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대신 헬스클럽이나 요가센터 뜨는 이유
신용경제 2020-01-16 16:37:09

직장이나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한 잔의 술로 달래던 40~50대. 그들에게 술은 고단한 삶을 위로해주는 단맛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 20~30대, 밀레니얼 세대들은 술잔 대신 덤벨(아령)을 든다. 소비 경제의 새로운 주축이 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은 ‘덤벨 이코노미’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덤벨 이코노미(dumbbell economy)란, 아령을 의미하는 dumbbell과 경제를 의미하는 economy를 합쳐 만든 용어다. 건강과 체력 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스포츠 서비스업, 스포츠 시설업, 스포츠용품 판매업과 같은 시장이 큰 호황을 누리는 경제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왜 술잔 대신 덤벨을 들게 됐을까?

 

삶을 즐기고 싶다, 건강이 경쟁력!
20~30대, 밀레니얼 세대들이 화두다. 밀레니얼 세대에 관한 각종 서적이 서점가를 휩쓸고 있고, 회사에서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담팀이 꾸려지거나, 밀레니얼 세대에게 강의를 듣는 임원들도 있다. 기성세대가 이들을 이해하려 하는 것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고, 이들을 주축으로 한 개인의 콘텐츠가 강화되는 시대이며, 앞으로 몇 십 년간 우리 사회를 주도할 세대이기 때문이다.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은 곧 사회현상이 된다. 워라밸을 추구하는 이들은 개인의 삶, 가치, 행복을 중시한다. 때문에 직장 출·퇴근 이외의 시간은 취미 생활 및 자기 계발을 하며 자신의 삶을 즐기고 싶어 한다. 그 시간을 활용하여 자기 계발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건강해야 하며, 건강은 곧 경쟁력이 된다. 모든 일에는 건강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술잔 대신 덤벨을 들고 운동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헬스클럽과 요가센터의 급성장
덤벨을 드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증가로 전국적으로 헬스클럽과 같은 체력단련장은 급속히 늘고 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9월 말 기준 전국에 9,341여 개가 영업 중이다. 이러한 체력단련장의 신규매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2009년 신규 매장 수는 387개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829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새로운 형태의 피트니스센터도 점차 늘고 있다. 에임트레이닝랩은 콘텐츠와 IT를 결합한 스마트한 피트니스를 표방한다.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신개념 운동 모델로 웨어러블기기로 심박수를 측정해 운동 효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에임트레이닝랩에는 20~30대 밀레니얼 세대들이 주 고객층이다. 이들은 자유롭게 와서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에임랩에서 주관하는 동호회 모임을 통해 교류하기도 한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관계를 가지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여성전용 휘트니스클럽도 있는데 커브스가 대표적이다. ‘여성들의 신나는 운동 놀이터’라는 슬로건을 표방하는 이곳은 하루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근력 운동과 유산소운동, 스트레칭까지 운동의 3요소를 가능케 하는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해 2030 여성뿐만 아니라 4050 여성들에게도 인기다. 여성들만을 위한 공간을 지향하고 프로그램과 운동기구 등 모든 것이 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다스리려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요가와 필라테스센터도 늘고 있다. 100대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속하는 ‘아메리카 요가’의 전체 가맹점에도 밀레니얼 세대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4,300여 개의 관련 센터가 영업 중이며 연간 2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요가 인구의 증가에 따라 관련 상품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특히 애슬레저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슬레저란 운동과 여가를 합친 용어이고, 애슬레저룩은 운동을 하기 적합하면서 일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옷을 말한다. 롯데백화점은 애슬레저 전문 조직을 신설하고 매장에 글로벌 요가복 브랜드를 입점 시켰으며, 신세계백화점 역시 애슬레저 라인을 확장했고, 현대백화점은 요가 강좌와 상품판매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먹는 것도 바꾸자!
30대 직장인 K씨는 최근 점심시간에 샐러드를 배달시켜 먹는다. 늘어나는 체중을 조절하고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뿐만 아니라 식생활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처럼 체력 단련뿐만 아니라 식생활에서도 건강식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샐러드 매장의 증가가 이를 반증한다. 샐러드 매장의 주 고객층은 20~30대 밀레니얼 세대들이다.
