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연 VS 임희정, 단 한번뿐인 KLPGA 신인왕은 누구 품에?
골프가이드 2019-11-04 13:11:58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새 얼굴 돌풍’이 거세다. 10월까지 진행된 대회에서 올해 1부 투어를 처음 경험한 선수들이 8승을 합작했다. 조아연이 국내 개막전이었던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이승연, 유해란, 임희정, 박교린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금까지 KLPGA투어에서 신인 우승은 2005년과 2014년의 5승이 최다였다. 1부 투어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당찬 신인들은 강한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선배들과 맞
서고 있다. 이 중 신인상포인트 1위인 조아연과 2위인 임희정의 KLPGA 투어 신인왕 경쟁이 2019 시즌 후반부로 접
어들면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올 시즌 KLPGA에 데뷔한 조아연과 임희정, 이 두 선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글 방제일 기자 | 사진 PGA

 

효성에프엠에스 신인상을 향한 대결이 치열해 지고 있다. 올시즌 KLPGA는 유난히 루키들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KLPGA 골든 먼스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9월 임희정이 ‘올포유,레노마 챔피언십 2019’에서 먼저 시즌 2승을 신고하며 1위 조아연을 맹렬히 추격했다. 하지만 조아연은 다음 대회인 ‘OK저축은행 박세리 INVITATIONAL’에서 곧바로 시즌 2승을 기록하며 신인상포인트 2천 점을 넘어섰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310점을 임희정이 KB금융 챔피언십에서 획득함에 따라 신인상을 향한 두 선수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포스트 최혜진’을 노린다,
조아연!
올 시즌 신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조아연은 밝은 미소가 인상적이어서 ‘스마일 골퍼’로 불린다. 아버지로부터 “너는 그렇게 치고도 웃음이 나와?”라는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는 “활발한 성격인데 엉뚱한 면도 있다. 팬들이 조아연을 떠올릴 때 미소가 지어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마추어 시절 조아연은 중학교 2학년 때 최연소 국가대표 타이틀을 거머쥐며 일찌감치 이름을 알렸다. 2000년,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조아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 채를 처음 잡았다. 아마추어 이상의 실력을 가진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조아연은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정식으로 연습을 시작한지 약 1년 정도부터 조아연은 ‘녹색드림배 전국초등학교 골프대회’를 시작으로 출전하는 아마추어 대회마다 트로피를 수집하며 관심을 받았다.

 

