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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효 실천에 앞장서다 대전효지도사협회 기용순 사무국장
신용경제 2017-05-08 15:05:44

 

Harmony of Young and Old, HYO. 젊은 세대와 어르신들의 조화, 그것을 효(孝)로 주창한다는 대전효지도사협회 사무국장 기용순 씨. 다수의 효부·효행상을 수상했지만 그보다는 대한민국 효 교육과 효 문화 장려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더 인정받고 싶단다.
가정의 달에 소개할 <아름다운 동행>의 주인공, 기용순 씨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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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나의 힘


어린 나이에 결혼해 올해로 27년째 시어머니를 살뜰히 모시는 기용순 씨. 예쁘고 화목하게 살아가는 이들 가족을 오래 지켜봐 온 이웃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그녀를 칭찬한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제가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머니를 편안하게 모시는 일은 며느리로서 당연한 일이니까요.”
딸 다섯에 아들 하나인 집안에 맏며느리이자 외며느리로 시집왔을 때 그녀 나이 스물다섯.
어렵게 낳은 아들인 데다 일찍이 남편과 사별한 시어머니는 유독 하나뿐인 아들에게 많이 의지했고, 집에서 곱게만 자라다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던 그녀에게는 조심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았다.
“시어머니는 무뚝뚝하셨어요. 쉽지 않은 성격이었죠. 저도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와서 살림살이부터 어른 모시는 일까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참 용감했어요(웃음).”
그러나 그녀는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어려운 순간들을 극복했다. 시어머니가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하시면 병원 밥 못 드시는 어머니를 위해 삼시 세끼 밥을 해 날랐고, 몸을 움직이기 힘든 어머니를 위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극진히 모셨다.
그녀의 한결같은 모습을 눈여겨본 이웃 분들의 추천으로 대전 서구청으로부터 효부상을 탔고 이를 시작으로 시나 기관으로부터 받은 상은 이미 십여 개에 이른다.
“참 많이 부끄러웠어요. 상을 수상하거나 초청을 받아 가서 보면 정말 칭송받아야 마땅한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에 비하면 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이런 과한 상을 받아도 되나 싶었죠.”
그러나 27년 세월, 아무리 가족이라도 크고 작은 갈등이 왜 없었을까. 때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증에 힘들었고, 가끔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돌파구를 찾을 수 없어 괴롭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큰 힘이 되었던 건 그 누구도 아닌 가족이었다. 


“제가 워낙 선천적으로 밝은 성격이라 어떤 일도 오래 고민하고 담아 두지는 않아요. 물론 힘들 때도 있었죠. 하지만 제가 힘들어할 때마다 남편과 자녀들, 그리고 시누들까지 많이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서로의 성격을 잘 아니까 어느 정도 함께 수용하고 인정한 부분도 있었고요.”
힘들었던 순간들과 갈등의 시기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하는가 싶더니 곧바로 시어머니 자랑이 이어진다.
“저희 어머님이 속정이 깊으세요. 아들이 주는 용돈으로 사시는 분이, 명절에 저한테 선물 한 번을 그냥 안 넘기시죠. 레이스 달린 덧버선 하나라도 꼭 해주세요. 그게 저희 어머님 마음이에요. 연세 드셔서 하는 행동이 가끔 힘들어도, 어머님의 진짜 따뜻한 속마음을 저는 잘 알거든요.” 

 

