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HMI 하드웨어 시장 동향(총괄본문) 치고 올라오는 국산 HMI와 수성(守城)에 집중하는 선두 HMI의 경쟁이 시장 달군다!
최교식 2020-12-24 09:49:13

 

 

T80(사진. B&R)

 

 

현재 국내 HMI 시장에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을 선두로 미쓰비시전기, 엠투아이, LS일렉트릭, 싸이몬, 오토베이스, 지멘스, Beckhoff, B&R, 알에스오토메이션, 터크, 윈텍(weintek), 킨코(Kinco) 등 일산과 국산, 독일, 대만, 중국 등 많은 업체가 참여해 1200억 원에서 1300억 원 가량의 HMI 수요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전부터 HMI 시장 경쟁판도에 뚜렷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엠투아이나 LS일렉트릭과 같은 국산 HMI업체들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오랫동안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해오던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입지를 흔들고 있는 것. 특히 엠투아이는 지난해 회사설립 이후 최대실적인 6만5천 대 이상의 판매대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현상은 국산 HMI 업체들의 기술력이 외산과 동등한 수준으로 향상이 되는 한편, 脫일본 및 정부의 국산화 의지와도 맥을 같이 한다.

 

지난해 HMI 시장은 대형 프로젝트보다는 마스크 생산장비와 같은 소형 OEM 수요가 많았다는 평가다. 또, 타 산업분야는 코로나사태로 인해 투자가 거의 연기가 된 반면, 유일하게 반도체 분야만 호황을 보인 것이 특징. 지난해 HMI업계의 이슈는 모 국산 HMI 업체가 모 반도체 업체의 수주를 대거 확보하면서 시장 경쟁판도를 뒤바꿨다는 점이다. 이 반도체 업체에 공급된 HMI는 카메라가 달린 제품으로, 모 국산업체가 발 빠르게 제품을 개발하고 인증까지 확보하면서 이 수요를 싹쓸이 한 것. 올해 역시 반도체 시장만 호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 가운데, 반도체 시장을 놓고 벌이게 될 슈나이더와 엠투아이 등의 경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멀티플랫폼의 등장과 웹베이스로의 변화

 

그동안 HMI는 장비에 부착되어 독립된 스크린 형태로 장비의 운영 상태나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스마트 팩토리 및 IoT의 영향으로 장비에 부착된 형태가 아닌 모바일 형태로 변화하면서, 어디에서나 장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의 HMI 형태로 발전되어 나가고 있다.

또한, 인더스트리 4.0의 핵심 요소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구현하기 위해 기존 HMI 기능뿐만 아니라, PLC 기능, 그리고 IT 시스템과의 연동이 가능한 장비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HMI 하드웨어 업계에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기술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첫 번째는 멀티플랫폼의 등장과 웹베이스로의 변화다. 이러한 트렌드를 대표하는 기업은 지멘스와 엠투아이다.

지멘스는 지난해 WinCC Unified를 출시하면서 자사의 HMI와 SCADA가 하나의 플랫폼에 연동이 되도록 기술을 진화시켰다. WinCC Unified는 장비단에서부터 프로세스단까지 함께 통합해서 사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플랜트 단에서 한 개의 시스템으로 운영이 가능한 솔루션이다. 지멘스의 정성엽 부장은 “최근 스마트 팩토리나 인더스트리 4.0을 얘기할 때 IT와 OT의 융복합과 관련해 통합이 쉽고, 서드파티나 다른 도구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WinCC Unified System은 터치판넬이라든지 PC, 태블릿 등 장비에 구애를 받지 않으며, 증강현실이나 엣지 기술 같은 미래의 디지털화에 필요한 구성요소에도 부합하는 기술이다.‘라고 피력했다. WinCC Unified에서는 터치판넬에서부터 스카다 레벨까지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엠투아이 역시 몇 년 전 자사 HMI 고객이 SCADA를 쓰면서 다시 프로그램하거나 컨버트할 필요없이 그대로 HMI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한 R시리즈를 출시했다. 엠투아이의 강원희 부사장은 “R시리즈는 개발 설계부터 멀티플랫폼으로 기획이 됐다. 리눅스든 안드로이드든 어떤 OS에서나 운영할 수 있도록 개발이 됐는데, 이렇게 한 의도가 지금 맞아 떨어졌다. 편하고 익숙하게 SCADA와 HMI를 왔다갔다 하면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고객들 사이에서 확산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싸이몬 역시 HMI와 스카다의 공통 플랫폼을 개발 중으로, 이 플랫폼이 완성이 되면 고도화된 Xpanel을 새롭게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엣지 앱을 HMI에 임베디드 시키는 움직임 또한 전개가 되고 있다.

