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B HiperGuard 고압 UPS를 적용한 AI 데이터센터 / 사진. 어플라이드 디지털

ABB가 미국 노스다코타주에 건설 예정인 400㎿ 규모의 AI 특화형 데이터 센터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해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고압 UPS 기술을 중심으로 대규모 AI 인프라의 전력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ABB가 공급하는 고압 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UPS) ‘HiPerGuard’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 UPS는 13.8㎸ 고압 라인을 기반으로 전기 설비 설치 면적을 줄이고, 고출력 전력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높은 에너지 효율을 제공한다. 기존의 저압(380V) 기반 UPS 시스템 대비 전력 변환 손실이 낮고, 열 발생이 적어 유지보수 부담도 줄어든다.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내 차세대 데이터 센터를 빠르게 확보하고, 증가하는 AI 워크로드 수요를 효과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2024년 4분기와 2025년 1분기에 첫 계약을 체결했으며, 금액은 비공개다.

ABB의 HiPerGuard는 2.5㎿ 유닛을 최대 10개까지 병렬운전해 최대 25㎿까지 확장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설치 면적을 줄이면서도 AI 서버 운영 공간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ABB는 이번 프로젝트에 자체 공급망과 글로벌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고속 납품 체계를 적용할 예정이다.

어플라이드 디지털의 토드 게일 최고 개발 책임자는 “ABB와 함께 구축하는 이번 데이터 센터는 기존의 설계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며 “대규모 AI 시설이 요구하는 전력 인프라를 근본부터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BB 전기화 스마트 전력 사업부 마시밀리아노 치팔리티 사장은 “이번 협력은 전 세계적으로 AI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고효율·고신뢰성 전력 인프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ABB는 고압 UPS 기술을 선제적으로 투자해왔고, 그 성과가 데이터 센터 시장에서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ABB는 이미 북미와 유럽의 대형 데이터 센터 및 연구 시설을 중심으로 HiPerGuard 시스템 공급을 진행 중이다. AI 기술 발전에 따라 고압 UPS 시스템은 단순한 전원 백업을 넘어, 전체 전력 시스템 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