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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는 것(불위 不爲)과하지 못하는 것(불능 不能)의 차이.
신용경제 2017-01-03 18:12:28

맹자가 제선왕과 나누는 이야기 중에 ‘하지 않음(불위)’과 ‘하지 못함(불능)’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맹자는 제선왕이 왕도정치를 충분히 할수 있는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왕도정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갖게 하려고불 위(不爲)와 불능(不能)의 차이를 이야기하였다.

 

王之不王 왕지불왕은 不爲也 불위야이언정
非不能也 비불능야니이다.
曰挾太山 왈협태산하여 以超北海 이초북해를
語人曰我不能 어인왈아불능이라하면
是誠不能也 시성불능야어니와 爲長者折枝 위장자절지를
語人曰我不能 어인왈아불능이라하면
是不爲也 시불위야이언정 非不能也 비불능야

 

왕께서 왕도정치를 실행하지 못하는 것은 하지 아니하는 것이지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태산을 옆에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것을 남에게 말하기를,
나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는 정말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연장자를 위하여 나뭇가지를 꺾는 것을
남에게 말하기를 나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는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맹자는 수십 킬로그램의 짐은 들 수 있는데 깃털을 들지 못한다고 한다면, 혹은 가을에 털갈이하는 동물의 잔털은 보면서 수레에 실은 땔나무는 보지 못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들지 않는 것이고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는 것이라고 하면서 불위(不爲)와 불능(不能)의 차이를 설명하였다. 그런데도 제선왕이 이를 깨닫지 못하고 다시 불위와 불능이 어떻게 다른지를 묻자 태산과 북해를 뛰어넘지 못하는것은 불능(不能)이지만 연장자를 위해서 나뭇가지를 꺾어주지 않는 것은 불위(不爲)라고 설명해준다.


제선왕은 어떤 임금인가? 지나가는 소가 죽으러 가는 길이 너무 무서워서 벌벌 떠는 것을 보고 측은한 마음이 가득하여 그 소를 놓아주게 한 임금이다. 하물며 짐승에게도 이러한 마음이있는데 백성을 향한 그러한 마음이 있는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선왕이 왕도정치에 대해서 자신의 능력없음을 이야기하자 맹자는 그것은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단지 행동으로 옮기지않은 것일 뿐이라고 깨달음을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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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능은 불가능이고 불위는 행동하지 않음이다. 맹자는 불위와 불능을 통해 제선왕에게 당신은 왕도 정치의 이상을 실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제선왕의 인덕과 품성은 충분히 백성을 고루 편하게 하여 태평성대를 이룩할 수 있었지만, 정작 제선왕 자신은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자신감을 느끼지 못한 상태였다. 맹자는 이러한 점을 태산과 북해를 뛰어넘는 것과 나뭇가지를 꺾어주는 사례를 통해 풀어내며 제선왕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지도자에게만 해당하는 가르침이 아니다. 우리는 평소에 어떠한 일을 할때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능한 일이라며 하지 않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 스스로가 불위를 불능이라 여기며 가능을 불가능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틀을 근본적으로 깨버린 기업으로 나이키를 생각해볼 수 있다.


‘불가능은 없다. 일단 한 번 해보아라’ 익숙한 말이지 않은가? 이러한 말을 들으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나이키(NIKE)의 저스트 두 잇(JUST DOIT) 광고 캠페인을 떠올리게 된다. ‘JUST DO IT’은 나이키의 슬로건이다.


JUST DO IT 하면 나이키가 떠오르고 나이키 하면 JUST DO IT이 떠오를 정도다. JUST DO IT만큼 나이키의 정신을 대표하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세 단어의 조합은 없다. 만들어진 뒤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가장 유명한 슬로건, JUST DO IT. 나이키의 정신으로 대표되는 ‘JUST DO IT’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나이키의 브랜드명은 승리(Victory)라는 뜻으로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를 전하기 위해 42,195km를 달렸던 그리스 병사가 기도를 올린 승리의 여신 니케(Nike)에서 유래되었다. 니케를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 바로 ‘나이키’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나이키에서 1988년 검은 화면에 3개의 단어만이 나열된 광고가 미국에서 방영되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유명한 슬로건 ‘JUST DO IT’이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변명하기 전에 우선 도전해보는 것, 꿈을 좇는 것의 소중함을 표현하는 슬로건 JUST DO IT은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마법의 주문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또한, 동시에 불가능에 도전하는 스포츠 정신을 잘 표현하는 슬로건으로 자리잡았다. 이 광고 이후 나이키는 미국인의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며 큰 반향을 얻기 시작했으며, 브랜드 슬로건이 나이키의 히트 상품들에 적용되어 끊임없는 제품 혁신을 이뤄냈고 유명 선수들을 기용한 스타마케팅을 통해 효과적으로 홍보되었다.

 

특히 나이키의 스타 마케팅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비롯한 대부분의 NBA 스타들과 함께했고, 축구에서도 브라질 선수 호나우두를 필두로 호날두, 웨인 루니, 페르난도 토레스, 박지성 등을 기용함으로써 ‘JUST DO IT’ 정신을 효과적으로 설파했다. 한국에서는 피겨여왕 김연아를 통해“모두가 지켜보고 있어”, “지금 못하면 4년을 기다려야 해”, “이 정도 부담감도 없을 줄 알았어?”, “진짜 보여주고 싶은 건 지금부터야”라는 일련의 카피 문구를 통해 미국에 이어 JUST DOIT 정신을 효과적으로 계승 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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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캠페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AbrahamMaslow)가 언급한 욕구 5단계 설과 무관하지 않다. 매슬로는 이 이론에서 인간 욕구를 5단계로 구분하고 낮은 데서 높은 데로 옮겨갈수록 인간다운 삶을 누린다는 이론을 주장했다. 이는 순서대로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 안정의 욕구(Safety Needs), 소속과 사랑의 욕구(Belonging and Love Needs), 존중의 욕구(Esteem Needs), 자아실현의 욕구(Self-actualization Needs)로 구성된다.


욕구 5단계에 있어서 나이키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상위의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JUST DO IT’ 캠페인을 통해서 소비자 대신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를 본 소비자들에게 광고의 문구와 스포츠 스타들을 보여 주며 ‘그래, 불가능이란 없어. 나도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을 갖게 해 자연스럽게 그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든 것이다.


이렇게 ‘좋아, 한 번 해보자’라는 가르침은 맹자의 시대를 넘어 현재까지도 깊은 인사이트를 던지고 있다. 과연 우리 자신은 불위(不爲)와 불능(不能)의 차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가? 당장 우리부터 실제로 할 수 있는 일들임에도 하지 않고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우리 스스로 불위를 불능으로 여겼던 제선왕과도 같은 사람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한계를 짓고 할 수 있는 일조차 태산과 북해를 뛰어넘는 일로 만들어 버리는 일이 계속된다고 느낀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불위와 불능을 올바르게 구별하는 능력을 키우고, 심지어 불능이라고 여겨질 때도 ‘JUST DO IT’의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불능조 차도 가능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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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만
성균관대 경영대학장 경영전문대학원장
smhan@skku.edu

 


<월간 신용경제 2017년 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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