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엑시트>에서 배우는 경제
신용경제 2019-11-08 18:09:37

조영관
신한카드 부부장. 경영학박사
「생존을 위한 금융경제의 비밀 26」 저자

 

난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
인간은 예로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대규모 재난들에 대비해 왔다. 개인 차원에서는 저축을 통해 기근에 대비했고, 외적(外敵)의 침입이라는 재난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국가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국내 영화계에서도 재난영화는 많은 관객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극장가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한 영화 <엑시트>는 대학교 산악동아리 출신의 청년 백수인 주인공 용남과 연회장 직원으로 취업한 동아리 후배 의주가 함께 재난을 탈출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치명적인 유독 가스가 도심 내 퍼져 칠순 잔치행사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이러한 상황에서 두 주인공이 산악 동아리 시절 준비된 체력과 스킬을 동원해 재난 상황을 빠져나가는 내용이다.
이외에도 재난을 주제로 다뤄 흥행에 성공한 국내 작품들이 다수 있다. 영화 <타워> 또한 108층에 달하는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에서 갑자기 화재사건이 발생한 내용을 다뤘으며, 영화 <터널>은 밀폐된 공간인 터널이 갑자기 무너져 홀로 갇혀 구조를 기다리는 내용이다. 영화 <부산행>은 바이러스 때문에 긴급재난 경보령이 선포된 가운데 안전도시인 부산까지 가기 위해 열차에서 사투를 벌이고, 영화 <해운대>는 휴양지인 해운대를 배경으로 쓰나미가 도시를 덮치며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다룬다.
 

재난의 경제학, 경기회복에 기여
프랑스 자유무역학자인 끌레드 프레데릭 바스티아(Claude Frdric Bastiat)는 ‘유리창이 깨진 이발소’를 예로 들어 재난의 경제학을 설명했다. 이발소의 유리창이 깨진 것은 이발사에게는 손해지만, 유리 공급 업자에게는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제품을 판매한 수익으로 재구매가 이뤄져 경제의 선순환이 되는 점이다.
이것을 재난에 적용해보면, 홍수와 지진으로 인한 손실은 일시적으로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으나 홍수가 지나간 후 진행
하는 건설작업은 경기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1994년 미국은 LA 대지진 이후 원조와 투자가 집중돼 경기 침체에서 탈출했으며, 이외에 1999년 대만 대지진, 2001년 미국9·11테러, 2010년 칠레 대지진,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에도 재난 복구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며 경제성장률은 높아졌다.
 

재난국가들의 빠른 경제회복과 한계점
경제학자들은 재난의 예방 및 대응뿐 아니라 재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왔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S 베커 시카고대 교수는 19세기 영국 경제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을 인용, “지진, 홍수, 태풍에 의한 재해와 전쟁의 참화를 겪은 국가들은 매우 빠르게 회복했다”고 주장했다. 베커 교수는 9·11 테러 직후 많은 사람이 미국 경제의 침체를 예견했지만 실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나 실업률은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난의 경제학에도 한계점은 있다. 재난 후 복구 과정이 경제에 도움이 되는 점도 있지만 그 비용이 다른 좋은 곳에 사용되어 더 큰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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