지멘스는 HMI에 엣지 앱을 탑재해서 부가적인 기능들을 터치판넬 단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진화시켰다. 기존에 터치판넬에서 사용하고 있던 레시피나, 알람, 로깅 등의 표준 기능들 외에, 추가적으로 장비단에서의 데이터 분석이나 레포팅, 요금 처리 기능 같은 터치 판넬에 구현이 되어있지 않은 기능들이 필요할 때는 어플리케이션을 별도로 사용해서 엣지 앱 형태로 적용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진화시킨 것. 이렇게 하면, 별도의 하드웨어 또는 개방형 PC 플랫폼이 필요 없이 Unified Comfort Panel에서 한꺼번에 사용이 가능하다. 즉, 기존에는 별도의 하드웨어 또는 개방형 PC 플랫폼에서 가능하던 기능들이 유지 관리가 쉬운 범용 터치판넬을 통해서 구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싸이몬 역시 HMI 기능 외 다양한 App을 동시운영하여 HMI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산업용 PC에서 돌아갈 수 있는 여러 가지 앱들과 HMI를 연계하는 부분을 보완해 나가고 있는 것. HMI를 다양한 운영체계에서 돌리는 방향으로 바꾸고, 거기다가 고객이 원하는 앱을 넣고 서로 연동하는 부분들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편, Bechkhoff를 비롯한 B&R 등의 업체들은 몇 년 전부터 웹(Web) 베이스의 HMI를 내놓고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최근 터크(Turck)가 TX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웹베이스 HMI 시장에 가세했다. 이들 기업은 웹 기반의 표준 HTML5 프로토콜을 지원함으로써, 산업현장의 다양한 디바이스와의 연결성을 제공하고 있다.

 

 

TwinCAT HMI platform(사진. Beckhoff Korea)

 

원격 모니터링 및 유지보수 요구 확대

 

또 한 가지 변화는 HMI의 원격 모니터링 및 유지보수 기능의 확대다. 이는 웹 베이스 솔루션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이것은 특히 코로나 사태와 맞물린 현상이기도 한데, 언택트의 보편화로 인해 엔지니어가 출장을 가기가 어려워지면서, 원격에서 제어하고 유지보수하는 기능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프로페이스는 일찌감치 Remote HMI라는 솔루션을 내놓고 마케팅과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싸이몬의 김승철 상무는 “HMI도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HMI 자체는 현장조작감시기능인데, 원격 및 무인감시 솔루션으로의 전환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무인감시를 위한 통합플랫폼으로서 HMI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존 제어기기인 PLC 외에 다양한 디바이스와의 연결이 필요하다. 결국 HMI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서 시대적 트렌드를 선도하지 않으면, HMI 자체로서는 더욱 치열한 레드오션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한다.

 

특히 HMI의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SCADA와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현재 HMI는 기본적인 기능을 넘어 SCADA의 일부 기능을 포함시켜 나가고 있으며, 이와는 반대로 SCADA는 기본기능을 단순화하여 임베디드 운영체계에서 더욱 운영안정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엠투아이는 고급 HMI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SCADA 제품을 출시했으며, 싸이몬은 SCADA에 ME를 깔아 고급 HMI로 제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HMI에서 AR이나 VR을 지원하고자 하는 전략 또한 눈에 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대표적인 기업으로, 슈나이더의 최경진 매니저는 “증강현실은 스마트 팩토리나 산업용 사물 인터넷을 적용시키기에 가장 손쉽고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솔루션 중의 하나”라고 말하고, “국내에서도 증강현실에 대한 요구가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슈나이더 외에도 지멘스에서도 AR 및 VR 기술을 자사의 HMI에 적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MI 수요가 전용기에서 범용기로 바뀌어 나가면서 PC 수요가 확대되는 움직임에 대응해 각 HMI 업체들이 PC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슈나이더는 곧 PS6000을 출시할 계획이며, 싸이몬은 박스PC를 곧 내놓을 방침.

 

이처럼, 향후 HMI는 전용기에서 범용기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산업용 PC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러나 HMI 시장이 PC와 합쳐지고 경계가 모호해지지만, HMI 자체의 기능은 어느 정도까지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싸이몬 김승철 상무는 “HMI 시장은 브랜드파워가 아니라, 얼마나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는지, 또는 유저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용자의 경험과 목소리가 제품의 개선에 얼마나 반영이 되는지 등의 스마트 컨슈머(Smart Consumer)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와 노력이 각 공급업체의 우위를 가르는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X Full Metal HMI(사진. 터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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