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가장 미치게 하는 게 골프예요”
골프가이드 2019-06-10 10:02:34

이가은(40). 그는 2002년 데뷔한 18년차 가수다. 그동안 정규앨범 5장과 디지털 싱글 앨범을 냈다. 드라마 로망스에 나오는 OST ‘이별이 오지 못하게’와 드라마 다모에 나오는 ‘단심가’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가은은 171㎝나 되는 큰 키에 늘씬한 몸매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노스리지교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그는 검도와 수영, 스키, 스노보드를 했을만큼 운동에 소질도 있고 취미도 있다. 골프를 시작한 지는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한때 그만둔 뒤 다시 시작해 구력으론 10년쯤 된다.
그는 한때 티칭 프로 자격증을 따볼까 생각도 할만큼 골프에 많은 애착을 갖고 있다. “마음대로 안되니까 더 도전 정신이 생긴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는 지난 4월에 ‘G-그린’이라는 골프이벤트대행회사를 차렸다. 골프 마니아인 그에겐 딱 맞는 일이다.
취재 김대진 편집국장 | 사진 조도현 기자 | 일부 이가은 제공

 

 

20대 초반에 골프 시작했으나 같이 라운드 할 동반자가 없고 바빠 7, 8년 뒤 다시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골프 한 것은 3년전부터... 레슨 받고 연습장에서 연습하면서 실력이 좋아졌다

 

이가은은 20대 초반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그는 “할아버지가 골프를 쳤다. 그러나 당시엔 같이 라운드 할 동반자가 없어서 그만뒀다. 그땐 운동이라면 뭐든지 배우는 걸 좋아했다. 검도와 수영, 스키, 스노보드도 했다. 동반자도 없고 일이 바빠 못하다 서른 살 무렵에 다시 필드에 나갔다. 본격적으로 재미를 붙이고 하게 된 것은 3년전부터다. 활동을 줄이고 시간도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운동은 웬만큼 수준에 올랐으나 골프만큼은 그게 안됐다. 70대 타수를 쳤다가 이튿날 90대 타수를 치는 게 골프였다.
골프는 멘탈과 동반자, 컨디션이 중요한데 그게 안됐다고 했다. 오기가 생겼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는 심정이었다”고 했다.
처음엔 필드에서 라운드만 열심히 하면 골프가 잘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었다. 즐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는 사람들이 역시 골프를 잘 쳤다. 그도 골프 레슨을 받고 연습장에서 연습도 했다. “조금 좋아진 것 같다” 그게 그의 결론이다.
드라이버샷은 가장 자신 있어 200야드 거뜬히 날린다. 그러나 아이언샷은 칠수록 더 어렵다. 쇼트 게임이 잘 되면 70대 타수를 친다
이가은이 가장 자신 있는 샷은 드라이버 샷이다. 200야드쯤 친다. 잘 맞으면 220야드가 나간다. 드라이버 샷은 시원하게 칠 수 있어 좋다.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아이언 샷은 어렵다. 치면 칠수록 더 어렵게 느껴진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쇼트 게임이다.
“퍼팅만 잘 되면 10타를 줄일 수도 있다. 거기서 스코어가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
70대 타수를 쳤다가 하루만에 다시 90대 타수를 치는 것도 쇼트 게임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퍼팅도 프로들처럼 일정치 못하다. 그건 그만 그런 것은 아니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비슷하다. 쇼트 게임을 잘 하면 스코어도 일정하게 낼 수 있다. 그게 쉽지 않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다.

 

 

이븐파는 세 번 쳤다. 홀인원은 아직 해보지 못했고 이글은 여러 번 했다. 한때는 스코어 욕심 나서 레드 티에서 치는 것만 고집했으나 레귤러 티에서 치면서 다양한 코스 공략법
도 익혔다

 

이가은은 이븐파를 세 번이나 쳤다.
“인천 송도에 있는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이븐파를 쳤는데 한창 물이 오를 때였어요. 쇼트 게임 특히 퍼트가 잘 되는 날이었죠.”
나머지는 강원도 춘천에 있는 휘슬링락CC와 경기도 파주 스마트KU골프파빌리온에서였다.
그러나 홀인원은 아직 해보지 못했다.
“한번은 할 뻔 했어요. 공이 내리막을 타고 내려가다 홀 1㎝ 옆에 멈췄어요. 정말 아쉬웠죠.” 그러나 이가은은 요즘은 홀인원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홀인원을 하고 나면 너무 과한 통과의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오죽하면 홀인원 보험까지 나왔겠느냐”고 했다.
이글은 6, 7회 정도 했다.
“드라이버 샷 거리가 제법 나니까 이글은 여러 번 했어요. 경기도 화성에 있는 리베라CC는 레드티에서 드라이버 샷으로 180m를 치면 원온을 시킬 수 있는 홀이 있어요. 장타 장점을 살려 이글을 한 거죠.”
그는 예전엔 스코어에 욕심이 많았다. 70대 타수를 치고 싶어 레드 티에서만 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스코어가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골프는 알면 알수록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최근엔 스코어보다 재미있게 치는 데 더 신경을 쓴다. 레귤러티에서 치면서 코스 공략법도 달라지고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다.