그녀, 효를 전파하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그것이 곧 수상으로 이어지다 보니 언젠가부터 그녀에게는 효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단다. 효를 실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효를 장려하고 전파하는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된 것.
특히 효지도사양성교육원을 운영하셨던 故오원균 원장님의 지속적인 권유가 큰 계기가 됐다. 이전부터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왔던 데다 다른 곳도 아닌 ‘효 단체’ 라는 점에서 그녀는 망설임 없이 합류를 결정했다.
“2011년 4월에 대전시효문화지원센터가 개원했어요. 이곳의 가장 큰 역할은 ‘효교육’이었죠. 효지도사협회 구성원은 대부분 공직에 계시다 퇴직한 분들이라 연세가 많은 편이에요. 제가 젊은 축에 속하다 보니 오 원장님께서 저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셨고, 그게 동기가 됐죠.”
그렇게 시작된 봉사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6년간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무상봉사라고는 하지만 그녀의 역할은 단순 업무보조가 아닌 효 문화센터의 중심 역할이다.
“여러 사업을 제안해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심사를 받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도 했지만, 특히 공모사업에 관련된 일을 도맡아 했어요.”
특히 국회장려법에 의해 보건복지부 산하 효문화진흥원이 세워지게 되면서 전국에 건립공모를 할 때 그녀는 진흥원을 대전에 유치하기 위해 눈, 비 맞아가며 뛰어다녔다. 그녀는 다시 하라고 해도 그때만큼 잘할 수는 없을 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회고한다. 그녀가 그렇게 발로 뛴 노력의 결실일까. 지난 2012년, 대한민국 유일의 효문화진흥원 대전 설립이 확정됐다.
실제 공모서류에는 대전시 효지도사협회가 활동했던 내용은 물론, 효지도사의 역할, 대전이 효 메카도시를 이끌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 꼼꼼하게 들어가 있었고, 그녀가 주가 되어 실시했던 100만 서명운동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제가 효지도사협회에서 일하는 중에 진흥원이 유치되었고, 대전 효 교육과 효 문화 발전에 작게나마 보탬이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그녀는 효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 2014년 성산대학원대학교 석사과정을 시작했고, 현재 박사과정 3학차에 들어갔다.
“제가 단순히 효행자에 지나지 않았다면 여러 곳에서 사회적 효 실천가로 상을 주지는 않았겠죠. 어머니를 오래 모셨다는 게 남들 앞에서 대단히 칭송받으며 내세울 만한 일은 더더욱 아니고요. 그래서 효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고자 했던 마음이 자연스레 학문으로까지 연결 된 것 같아요.”

실제로 그녀가 사회적인 효행자로 상을 타게 된 계기는 시니어리더십이나 어른들의 일자리 창출 관련 사업성과였다. 단순히 생각하면 어른들의 일자리 교육 한두시간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른들 스스로가 흡족한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 그게 바로 진정한 효도라고 그녀는 강조한다. 

 

효 실천의 새로운 길


지난 2015년, 그녀는 효행자 중에서도 사회적인 효 실천가로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당시 황교안국무총리가 전국 효행 단체 실무자와 효행자 20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고, 그때 기 사무국장이 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러 의미 있는 질문과 답변이 오갔고, 그녀는 그 자리에서 평소 효 지도사로 일하며 느꼈던 점과 앞으로 효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느낀바 솔직한 의견을 피력했다.
“대전에 효지도사들이 많이 양성된 것은 효 메카도시 10개년 계획에 맞춰서 활동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효문화진흥원이 잘 유지됨과 동시에 가장 궁극적인 목적이 제대로 가려면 ‘효행 교육을 실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만 되어 있는 효행장려지원법 조항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는 진흥법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을 설명 드렸죠.”
효 문화를 실천하고 장려하며 전파하는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기용순사무국장. 그녀가 오랜 시간 성실하게 지켜온 화목한 가정과 한결같은 모습들이 이웃들에게는 그 자체로 효 교육이요, 효 실천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앞으로도 효 문화 발전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오랫동안 염원했던 효문화진흥원이 우리나라 효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연구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묵묵히 돕는 게 그 시작이다.
“박사과정이 끝나고 나면 내년부터는 저 개인적으로도 효 교육으로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는 한류로 우리나라의 문화와 음식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처럼 대전효문화진흥원이 자랑스러운 우리의 효 문화를 국제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효 전문가이자 효 지도사로 아직도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는 그녀가 미래 대한민국 효 교육과 효 문화 실천에 큰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 과거에도, 현재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미래 그녀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이유일 것이다.


권성희 기자 song@mcred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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