. 이미 투자된 금액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싫어하는 손실회피 성향으로 매몰비용을 키우는 것보다 앞으로 더 투자될 금액과 그 결과로 얻어질 기대 수익만을 비교해야 한다. 써버린 돈이 아까워 확실치 않은 수익의 판을 키우면 안 된다. 매몰비용을 살리기 위해 더 합리적인 대체안이 폐기될 수는 없다. 현재시점에서 앞으로의 비용과 편익을 비교해 결정해야 한다.

 

실패 경험에도 매우 소중한 가치가 있다
모든 인간은 언제나 앞서 가는 자들을 따르도록 훈련되어있다. 경쟁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 상대방보다 그것을 더 잘하려고 하는 본능을 타고났다. 가격으로 승부하려는 상대에게는 더욱 싼 가격으로, 속도로 경쟁하려는 상대에게는 더 빠른 속도로 승부하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소비자가 일단 누군가의 스토리를 구매하고 그 이야기를 신뢰하고 있다면 그의 생각을 바꾸도록 설득한다는 것은 그가 틀렸음을 스스로 인정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고 인정하기를 싫어하며 무의식적으로 ‘현상유지’에 집착한다.
지금 상태를 벗어나 생기는 위험과 현상을 그대로 가져가서 생기는 위험은 절대 다르지 않다. 이사, 이민, 이혼, 이직 후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그대로 가만있었어도 그에 걸맞은 다른 좋지 않은 결과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별다른 일 없으면 하던 일 계속하려고 하지 말고 다른일을 찾고, 다니던 직장도 바꾸어 보고, 자주 가던 마트도 바꿔보고, 새로운 친구도 사귀어보고, 단골식당도 옮겨보는 것이 기쁜 세상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 변화를 시도했다가 손해를 봤을 때의 후회가 현 상태를 유지했다가 기회의 말 등에 타지 않아 손해를 봤을 때의 그것보다 절대로 더 큰 것이 아니다. 가만히 있다가 같은 손해를 보면 해보지 못한 경험 손실이 더 크다. 실패 경험도 매우 소중한 가치가 있다. 변화를 추구하다 발생한 손실은 보이지 않은 무형의 경험자산으로 상쇄될 수 있지만, 가만히 앉아서 당한 손실은 그 무엇으로도 상쇄될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기를 무척 싫어한다. 우리가 긴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살아가면서 내려야 할 선택들은 무수하다. 어떤 언론을 신뢰할 것인지,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 어느 통신사, 어느 학교, 어떤 자동차, 어떤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할 것인지가 쉼 없이 주어진다. 하지만 인간은 반복되는 이런 선택들을 행할 때 결코 최선의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대부분 자신도 모르게 현재 있는 상태를 그대로 선택한다.

 

 

한 번의 변화시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을 꿈꾼다면, 시장을 선점하지 못한 제품을 팔기 위해 이미 사람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경쟁기업과 비슷한 스토리를 만들어 낼 것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다른 스토리를 들려주고, 새로운 당신의 스토리가 사람들이 현재 알고 있는 스토리보다 더 재미있고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경쟁자가 속도로 나오면 가격으로, 품질과 기능을 들고 나오면 수량과 편리함을 들고 나와야 한다. 이미 현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것으로 경쟁하는 것처럼 바보 같은 의사결정은 없다. 제품이 시장에 하나뿐인 거 라면 다양한 용도로 초기 설정을 해놓고 변경이 불가능하거나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무료 백신이나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을 경우 사용자들의 시작화면을 자사 홈페이지로 변경하도록 기본 설정을 해 놓듯이 해당 상품을 떠올리면 자신의 제품이 떠오르게 주기적 반복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후일 자신의 제품보다 조금 더 좋은 제품이 등장한다고 해도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진 자신의 제품이 사라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우 강력한 더 좋은 제품이 출시될 경우, 완전히 다른 스토리로 무장된 경쟁 제품이 출시될 경우는 대비해야 한다. 현상유지편향에 빠진 소비자들이 절대로 새로운 제품으로 바꾸지 않으리라고 여기면 오산이다. 자신의 기존 제품에는 없던 간단한 스토리 하나가 보태진다면 기능이 앞서 있다 해도 자신의 제품이 설 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기예금에 그대로 둘 것인가, 빼내 주식형 펀드에 넣을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다가 결정을 못 내리고 그대로 정기예금에 둘 필요도 없다. 주식형 펀드에 바꿔 탔다가 주가가 폭락해 손해를 본다면 그것이 정기예금으로 그대로 두었다가 주가가 올라서 수익 대오에 올라타지 못해 생긴 기회비용보다 더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만큼이나 커다란 손실이다. 대개 이런 성향은 한 번 바꾸지 않으면 평생 유지된다. 한 번의 변화시도가 절대로 필요하다. 변화와 기회로 가득 찬 세상에 나와, 제한된 세계만 보고 간다면 이보다 더 큰 후회 거리가 또 있겠는가?
낯선 곳이 긴장을 주는 곳이 아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이 긴장하게 한다.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삶을 적극 가동하기 위해 현재를 한 번 떠나 봐야 한다. 호기심 가득찬 본래로 돌아와야 한다.

 

박병호
유은감정평가사무소장,
30대부터시작하는 부동산노테크저자
corei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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