 

 

지금껏 라운드 해본 골프장 중엔 남해에 있는 사우스케이프골프장과 베트남 빈펄 골프장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사우스케이 프골프장은 인공미를 줄이고 자연을 최대한 살린 게 돋보였다
이가은은 지금껏 여러 골프장을 가봤지만 경남 남해에 있는 사우스케이프에서 라운드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바닷가에 있는 골프장이라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다. 인공미를 줄이고 최대한 자연을 살린
게 돋보였다. 골프장에 들어서자마자 첫 눈에 들어온 클럽하우스가 특이했다. 우리나라는
바닷가 골프장이 많지 않은데 사우스케이프골프장은 남해 바다와 어울려 멋진 경관을 연출했다. 또한 골프장이나 클럽하우스엔 소소한 것까지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고 한다.
해외 골프장 중엔 베트남 나트랑에 있는 빈펄 골프장이 인상에 남는다고 했다.
“제가 추위를 많이 타요. 지난해 동계 캠프 4주간 그 골프장에서 지냈는데 아주 예뻤어요. 바닷가 골프장이고 16회 정도 라운드를 했는데 전혀 질리지 않았어요.”


벙커샷 가르쳐 달라는 친구 남편이 친 공에 무릎을 맞아 엄청 고생했다. 다행히 뼈는 다치지 않았다

 


골프를 치다 평생 잊지못할 해프닝도 겪었다.
“10년전께 친구 부부와 필리핀 보라카이로 골프를 치러 갔어요. 그땐 저도 잘 칠 때는 아닌데 친구 남편이 벙커샷을 가르쳐 달라고 해서 벙커샷을 하는 옆에서 지켜보다가 제 무릎에 공이 날아와 맞았어요. 엄청 부어 올랐어요.
골프를 칠 때는 공이 어디로 칠 지 모른다는데 벙커샷한 공이 저한테 날아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던 거죠. 정말 고생했죠. 다행히 뼈는 다치지 않았어요.”
그는 요즘도 골프에 푹 빠져 있다. 라운드는 친구나 주변의 동생, 언니들과 함께 한다.
매월 1회 연예인 골프단(이글이글)에서 하는 월례회에는 꼭 나간다.
“20대 후반에서 80대 이순재 선생님까지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기 돈으로 치는 골프 모임이라 정말 좋아요. 6팀 정도 오는데 이한위 씨가 회장이예요.”

 

골프를 칠 때는 잡생각이 없어지고 골프에만 집중하게 돼 좋다. 골퍼들이 벙커샷을 하고 난 뒤에는 반드시 벙커를 고르는 매너는 지켰으면 좋겠다. 그린피가 낮아져 더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골프를 치는 동안엔 골프에만 집중하게 돼요. 잡생각이 없죠. 4, 5시간 자연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좋지요.
미세먼지가 없을 땐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잔디 위를 걸으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하면 시간도 정말 빨리 가죠.”
그는 골프를 치면서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
“골프는 신사운동이잖아요. 골프장에 따라선 재킷을 입어야만 출입을 허가하는 곳도 있을만큼 매너를 중시하는 운동인데 아직 벙커샷을 하고 벙커를 정리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라운드를 하다보면 벙커 속 발자국 안에 공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어요. 그때 정말 기분이 좋지 않죠. 공이 벙커에 빠지더라도 벙커 모래가 평평하게 돼 있으면 한결 기분도 좋고 공도 치기가 쉽지요. 그렇지 않고 깊이 팬 발자국을 고르지 않아 그 속에 공이 빠지면 공을 치기도 어려워요. 제발 벙커샷을 하고 자신의 발자국을 깨끗하고 고르는 매너는 좀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그는 “예전에는 골프가 시간이 많고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만 즐기는 운동으로 여겼는데 요즘은 많이 대중화 됐어요. 그린피(입장료)가 좀 더 낮아져 더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벤트식으로 적은 돈으로도 골프를 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졌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했다.

 

‘G 그린’은 골프를 좋아하는 그가 미래를 대비해서 차린 골프이벤트대행회사다. 앞으로 고덕호와 함께 하는 친선골프대회와 각종 하계 동계 골프캠프도 계획하고 있다

 

이가은은 최근 ‘G 그린’이란 골프이벤트대행사를 차렸다. “저도 언제까지 가수 활동을 할 수 없지만 가수로서 활동폭이 줄어들겠지요. 그에 대비해서 뭐라도 해야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하게 된 게 바로 G 그린입니다.
제가 워낙 골프를 좋아하니까요.”
첫 작품은 지난 4월 23일 ‘고덕호 프로와 함께 하는 친선 골프대회’였다.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해비치CC에서 했는데 56명이 참가했어요. 골프를 좋아하는 분들이 오셨어요. 6월 14(금) 2회 대회를 치를 계획입니다. 해비치CC에서 오전 11시부터 시작할 예정이예요. 고덕호 프로가 ‘드라이버 샷 비거리 늘리기’ 특별레슨도 합니다. 일반인 누구나 참가할 수 있어요. 이와 별도로 7월말 8월초에는 하계골프캠프도 계획 중이예요. 일본 홋카이도나 중국 곤명 쪽을 알아보고 있는데 여의치 않으면 강원도 용평쪽도 생각하고 있어요. 겨울엔 동계캠프도 해야겠죠.”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골프로 끝장을 보고 싶어한다.

 

 

<월간 골프가이드 2019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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