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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視, 觀, 察의 경영
신용경제 0000-00-00 00:00:00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서 시장을 창출하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고객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정말 탁월하다는 것이다. 애플의 ‘아이패드’, 페이스북에 인수된 사진공유 서비스 ‘인스타그램’ 등과 같이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놓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보면 고객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정말 탁월했음에 감탄하게 된다.

 

한상만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smhan@skku.edu

 

깊이 있는 통찰력을 길러라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면서 많은 경영자는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도 “우리 기업은 어떻게 해야 저렇게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저렇게 고객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흥미롭게도 경영자의 이런 고민에 대해서 논어(論語)에서 참으로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제시한다. 논어의 위정편을 읽어보면 사람을 바라보는 세 가지의 단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子曰視其所以 자왈시기소이하며
觀其所由 관기소유하며
察其所安 찰기소안이면
人焉瘦哉 인언수재리오”
“그 하고 있는 바를 보며, 그 말미암은 바를 자세히 살피며,
그 편안하게 여기는 바를 내면까지 살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어디에 (자신을) 숨기겠는가?”
<논어 위정편 제10장 中>

 

공자께서는 무엇을 본다는 것에 ‘시(視)’, ‘관(觀)’, ‘찰(察)’의 세가지 단계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먼저 ‘시(視)’의 영역은 단순하게 눈에 보이는 것을 바라본다는 의미를 가진다. 소비자의 행동을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을 중심으로 이해한다면 우리의 소비자에 대한 이해의수준은 시(視)의 단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소비자가 말하는 것을 듣고 소비자가 구매하는 것을 보는 것도 사실 훌륭한 소비자 이해의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이 수준에서는 세밀한 관찰이나 자세히 그 의도를 분석해보는것과 같은 깊이 있는 소비자의 이해가 가능하지는 못하다.
그다음은 ‘관(觀)’의 영역인데, 관(觀)이란 어떤 대상에 대해서 깊은 관찰을 통해서 그냥 바라볼 때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기능적인 혹은 감성적인 제품을 만들 때도 소비자를 깊이 있게 관찰을 하여서 통찰력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觀)의 단계는 시장 지향적인 기업들의 마케팅 역량으로 불리기도 한다. 기업의시장 지향성은 소비자의 욕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하고 이러한 정보를 기업 내부의관련된 부서들이 빠르게 공유하며,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의 출시로 연계해내는 역량을 의미한다. 이것이 논어에서 말하는 관(觀)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성공적인 기업의 마케팅이 대부분 관(觀)의 단계에 근접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정말 탁월한 기업들은 관(觀)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한 발자국 더 내디뎌 ‘찰(察)’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찰(察)의 영역은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내면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의미한다. 관(觀)의 영역이 소비자의 현시된 욕구를 중심으로 소비자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라면 찰(察)의 영역은 잠재된 소비자의 욕구를 통해서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더 나아간 Market 3.0의 기업
세계적 석학인 필립 코틀러의 ‘Market 3.0’에 따르면 미래에는 소비자의 가치를 주도하는 기업만이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아주 극소수의 기업만이 이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 말은 눈으로만 바라보고 살피는 시(視)와 관(觀)의 영역에서 더 나아가 진심 어린 마음으로 소비자의 내면을 살피고 그들과 공감하는 기업들만이 소비자의 가치를 주도하는 Market 3.0의 기업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정말 탁월한 기업들은 소비자의 내면을 바라보고 그들과 공감을 하는 찰(察)의 영역에 대해서 도전을 하는 기업들이다. 기업이 성공하는 데 있어 소비자의 내면에 깊숙이 들어가 그들의 마음속에 잠재되어있는 바람과 욕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들이 바라는 가치를 전달해 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찰(察)의 영역에 가장 근접한 기업이 바로 애플(Appel)이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애플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였다. 그 중에도 2010년 모바일 인터넷, 터치스크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아이패드(iPad)를 대표적인 제품으로 들 수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는 출시 된 지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연이은 시리즈 출시에서도 성공적인반응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애플이 개발한 아이패드가 이토록 성공한 원인은 찰(察)의 영역에서 경영을 실천한 데 있다.

우선 애플은 ‘한입 베어 문 사과’라는 개성적인 로고,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 손에 딱 맞는 그립감과 같은 제품의 외적인 요인들을 세심하게 배려한 제품이다. 이 때문에 개성을추구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더할 나위 없는 아이템이 되었다.
외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측면에서 애플은 소비자의 욕구(needs)를 자세히 관찰하고 그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어느 기업보다도 관(觀)의 영역에서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즉, 제품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도록 구현한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이전의 태블릿 제품들은 위쪽의 절반은 화면, 남은 아래쪽 절반은 키패드가 부착된 형태였는데 애플은 화면 자체에 가상 키패드를 띄우는 혁신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기존의 제품과 차별화하였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애플은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찰(察)의 영역까지도 나아갔다.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소비경험을 들어보면 아이패드를 사용할 때 마치 기술은 사라지고 너무도 편하게 잡지나 책을 읽거나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상에서 정보를 검색한다고들 말한다.
이러한 소비자의 경험을 ‘disappearing technology(사라지는 기술)’ 혹은 ‘calm technology(조용한 기술)’라고 부른다. 이러한 경험을 해 본 소비자들은 아이패드 자체는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표현한다. 즉, 자신이 아이패드라는 제품을 사용한다고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제공하는 콘텐츠 자체에 빠져드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는 아이패드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패드를 통해서 자신이 찾고자 하는콘텐츠를 소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펜으로 글을 쓰는 사람에게 펜은 사라지고 자신이 쓰는 글만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아이패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러한 disappearing technology의 환경을 소비자에게 마련해줌으로써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의 내면적인 잠재된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역량에 ‘시(視)’, ‘관(觀)’, ‘찰(察)’의 세 가지 영역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만은 필수적이다.
눈으로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에서 오는 한계를 넘어서서 진정으로 소비자의 내면을 이해하고 소비자와 공감하는 찰(察)의 영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경영자는 이미 찰(察)의 경영을 시작하는 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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