㈜힘난다에서 운영하는 주시브로스그린과 힘난다버거도 건강 샐러드와 주스, 버거를 판매하며 밀레니얼 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2015년 이 브랜드들을 론칭한 ㈜힘난다의 허요셉 대표는 잦은 해외장기출장을 다니며 식사 대신 정크푸드로 끼니를 때우다 보니 몸이 망가져 가는 것을 느꼈다. 그때 접한 것이 건강샐러드와 주스, 건강 수제버거였고, 이 음식들을 먹으며 체중도 줄고 성인병이 없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식품 개발해 착수해 2015년 주시브로스그린과 힘난다버거를 론칭했다.
주시브로스의 주메뉴는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수퍼푸드샐러드볼’과 ‘클렌즈주스’이다. 식사대용 샐러드밥 메뉴인 ‘수퍼보올’은 신선한 그린믹스 위에 현미밥 또는 녹두로 만든 누들을 올리고 렌팅콩, 병아리콩 등의 수퍼푸드가 올라간다. 여기에 취향에 맞게 비프, 치킨, 연어 등의 토핑을 골라서 즐길 수 있다. 30여 가지 종류의 샐러드의 가격대는 9000에서 1만 원 선이다. 클렌즈 주스는 특수 착즙기를 사용하여 열을 발생시키지 않고 생산하는 리얼 콜드프레스 기법을 사용한다. 강력한 압착방식으로 과일의 씨앗까지도 압착하기 때문에 깔끔하고 개운한 맛을 자랑한다.
수제버거 전문 브랜드 힘난다버거는 건강 버거로 유명하다. 밀가루가 아닌 포테이토로 만든 빵을 사용하고 방부제도 일절 들어가지 않는다. 닭가슴살 버거는 닭가슴살을 튀기지 않고 오랫동안 삶아서 사용하기 때문에 촉촉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 10가지의 수제버거 가격은 5천 원대로 가성비가 높은 버거로 인기가 높다. 일반 수제버거 뿐만 아니라 비건들을 위해 콩으로 만든 제품도 준비 중이다.
주시브로스의 주 고객층은 20대 중반에서 40대 여성, 힘난다버거는 10대에서 30대까지 다양한 남녀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현재 주시브로스그린과 힘난다버거의 월평균 매출은 4,000만 원선. 이중 배달 매출이 30%를 차지한다.
20~30대 밀레니얼 세대들이 이런 건강식품을 찾는 이유에 대해 허요셉 대표는 “예전에는 건강에 관심은 있었지만 일부러 찾아서 먹지 않았고 단순히 건강한 이미지만 있으면 먹었다. 그러나 요즘 20~30대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기 몸과 건강에 관심이 많다. 자기 몸에 이 음식이 들어갔을 때 어떻게 작용하고 어떻게 좋아지는지 구체적으로 궁금해한다. 그래서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하며 “내년에는 이런 건강 관련 식품과 시장이 더울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시작에 불과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기에 들어가 좀 더 대중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남에서 샐러드매장을 운영하는 한 사장도 “처음 샐러드 매장을 시작했을 때는 높은 연령대를 타겟층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20~30대 젊은 층이 주 고객”이라며 “주로 인근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데 점심시간에 배달해서 먹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비건(vegan: 채식주의자)’ 열풍의 주축도 바로 20~30대 밀레니얼 세대다.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곳에 소비하고자 하는 이들 세대의 특징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채식 전문점이 늘고 20~30대들이 많이 찾는 편의점에도 비건김밥, 비건버거, 비건도시락 등 비건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차(茶)’를 마시는 인구도 늘고 있다. 茶 전문점에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 대신 20~30대 밀레니얼 세대들이 다도를 즐기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차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한 20대 여성은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으면 생각이 정리되고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 “커피도 좋지만 가끔 차를 마시는 습관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밀레니얼 세대들이 비건 운동에 앞장서고, 다도를 즐기는 것이 SNS를 통해 과시하고자 하는 심리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한 문화평론가는 “커피도 와인도 한때의 유행, 열풍으로 지날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면서 “‘비건’이나 ‘다도’는 새롭게 생긴 문화가 아니라 그 역사가 깊고, 거기에 밀레니얼 세대들이 관심을 두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유행이 지나간다고 해도 예전보다는 점차 파이가 커질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건강과 개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그동안 우리나라에 뿌리 깊게 박혀있었던 유흥 중심의 문화를 바꿔놓고 있다. 물론 문화는 계속 성장하고 변화하기 마련이고, 다음 세대들의 등장으로 지금의 건강 지향 문화는 다르게 변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보다 앞선 선진국에서도 워라밸과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문화는 더욱 확산되고 있고 그로 인한 덤벨이코노미나 건강중심의 식문화는 계속 성장 중이다. 밀레니얼세대보다 더욱 자신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10대들의 특성상, 우리나라에서도 지금의 덤벨이코노미는 좀 더 세분되어 당분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월간 신용경제 2020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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