연장 세 번째 홀에서 우승 확정 후 기뻐하는 조아연


아마추어 시절부터 어린 나이답지 않게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조아연은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국가 상비군에 발탁되더니, 중학교 2학년 때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면서 최연소 국가대표가 되어 골프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이후 조아연은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세계 아마추어 무대와 초청 받아 출전한 프로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골프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보통의 아마추어라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KLPGA투어로의 입성을 꿈꾼다. 아마추어로 준회원 선발전 혹은 점프투어에 출전해 준회원 자격을 획득하고, 점프투어에서의 활약을 토대로 정회원으로 승격이 되거나, 1년에 단 한 차례 있는 정회원 선발전을 통해 정회원 자격을 획득해야만 드림투어에 출전할 수 있다. 시즌 종료 시 드림투어 상금순위 20위 내에 이름을 올리면 다음 시즌 정규투어 시드권을 확보할 수 있고, 만약 그 기회를 놓쳤다면 가장 무섭다는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이 열리는 무안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최근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이승연은 이와 같은 과정을 모두 거쳐 이번 시즌 정규투어에 입성했다.
하지만 조아연은 남들과는 달랐다. ‘제28회 세계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대회 개인전 1위자 자격’으로 특전을 받아 초고속 정회원이 된 조아연은 한 달 뒤 열린 ‘2019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서 수석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아마추어 시절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총 17번 KLPGA 정규투어에 출전해 톱텐 3회를 포함, 예선 통과만 15번을 달성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시드순위전 수석과 더불어 아마추어로서 참가했던 프로 대회에서의 기록이었다.
조아연은 프로 첫 시즌임에도 장기인 정교한 아이언샷을 바탕으로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력의 비결은 강한 체력이다. 조아연은 “어릴 때부터 달리기와 줄넘기를 꾸준히 했다. 지금도 줄넘기 3000번은 30∼40분이면 거뜬하다”며 “부담이 큰 신인 시즌이지만 즐겁게 생활하려고 한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조아연이라는 이름으로 갤러리 앞에 당당히 서기 위해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꾸준함과 끈기로 무장한 임희정! 시즌 3승 올리며 조아연에 바짝 다가서 쟁쟁한 루키 선수들의 치열한 전쟁이 예고된 2019시즌 KLPGA투어. 꾸준함과 끈기를 무기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임희정이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힐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임희정은 골프 연습장에서 근무하는 어머니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에 흥미를 느껴 8살 때부터 골프채를 잡았다. 이후, 초등학교 6학년 때 큰 기대 없이 나간 몇 개의 전국 대회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며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임희정은 볼링을 하던 어머니의 운동신경을 물려받았지만 어릴 때부터 악바리 근성으로 혹독한 훈련을 강행했다. 지금도 힘들 때는 항상 ‘골프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말을 되새기고 있다. 임희정은 “국가대표가 되면서 잘하는 선수도 많고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 지금도 주변에서 연습을 많이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낯을 많이 가리고 과묵한 성격이라는 임희정의 별명은 ‘돌부처’다. 어떤 어려운 상황이 와도 동요하지 않는 정신력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골프선수에게 꼭 필요한 ‘강한멘탈’을 갖춘 임희정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국가 상비군과 국가대표 생활을 한 임희정은 2017년 8월, 미국주니어골프협회가 주관한 ‘박세리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각국의 유망 선수를 모두 제치며 초대 우승자에 등극했고, 지난해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여자 대표팀 주장으
로 나서며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 10월, ‘정회원 선발전’에서는 1위로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고 곧이어 11월에 열린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은 조아연에 이어 2위에 마치며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161cm의 작은 체구지만 240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날리는 임희정은 본인의 강점으로 ‘정확한샷’을 꼽았다. 특히 어프로치 샷이 자신 있다는 임희정은 미국에서의 전지훈련을 통해 그린 주변에서의 미스샷과 퍼트를 보완하며 자신감까지 장착했다.
여느 루키 선수처럼 데뷔 시즌 목표는 ‘신인상’이다. 임희정은 “아마추어 때부터 선배 선수들이 KLPGA 신인상을 받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신인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
이번 시즌은 특히나 신인상 경쟁자가 많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함께 뛰고 경쟁했던 선수들과 프로 무대에서 경쟁하게 되어 새롭다.”고 말한 뒤 “많은 분들이 신인상에 대해 기대한다는 것은 그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담 보다는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목표는 부상 없이 전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전지훈련 때 발목을 접질리며 경미한 부상을 입은 임희정은 “지금까지 부상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부상 없이 경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았다. 아마추어 때와 달리 매주 대회가 이어지는 만큼 체력관리를 철저히 해서 전 경기에 출전하겠다.”는 포부를 말했다.
‘이번 시즌, 임희정이 활약의 가장 큰 이유’로는 ‘꾸준함과 빠른 적응력’을 꼽을 수 있다. 임희정은 “골프는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꾸준하게 하는 것만큼은 자신 있었다”는 임희정은 경험이 조금만 쌓이면 금방 익숙해져서 잘하는 것도 강점이다. 매주 코스가 바뀌고 코스 세팅이 어려운 정규투어 환경에 빨리 적응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임희정과 조아연, KLPGA 미래 이끌 쌍두마차
2000년에 태어난 ‘밀레니엄 베이비’ 임희정과 조아연은 KLPGA투어를 이끌어 갈 ‘쌍두마차’로 떠올랐다. 신인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3승을 달성한 임희정은 올 시즌 KLPGA투어 하반기 ‘돌풍의 핵’이다. 시즌 개막 후 17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었던 임희정은 강원 정선 하이원CC에서 끝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13언더파 275타로 첫 우승을 달성했다. 대회장 인근인 강원 태백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코스 사정에 밝은 장점을 활용해 값진 승리를 낚았다. “상금을 차곡차곡 모아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던 그는 기세를 몰아 올포유·레노마 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같은 팀 선배 김지현과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임희정은 신인답지 않은 배짱을 바탕으로 1.2m짜
리 버디를 낚으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나는 항상 내 위에 최소 3타 앞선 선수가 있다는 생각으로 플레이를 한다. 쫓아가는 입장이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면서 모든 샷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 한다”고 말했다. 임희정의 꿈은 국내 무대를 넘어 세계 정상에 서는 것이다. “골프 선수로서 가장 큰 목표는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것”이라는 포부를 자신 있게 밝힌다.
시즌 초반에는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아연의 일방적인 독주 체제로 흘러갔다. 그러나 임희정(19)이 8월과 9월, 그리고 10월 1승씩 따내 올해 신인 첫 3승 고지에 오르면서 신인왕의 향방은 쉽게 점치기 어렵게 됐다.
이에 신인상 레이스 1위 조아연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골프를 치겠다는 입장이다. 조아연은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KB금융 챔피언십 전 기자회견에서 우승하면 신인상을 조기에 확정할 수도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가능성 때문에 잘 치고 싶다는 생각이 (다른때보다) 조금 더 강하기는 하다. 하지만 거기에 목매서 잘 치려하기보다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는 상태인 만큼 거기에 맞게 좋은 결과를 바란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임희정 선수가 우승하고 나서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 ‘불안하겠다’ ‘부담되겠다’ 같은 말들을 주변에서 종종 들었는데 사실 언제든 따라잡힐 수 있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다”며 “워낙 많은 루키 선수들이 뛰어난 성적을 내온 터라 처음부터 안도할 틈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KLPGA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임희정과 조아연, 이 두 선수를 비롯해 올해 KLPGA에서 활야갛고 있는 신인 선수들 간의 신인상 경쟁은 앞으로의 KLPGA 차세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건강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월간 골프가이드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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