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퀸’ 김하늘, 한일 통산 14승 올리고 은퇴
골프가이드 2021-12-14 13:44:58

 

- 11월 13일 강원 춘천 라비에벨CC에서 열린 KLPGA 투어 ‘SK 쉴더스
-SK텔레콤 챔피언십 2라운드 마친 뒤 은퇴식 갖고 15년 투어 생활 마감
- 향후 레슨과 방송 활동에 나설 듯

 

‘스마일 퀸’ 김하늘(33)이 은퇴했다. 한일 통산 14승을 올리고 15년에 걸친 투어 프로 생활을 마감한 것이다. 김하늘은 11월 13일 강원 춘천시 라비에벨CC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SK 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2라운드를 마친 뒤 은퇴식을 가졌다. 이날 4오버파 76타를 기록한 그는 중간합계 9오버파 153타로 컷 통과에 실패했지만 성적은 큰 의미가 없었다.

 

경기를 마친 뒤 김하늘은 김해림, 박주영, 안나린, 이소영 등 후배들의 축하를 받으며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강춘자, 김순미 등 KLPGA 간부들도 케이크를 전달하며 한국 골프를 빛낸 김하늘을 격려했다. 김하늘은 최근 일본 무대에서 뛰느라 국내 대회 출전권은 없었지만 대회 주최사인 SK텔레콤 측에서 김하늘이 KLPGA투어에 올린 성과를 고려해 초청했다.


팬클럽 가진 원조 골프 스타
김하늘은 2007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신인상을 차지하며 ‘스마일 퀸’이라는 별명과 함께 인기를 누렸다.
KLPGA 투어에서 8승을 올리며 두 차례 상금왕을 차지했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도 6승을 거뒀다. 2011년엔 KLPGA 투어 대상을 차지했다. 김하늘은 “15년을 잘 버텼다. 골프가 잘 안돼 바닥에 있을 때도 있었지만 잘 치고 올라 왔다. 그럴 수 있었던 건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해왔던 덕분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하늘은 KLPGA 투어가 일반의 관심을 받으며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이바지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뛰어난 실력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한일 양국에서 팬덤을 이끌기도 했다. ‘하늘 사랑’이라는 팬클럽은 당시로선 이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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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선수들로 이뤄진 세리 키즈 멤버
김하늘은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세리 키즈’의 멤버였다. 박인비, 이보미, 신지애, 이정은5, 오지영, 김인경 등이 동갑내기다 1987년생이지만 같이 학교를 다닌 최나연도 동기다. 박세리의 영향을 받아 골프에 집중한 ‘세리키즈’로 초중고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실력을 키웠다. 국가대표에 선발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다.
김하늘은 쟁쟁한 동기들에 밀려 상비군 한번 해본 일이 없다. “나이별로 대표 인원이 정해져 있거든요. 다른 기수는 50점이면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전 150점으로도 못달았죠.” 과거 인터뷰에서 김하늘이 밝힌 주니어 시절 회고다.
 

부단한 노력으로 이룬 ‘하늘색 꿈’
김하늘은 2007년 평생 한번 뿐인 신인왕에 올랐지만 우승 없이 따낸 타이틀이라 아쉬움이 컸다. 게다가 그해 자신보다 먼저 프로에 뛰어든 동갑내기 신지애가 9승을 올려 그는 관심 밖이었다.
2015년 27살에 일본 무대에 뛰어들었다. 김하늘은 일본진출 첫 해에 17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톱10 진입은 한번도 하지 못했다. 상금 랭킹이 60위권에 머물며 50위까지 주는 다음 시즌 출전권 유지도 힘들었다. 골프를 관둘까 고민하며 눈물을 쏟는 날이 많았다. 일본 투어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그는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그는 슬럼프에 빠졌을 때 최경주가 진행하는 동계 주니어 캠프에 참가해 어린 후배들과 공을 치며 초심으로 돌아간 적도 있다.
김하늘은 2009년 대회 도중 갖고 있던 공을 모두 써 버려 실격될 뻔한 위기도 겪었다. 평소 공을 4개밖에 갖고 다니지 않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그는 “한 라운드에 공 3개면 충분했거든요. 6홀마다 한 번씩 바꾸고요. 그 후로는 3줄(9개)씩 갖고 다녀요” 라고 했다.

 

 

다시 새 출발선에 선 김하늘
김하늘은 2년 전부터 은퇴를 고민해왔다고 한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을 오가는 게 어려워지면서 더 빨리 몸도 마음도 지쳤다. 골프장에 가는 게 더는 즐겁지 않게 되더라.”는 게 그의 얘기다.
주위에서도 정상에서 떠나고, 박수칠 때 떠나는 게 좋다는 얘기도 해줬다. 그래야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김하늘은 요즘 동갑내기 골프 선수들과 누구보다 친하게 지낸다. 최근엔 박인비 주선으로 은퇴 축하 파티를 갖기도 했다. 비시즌에 해외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틈나는 대로 만나 식사도 하고 이야기 꽃을 피운다고 한다. 2019년 이보미 결혼을 앞두고는 베트남 다낭으로 단체여행을 다녀온 적도 있다.
김하늘은 “경쟁 관계에 있는 라이벌이지만 코스 밖에선 서로 친하게 지낼 수 있다면 ‘조금 더 즐겁게 투어 활동을 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했다.
김하늘은 일반인 레슨과 골프 관련 방송 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간 골프가이드 202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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